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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전현무·한혜진 결별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까닭
기사입력 :[ 2019-03-08 11:33 ]


‘나혼자’, 전현무·한혜진 결별 이후 대비책은 있는 걸까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지난 2017년 6월, <나 혼자 산다>와 관련한 칼럼에서 ‘순항하던 배 밑바닥에 작은 암초가 스쳤다’고 했다. 매우 분위기가 좋은 무렵 급작스레 터진 열애설이 외로움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솔로들의 커뮤니티이자 비록 실선 같을지라도 러브라인을 꾸려가던 스토리라인이 살짝 민망해졌기 때문이다. 생물처럼 움직이는 예능에서 과연 프로그램 밖에서 벌어진 변화를 일상을 내세우는 방송으로 어떻게 갖고 들어올지 궁금했다. 그래서 기존에 맺어진 정에 호소하며 시청자들을 붙잡아둘지, 변화를 방송에서는 모른 척하고 넘길지, 실제 일상의 이슈가 방송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와 커뮤니티에 영향을 끼칠지 그 향방에 관심이 간다고 끝맺음을 맺었다.

그후 대략 2년이 지난 지금, 이런 궁금증을 가진 시청자는 거의 없을 거다. 오늘날 예능 방송은 기획의도나 설정은 울타리 정도고, 그 안의 볼거리는 캐스팅으로 만들어간다. 출연자의 실제 캐릭터와 상황을 일부 편집·가공해 콘텐츠를 만드는 만큼, 실제 일상과 방송 사이의 선긋기란 불가능하다. 방송은 점점 더 출연자들의 거주 공간과 속마음, 남성 출연자의 경우 속살까지도 자세히 보여준다. 이를 통해 마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의 일러두기처럼 이 이야기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강조한다.



2년 전 품은 궁금증이 지금은 낡은 의문이 된 것은, 예능에서 리얼리티란 실제 누군가의 인생에서 취사선택을 통해 살을 붙이고 뺀 이야기지 완벽한 가상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쯤은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현무와 한혜진이 결별을 ‘보도자료’를 내고 선제적으로 알린 것도 같은 이유다. 이 보도자료의 핵심은 <나 혼자 산다>를 둘이 함께 일단 쉬겠다는 대목이다. 요즘 세상에 스타커플의 결별은 한나절 가십거리지만 캐릭터가 곧 콘텐츠이자 스토리가 되는 예능에서는 경우에 따라 프로그램의 존폐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된다.

인생사가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니 시청자든, 누구든 이들의 연애사에 첨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 전 새벽 파리에서 전해진 극적인 축구결과처럼 드라마틱하게 전개된 둘 사이 연애 과정을 쭉 따라가며 함께 즐겼다. 시청자일 뿐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이제 꽤나 중요한 관계인 됐다. 어떤 태도, 감정을 가져야 할지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정리가 쉽지 않다. 만약, 연예인들의 일이라거나 남의 연애사일 뿐인데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면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지 않았거나 오늘날 예능이 여전히 웃음을 추구하는 콘텐츠라는 착각 속에 갇혀 있거나 둘 중 하나다.



전현무와 한혜진의 결별이 큰 뉴스가 되는 건 누군가의 인생 일부를 예능 콘텐츠로 쓰면서 발생한 리스크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스토리의 핵심이자 콘텐츠의 매력인데 <무한도전> 이후 가장 충성도 높은 예능 <나 혼자 산다>는 메인 MC와 리액션을 전담하던 센터를 잃었다. 무지개 회원이란 커뮤니티가 해체된 셈인데 한창 열기가 뜨겁다가 연애사로 인해 폭파된 동호회 꼴이다. 더 나아가기 위해선 커뮤니티를 재건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숙제가 놓였다.

이제 예능은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한 진화를 모색해야 한다. 시작하는 연인의 달콤함이나 행복한 가족, 연인의 모습까지는 잘 봐왔는데, 이별의 쓸쓸함과 아픔까지도 얼마나 성숙한 방식으로 다룰 것인가. 예능은 실제 인생사와 얼마나 비슷한 궤도를 형성하고 더욱 가까워질 것인가, 아니면 이쯤에서 손절을 할 것인가.



요즘 방송 편성표를 보면 누군가의 진심을, 진짜 인생을, 친밀한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이 없는 요일은 단 하루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날 예능의 재미와 신선함은 캐릭터가 가진 인간적인 매력과 동조된다. 따라서 예능의 변화된 제작 방식만큼 캐스팅이나 관리 방식도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의 인생을 발췌하거나 진정성이 콘텐츠인 세상에 사전미팅 몇 번으로, 또 촬영장에서 보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지금은 농담과 같은 이야기지만 앞으로 예능 제작진의 역량과 역할은 청와대 인사위나 국정원처럼 인사검증 능력이고, 광고 계약처럼 사생활 관리 관련 법적, 경제적 페널티 조항을 꼭 강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관련 뉴스를 보자. 오히려 전현무·한혜진의 결별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일 뿐이다. <나 혼자 산다>는 버닝썬 사건이란 민생 비리 종합 폭탄의 자료화면으로 쓰이는 굴욕을 겪고 있다. 맛 시리즈의 대박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연애의 맛> 시즌1은 본의 아니게 결혼, 이별, 양다리와 임신의 치정까지 연애의 다양한 형태의 끝맺음을 보여줬다. 게다가 진정성을 내세웠다만 출연자의 거짓 연기까지 드러났다. 거슬러 가면 뉴질랜드발 빚투 풍랑을 맞으며 목요일 최고 인기 예능의 자리에서 밀려난 <도시어부>도 있다.



출연자의 면면이 예능콘텐츠의 세계관이자 교감과 판타지의 열쇠인 시대에 출연자 리스크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예능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대로 이 또한 인생이라며 받아들이고 녹아낼 것인가. 관찰예능 출연자와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는 와중, 국내 최고 예능이라 할 수 있는 <나 혼자 산다>에 터진 대형 악재가 앞으로 어떤 변화의 디딤돌이 될지 내심 궁금해진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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