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의 오늘은..] 1935년 3월 8일. 중국의 배우 완령옥 阮玲玉이 수면제 과용으로 자살했다. 유서에는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 사람들의 시비가 두려울 뿐이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겨우 25살이었다.

완령옥은 1910년 상하이에서 태어나 16살에 영화계에 데뷔, 그 뒤 29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10여년 동안 중국 영화계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이런 스타가 갑자기 목숨을 끊은 것은 소문 때문이었다. 몇 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가 그녀에 대한 악담을 흘리고 다녔고, 사냥개처럼 뉴스 냄새를 맡은 매스컴이 완령옥의 사생활을 거창한 스캔들로 부풀렸던 것이다. 완령옥이 죽자, 중국의 저명한 작가 루신은 한탄했다. “신문은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다. 완령옥은 좋은 희생물이었다. 그녀는 유명하지만 힘이 없었다.”

완령옥의 일생은 1991년, 스탠리 콴(관금붕) 감독, 장만옥 주연의 [완령옥]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장만옥은 이 영화로 1992년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완령옥의 이야기는 이야기꾼과 영화감독에겐 아름다운 비극의 소재지만, 아직 우리가 충분히 청소하지 못한 더러운 현실이기도 하다. 매스컴의 무책임함과 대중의 악의에 상처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예인은 완령옥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은 더더욱 아니다.


완령옥의 무성영화 연기를 담은 몇몇 유튜브 클립을 소개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uAhR_f1HmCQ

http://www.youtube.com/watch?v=D-IHVW4zKw8

http://www.youtube.com/watch?v=FjeuKNtSMQ4


완령옥의 대표작 [신녀] 전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이곳으로.

http://www.youtube.com/watch?v=C_jNMDoe40A

몇 개월 전, 중국의 전기작가 다이옌이 쓴 전기 [롼링위, 사람들 시비가 두렵다]가 번역되었으니, 완령옥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사진 = 영화 ‘완령옥’, 도서 ‘롼링위, 사람들 시비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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