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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궁금한 ‘자백’, 이준호는 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9-04-01 11:40 ]


‘자백’, 이준호가 파고들어갈 진실 어디까지 닿아있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 진실을 마주한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인가. tvN 토일드라마 <자백>은 그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찾아가는 최도현(이준호) 변호사와 전직 형사 기춘호(유재명)의 추적기를 그리고 있다. 이들이 맞이하는 일련의 살인사건들은 맥락 없이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이거나 혹은 모방범죄처럼 보였지만 차츰 그 뒤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 그리고 이 거대한 사건의 끝에는 결국 최도현이 변호사가 되어서까지 알아내려 했던 아버지를 사형수로 만든 사건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자백>은 장르물이 갖는 문법을 너무나 잘 활용하는 드라마다. 초반 이 드라마가 세 개의 살인사건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일종의 트릭이 들어가 있다. 10년 전 있었던 ‘창현동 살인사건’ 그리고 5년 전 벌어진 ‘양애란 살인사건’과 현재 벌어진 ‘김선희 살인사건’은 모두 둔기로 머리를 때려 쓰러뜨린 후, 병을 깨 잔인하게 여러 차례 찌르고 옷을 벗겨 모두 불태웠다는 공통점 때문에 한 범인의 연쇄살인이라는 심증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5년 전 검거된 인물이 한종구(류경수)지만 그는 최도현의 변호를 통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때 시청자들은 한종구가 억울한 누명을 썼던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5년 후 비슷한 방식으로 ‘김선희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용의자로 한종구가 체포되면서 그가 사실상 연쇄살인범이라는 심증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드라마는 또 한 번 시청자의 뒤통수를 친다. 한종구는 ‘김선희 살인사건’의 범인이 자신이 아니며 대신 5년 전 ‘양애란 살인사건’은 자신이 저질렀다 말한다. 실제로 5년 전 양애란 살인사건에서 붉은 색에 대해 범인이 더 과도한 집착을 보였다는 사실은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이 아니라는 정황증거가 된다. 동일한 연쇄살인범의 행동이라면 뒤에 벌어진 김선희 살인사건에 더 과도한 집착이 나타나야 했지만 정반대 양상이었기 때문이다.

한종구는 결국 법정에서 5년 전 양애란을 죽인 건 자신이라고 증언함으로써 ‘김선희 살인사건’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고, 5년 전 사건 역시 ‘일사부재리의 원칙’으로 처벌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최도현은 한종구의 어머니가 실종되었다는 걸 알고 그 집을 조사하던 중 벽면 가득 채워진 “죽어!”라는 낙서와 방바닥에서 찾은 붉은 색 손톱을 통해 붉은 색에 집착증을 가진 한종구가 어머니를 살해했을 거라는 걸 확신한다. 그는 슬쩍 한종구에게 그 집이 철거될 거라는 걸 흘리고, 벽 뒤편에 숨겨두었던 사체를 꺼내려던 한종구를 검거한다.

세 개의 살인사건을 통해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이야기를 전개했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기춘호는 5년 전 양애란 살인사건이 한종구의 범행이라면, 10년 전 창현동 살인사건과 현재 벌어진 김선희 살인사건은 어쩌면 동일한 연쇄살인범의 범행일 수 있다는 심증을 갖는다. 게다가 한종구 역시 어쩐지 이 연쇄살인범의 살인과 무관한 인물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심지어 한종구는 최도현이 그토록 궁금해 하는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만든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과 연루되어 있고 그 내막 또한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차승후 중령의 운전병이었던 것.



<자백>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진실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 건 밝혀졌다 싶은 진실이 사실은 더 큰 진실의 작은 연결고리였다는 게 계속 드러나기 때문이다. 최도현의 아버지를 사형수로 만든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은 또한 대통령의 조카 박시강(김영훈) 밝은 정치당 비대위원장과 연루된 거대한 무기도입 로비와도 연결되어 있을 거라는 심증을 갖게 만든다.

도현이 과거 심장병으로 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도 이 거대한 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형수가 되면서까지 침묵해온 아버지의 선택이 도현의 심장이식수술과 연관이 있어 보여서다. 따라서 갑자기 튀어나온 듯 보이는 간호사 조경선(송유현)의 과실치사 사건도 당장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것이 과거 학창시절부터 있어온 교장 김성조(김귀선)의 상습적인 성범죄로 고통 받았던 친구 유현이(박수연)를 위해 조경선이 계획한 살인이었다는 것. 조경선이 특히 예뻐했다는 유현이의 아들 유준환(최민영)이 당시 김성조의 성폭행으로 낳은 아이일 수 있다는 사실은 그의 계획살인의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를 파면 또 다른 진실이 나오고, 그 진실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그것이 감당해내야 하는 무게는 점점 커진다. 유현이의 아들은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감당해낼 수 있을까. 아버지가 사실은 성폭행범이었고, 자신이 그 범죄로부터 태어났으며 결국 그런 아버지는 살해당했다는 진실. 이걸 과연 감당해낼 수 있을까.



최도현의 앞에 놓인 진실 또한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가 사형수가 된 일이 만일 자신과 연관된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또한 그의 심장이식을 위해 아버지가 모종의 거래를 했고 심장의 공여자가 이를 위해 희생됐다면 어떨까. 꿈속에 계속 등장하는 트럭에 받쳐 사고를 당하는 장면 또한 예사롭지 않은 후반의 반전을 예고하는 것만 같다.

물론 무엇 하나 명확히 밝혀진 게 없고 향후에도 끝을 보기 전까지는 진실로 드러난 것조차 또 다시 뒤집어지거나 거대한 사건의 작은 부분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계속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최도현에 빙의된 듯 빠져드는 이 미칠 듯한 궁금증은, <자백>이 갖고 있는 촘촘하게 연결된 사건들과 그걸 끊임없는 궁금증으로 만들어내는 솜씨 좋은 이야기전개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 구조는 이 드라마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지난하며 또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가 하는.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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