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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 천한 왕자 정일우와 고아라의 흥미진진 모험담 통했다
기사입력 :[ 2019-02-13 11:36 ]


‘해치’, 새 지상파 월화극 왕좌 오른 비결

[엔터미디어=정덕현] 새로 월화드라마 세 편이 동시에 시작하면서 지상파, 비지상파를 합쳐 무려 다섯 편의 드라마들이 경쟁하게 됐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버린 tvN <왕이 된 남자>는 시청률이 9%(닐슨 코리아)를 넘기며 새 드라마들의 경쟁과 무관하게 독주하는 중이고, JTBC 새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아직 3%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2인1역이라는 참신한 전개에 호연까지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비지상파 드라마들의 강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새로 시작한 지상파 드라마 두 편은 이러한 비지상파의 강세를 의식하고 있는 티가 역력하다. MBC <아이템>은 웹툰 원작으로 권력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파헤쳐가는 검사와 프로파일러의 이야기에 ‘초능력’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더했다. 첫 회 시작부터 달려오는 열차를 아이템을 장착한 강곤(주지훈)이 맨 손으로 멈춰 세우는 장면은 향후 이 드라마가 그려낼 색다른 그림들을 예상하게 한다. 아이템이 부여하는 초능력이 초래한 엇나간 욕망들과 그로 인해 벌어질 사건들은 자못 흥미진진한 면이 있다. 물론 제대로 연출되어 실감을 줄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SBS <해치>는 <이산>, <동이>, <마의>, <화정> 등 일련의 사극을 써온 김이영 작가의 작품이다. 사극이지만 역시 신세대 작가답게 장르물적인 색채를 더했다. 과거 <이산>, <동의>, <마의> 시절에는 늘 함께 해왔던 이병훈 감독의 그늘이 항상 드리워져 있던 김이영 작가였다. 하지만 <화정>부터 마치 <왕좌의 게임> 같은 미드 식의 장르적 구조를 시도하기 시작한 김이영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훨씬 원숙해진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은 연잉군으로 우리에게는 훗날 영조로 알려진 임금이다. 어째서 김이영 작가가 하고많은 역사 중 연잉군을 택했는가는 그 시대적 상황이 현재에 상기하는 바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노론과 소론, 남인이 나뉘어 숙종을 이을 왕자들을 서로 내세워 차기 대권을 노리는 그 엎치락뒤치락하는 게임은 마치 <왕좌의 게임>의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그 중에서도 천한 무수리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정일우)이 만년 과거 준비생인 박문수(권율), 사헌부의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그리고 저잣거리 왈패 달문(박훈)과 함께 대권을 잡아가는 이야기니 그 모험담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그 과정이 당시 ‘해치’라고도 불렸던 사헌부의 정의 구현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노론이 향후 대권으로 미는 밀풍군(정문성)은 살인 욕구를 억누르지 못하는 인물로 무고한 이들을 죽이는 사건들을 연달아 벌이고, 이를 노론이 나서서 사헌부 수뇌부들까지 움직여 무마하려 한다. 연잉군과 훗날 암행어사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박문수가 여지, 달문과 이 사건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그래서 그가 임금이 되어가는 과정이 된다. 사극이 흔히 그리곤 하는, 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추리물과 스릴러 같은 장르물로 그려내고 있는 것.



<해치>는 그래서 사극이지만 장르물이 가진 빠른 사건 전개와 여러 인물들의 서로 다른 욕망들이 이합집산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구현해내고 있다. 물론 그래서 엄밀한 역사 고증이나 인물관계는 다소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연잉군과 박문수가 마치 동무처럼 보이기도 하고, 특히 연잉군이 왕자라는 걸 알게 되고서도 다모인 여지가 다소 함부로 대하는 대목 같은 건 당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일게다. 하지만 이런 팀의 분위기는 역사가 아닌 하나의 드라마로서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훨씬 정서적으로 친근한 느낌을 주는 건 사실이다.

첫 회의 부제가 ‘천한 왕자’인 것처럼, <해치>는 그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난 연잉군이 만인지상의 왕좌에 오르는 모험담을 큰 줄기로 하고, 그 과정은 장르물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지상파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사극이라는 틀을 가져오면서도 장르물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을 고려하고 있는 것. 그러니 적어도 월화극 지상파의 시청률 경쟁에서 왕좌에 오르는 건 당연해 보인다. 물론 이 왕좌 역시 얼마나 팽팽한 전개로 힘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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