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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이들의 초능력 물건들에 아픔이 서려 있는 까닭
기사입력 :[ 2019-02-25 17:22 ]


‘아이템’, 초능력으로 해석해낸 대형 참사의 아픔들

[엔터미디어=정덕현] 도대체 이 초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아이템들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MBC 월화드라마 <아이템>은 여러 가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물건들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제일 먼저 등장했던 건 팔찌. 첫 장면부터 시선을 잡아끌었던 강곤(주지훈)이 달려오는 지하철을 멈춰 세우는 장면에 바로 이 팔찌가 등장했다. 맨 주먹으로 벽을 부서뜨리고, 사람을 집어 던지는 괴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팔찌.

이 팔찌는 이런 아이템들을 여럿 소장하고 있는 사업가 조세황(김강우)이 갖고 있던 것이었다. 고대수가 그 아이템을 갖게 됐고 그건 다시 강곤의 조카 다인(신린아)의 손에 들어갔다. 이를 찾으려는 조세황의 추적 속에서 고대수와 다인은 의문의 사진첩에 의해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버린다. 사진첩 역시 대상의 혼을 가둘 수 있는 아이템이었던 것. 하지만 다인이 위기의 순간에 팔찌를 멜로디언 호스에 숨겨둠으로써 이 아이템은 강곤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이밖에도 조세황은 미래를 찍어버리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향수 같은 아이템을 갖고 있다. 겉으로는 촉망받는 젊은 기업인으로서 사회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실상은 소시오패스인 조세황이 이런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모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야기에 불안감을 만들어낸다. 그와 대적하게 되는 검사 강곤과 프로파일러 신소영(진세연)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아이템들이 2003년 11월 101명의 사망자와 292명의 부상자를 낸 드림월드 화재 참사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조세황이 고대수와 다인에게 사용한 사진첩에도 하트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 식물인간이 된 이들의 손에는 모두 그 때 드림월드에서 찍어주던 스탬프 문양이 새겨지게 됐다.

게다가 이 아이템들은 모두 과거 이 드림월드 참사에서 남겨진 유류품들이라는 게 밝혀져다. 당시 참사를 담당했던 신구철(이대연)이 찍은 유류품 사진에는 팔찌와 폴라로이드 카메라 같은 것들이 들어 있었다. 여기서 유추해볼 수 있는 건 이 평범해 보이는 유류품들이 어떻게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아이템들이 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당시 피해자들의 것으로 여겨지는 그 유류품들에는 살아남고자 했던 그들의 열망 같은 것들이 담겨져 있지 않았을까. 그런 의지들이 유류품에 초인적인 능력을 부여했다면, 이 드라마가 이 아이템들을 갖고 하려는 이야기가 조금은 분명해진다. 초능력 판타지를 통해 그려내고 있지만 이 아이템들이 표징하는 건 참사가 벌어진 지 한참이 지나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아픔과 감정들이 거대한 에너지로 존재한다는 사실일 테니 말이다.

압축성장을 이루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참사들을 겪었다. 멀쩡하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려 무려 50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 937명이 부상당하는 초유의 인명피해를 입었고, 한강을 가로지르던 성수대교가 무너져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당했다. 씨랜드 화재 사건은 안타깝게도 피어나지도 못한 유치원생들과 교사 강사들이 숨지고 부상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었고, 대구 지하철 참사는 무려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최근 벌어져 지금까지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세월호 참사로 시신 미수습자를 포함한 304명이 사망했다. 이러니 초능력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생겨나지 않겠는가.



여기에 미스터리한 신부 구동영(박원상)의 특별한 라이터를 통한 일종의 복수극은 참사가 벌어지고 조사가 이뤄졌어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는 책임자 처벌에 대한 사적 복수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낮에는 아이들을 챙기지만 밤이 되면 당시 관련자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이중적 모습에서 향후 강곤과 조세황의 대결 중간에 이 인물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아이템>은 그 물건들 속에 참사의 아픔들을 담아냄으로써 단순한 슈퍼히어로물의 틀을 벗어나고 있다. 거기에 어른거리는 건 참사의 상처들이다. 결코 잊어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는 우리가 겪었던 그 무수한 참사의 생채기들. 그 기억을 <아이템>은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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