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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딴 것들 신경 쓰지 않아, ‘수미네’ 김수미의 매력적 카리스마
기사입력 :[ 2019-02-14 13:14 ]


‘수미네반찬’, 김수미가 제시하는 우리네 쿡방이 나아갈 길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tvN 예능 <수미네반찬>은 오늘날 TV 쿡방의 중심지다. 쿡방의 시대를 연 한 축인 백종원이 집에서 해먹는 요리보다는 외식 장사에 초점을 두며 영역을 확장했고, 또 다른 한 축이었던 스타 셰프 등용문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전히 성업 중이지만 시청률로 보나 화제성으로 보나 실용도로 보나 <수미네 반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괌 특집에 참여한 최현석, 미카엘, 오세득, 이원일, 여경래 등등 방송가를 주름잡던 스타 셰프들이 그들의 장기가 아닌 ‘집밥’을 김수미에게 배우는 콘셉트는 지루할 법한 쿡방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김수미의 쿡방 브랜드가 통한 건 간단하다. 김수미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에, 실제로 집에서 해먹는 음식을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도록 쉽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요리가 계량이나 밑작업에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고, 조리과정도 기존의 레시피보다 간단한 편이다. 이런 실용성은 엄마의 집밥, 할머니의 집밥이란 코드로 통하면서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셰프나 요식업계의 톱에 위치한 유명한 오너셰프들이 제자가 되어 배우고, 감탄한다. 이보다 더 큰 신뢰를 보장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치도 없다. 게다가 베풀기 좋아하는 김수미의 화끈한 대장부 캐릭터는 속 시원한 맛이 있다.

일본 편 이후 두 번째 해외로 떠난 괌 특집은 이런 <수미네 반찬>의 흥미와 볼거리를 응집해서 보여주는 이벤트였다. 첫날에는 반찬 뷔페를 차리고 약 300여 분의 6.25참전용사와 한국 교민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다. 김수미는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의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서 요식업에 정통한 셰프들이 제안한 효율적인 방식, 합리적인 주방 동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하는 입장에서는 괴롭지만 손님 입장에서 다양한 음식을 고루 맛볼 수 있도록 메인 메뉴만 아귀찜, 묵은지 청국장, 시래기 꽁치조림, 우렁 된장찌개, 닭볶음탕, 묵은지 목살찜 등 7가지, 뷔페로 깔아놓는 반찬도 16가지 전부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고향의 맛을 대접하고 싶어하는 김수미 특유의 배포와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반찬 뷔페는 팝업숍 예능이 갖는 넘치는 에너지와 설렘이 <수미네 반찬>의 주방에도 가득 했다. 각자 주방에서는 태양과 같은 자존심 세고 몸값 비싼 주방장들이 김수미의 진두지휘 아래 밤을 새면서 재료를 다듬고 밑작업을 마무리했다. 최현석이 총괄 하에 유명 셰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협동해서 주문을 쳐내는 모습은 김수미의 카리스마가 없었다면 볼 수 없는 매우 흥미로운 재미였다.

둘째 날(지난 주 방영분) 교민을 상대로 마련한 공개 방송에서도 <수미네 반찬>의 장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설을 맞이해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이고, 교민들이 괌에서도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한국의 맛을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주꾸미 볶음, 황태채무침, 시레기 된장국 레시피를 알려줬다. 또한 특별한 자리인 만큼 열대의 괌에서는 맛볼 수 없는, 교민 대부분이 맛본 적 없는 도루묵 구이를 선보이는 세련된 배려가 돋보였다.



김수미의 시연 아래 셰프들이 함께 따라하는 <수미네 반찬>이 괌에서 교민들의 관람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포인트는 너무나 간단한 조리법으로 확실한 맛을 내는 김수미식 레시피였다. 황태채무침이나 주꾸미 볶음도 그렇고, 괌 교민들이 꼽은 가장 알고 싶은 레시피인 시레기된장국까지 매우 간단하게 뚝딱 만들어냈다. 먹음직스러움을 넘어 한번 해봐야지라는 마음을 먹게 만드는 요리야 말로 <수미네 반찬> 전매특허다.

오늘날, 쿡방의 트렌드는 지나갔지만 수요는 여전하다. 종편의 여러 떼토크쇼에서도 그렇고, 유튜브에서도 일상적인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015년 쿡방이 요리를 살림에서 문화로 끌어올린 만큼의 뜨거움은 아니지만,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이란 측면에서 유효한 콘텐츠다. 그런데 지난해 선보였던 SBS <폼나게 먹자>나 KBS2 <나물캐는 아저씨> 등의 쿡방은 모두 특별한 맛을 보여주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기획의도의 차별화에 몰두한 나머지 쿡방의 생명인 실용성을 놓쳤기 때문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유행은 종잡을 수 없다. 허나 김수미의 최대 매력은 그딴 것들에 신경 쓰지 않는 태도다. 엄마의 손맛이 최고라는 근본적인 마인드다. 엄마의 부엌을 유명 셰프들의 주방보다 한 단계 더 높이 두고 실제 집에서 먹어보고 싶게 만드는 맛깔 나는 요리를 뚝딱해낸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알려주는 실용적인 레시피. 이것이 김수미의 콘텐츠다. 중견배우 김수미는 우리네 쿡방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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