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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 사회가 살만하구나, ‘전참시’가 전하는 공감과 위로
기사입력 :[ 2019-02-04 16:10 ]


‘전참시’, 어떻게 한편의 청춘 성장드라마가 되었나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MBC <전지적 참견시점>은 예능이라기보다 한편의 청춘 성장드라마에 보다 가까워졌다. 매니저와 연예인의 어색한 관계에 흥미를 느꼈던 시선은 이제 함께 더 발전하는 성장에 포인트를 맞춰져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과 사회에 발을 디딘 푸릇푸릇한 열정 가득한 사회 초년생이 등장하고, 이들이 하나의 조합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 나아가기 위해 끌어주고 밀어주는 이상적인 조합이다. 그 관계 속에 이제는 실제 생활에서 찾아보기 희박해진 인간적인 정, 선배, 신뢰 그리고 가파른 성장과 같은 판타스틱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수습 매니저로 입사해 연말 시상식 무대에 올라서고, CF까지 계약한 송이 매니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을 배워가는 과정에 늘 감사함을 느끼며 열정을 불사른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맡은 바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열정적으로 임한다. 이를 지켜보는 출연자와 시청자들은 기특하게 여기고 칭찬하고 또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한 명의 사회인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비교적 최근 합류한 이승윤은 또 다른 성장스토리를 제시한다. 헬스보이로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한 이후 ‘자연인’ 이외의 방송 활동이 줄어들면서 주류 방송과는 어느덧 거리가 멀어진 연예인이 싹싹하고 헌신적인 매니저의 도움으로 다시금 인지도를 높인다는 영화 <라디오스타> 같은 이야기다. 방송가에서 입지가 줄어들었으며 ‘재미없음’이 캐릭터인 이승윤이 오늘날 다시 호감을 얻으며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전적으로 이 덕분이다. 친구관계로 시작한 유병재네나 이영자와 손 팀장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면서 끈끈한 정 속에 함께 영광을 누리는 팀도 보기 좋지만 박성광, 이승윤처럼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연기자도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이상적인 성장스토리다.

이번 주 처음 등장한 김수용은 이승윤의 두 번째 버전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활동했지만 주로 조커로 활약하다보니 전담 매니저조차 없다.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한 달 동안 4회에 걸쳐 촬영했는데도 한 주 분량이 겨우 나왔다. 출발선이 여기다. 매니저들의 도움을 불편해하고, 마니악한 유머코드를 가진 김수용의 인간적 매력을 끄집어낼 수 있는 매개로 매니저와의 관계를 활용한다. 밀접한 관계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는 연기나 설정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 그동안 패널이나 게스트로 활약하며 다 보여주지 못했던, 혹은 일부만 살짝 보여줬던 김수용이란 인물이 가진 매력을 보여줄 창구이며, 이승윤처럼 모처럼 예능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 매니저와 함께 도약할 그림이 예고된다.



그리고 어느덧 사수가 된 송 팀장의 이야기는 이런 성장 스토리의 자연스러운 이어달리기이자 강조다. 1년 전 이영자와의 관계와 의전에 어려움을 겪던 송 팀장은 어느덧 여유를 가진 선배가 되어 애정 어린 마음가짐으로 수습사원을 가르친다. 송 팀장은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 예쁘다. 순박하고 솔직한 면이 있어서 챙겨주고 싶다”며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어린 후배가 스스로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영자가 그랬듯 역시나 그 또한 겪었던 시행착오를 후배가 스스로 느끼고 판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그저 서먹한 사이의 매니저와 연기자에서 연예대상 2관왕의 영예를 거머쥔 연기자의 매니저가 된 ‘먹성장 드라마’를 지켜본 시청자 입장에서 지난 1년간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성숙해진 송 팀장의 모습과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한 젊은 누군가의 시작에 따뜻한 마음으로 호감을 갖고 응원하게 된다.

이처럼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계라는 특별한 곳에서 특수 관계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관찰예능이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필요한 미담, 그리고 희망을 담은 이야기를 담는다. 공감의 요소, 재미의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가능성 충만한 루키의 좌충우돌 성장기, 서로를 믿고 함께 힘을 모아 해쳐나가는 눈부신 팀워크 등등 스포츠 만화의 정수가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스토리물에 가깝다.



과거 예능에서 성장 스토리란 캐릭터쇼를 뜻했지만, 요즘은 누군가의 인생이 진짜 달라지고 한 단계 성숙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서 주로 나타난다. 물론 처음부터 노릴 수는 없다. <전지적 참견 시점>도 관계 속의 숨은 심리와 속마음을 알아보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어느덧 누구나 동감할 수 있는 풋풋하고 따뜻한 청춘물의 감성과 스토리를 다루는 콘텐츠로 변화했다. 또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나오는 힘으로 인생 2막을 가능하게 만드는 중년의 다큐이기도 하다. 이영자의 미식 강의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실제 누군가의 삶을 통해 아직도 우리 사회가 살만하다는 위로를 전한다. 어찌 보면 뻔하디 뻔하고 일면 지루하기까지 한 보편의 감수성을 예능으로 담아냈다는 점이 작년 한 해 <전지적 참견 시점>이 <나 혼자 산다>와 함께 MBC 예능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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