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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출연자 자격도 제작진 섭외의 품격도 함량 미달
기사입력 :[ 2019-05-02 12:12 ]


‘골목식당’ 준비·노력 없는 집, 백종원만 고군분투하면 뭐하나

[엔터미디어=정덕현] 과연 이런 집들이 방송에 출연해 수혜를 받아도 되는 걸까.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서산 해미읍성 편 후속으로 찾아갈 여수 꿈뜨락몰의 예고편에서는 슬쩍 봐도 심각한 수준의 위생상태를 보여주는 음식점이 등장했다. 거의 고발 프로그램에 나와야 될 수준의 방송 화면 속에 정인선은 “이런 거 방송에 나가도 돼요?”라고 놀라는 얼굴이었고, 백종원은 “나는 이렇게는 못한다. 진짜로 기본은 돼야 나도 도와줄 거 아니냐”며 급기야 “이런 집 출연시키면 안돼”하며 분노를 터트렸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다음 주가 되어야 제대로 알겠지만 이미 어느 정도는 감이 오는 익숙한 풍경이다. 음식의 맛은커녕 음식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위생상태 자체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집. 갑작스런 방문 점검에 경악하는 백종원의 얼굴. 곧이어 이어지는 질타와 눈물. 심지어 “이런 집 출연시키면 안돼”라고 하면서도 결국은 출연해 솔루션을 받아가는 상황...



이번 서산 해미읍성 편에서도 쪽갈비 김치찌개집은 사실 왜 이 방송에 나오고 있는지가 대략난감이었다. 첫 방문에 테이블과 바닥도 제대로 닦지 않아 물수건으로 닦자 시커먼 때가 묻어나고, 냉장고에는 언제 넣어뒀는지 알 수 없는 상한 음식들까지 들어 있었다. 백종원은 심각성을 느끼고 솔루션이 문제가 아니라 가게를 우선 청소하는 일이 먼저라며 직접 손을 걷어붙이고 쓸고 닦았다.

위생상태가 이 정도니 음식 맛이라고 괜찮을 리가 있나. 백종원은 쪽갈비 김치찌개가 별로 맛이 없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그 맛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지만 한 주가 지나고 찾아가 보니 엉뚱하게도 다른 새 메뉴를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백종원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백종원은 특단의 조치를 하게 됐다. 관절이 안좋아 좌식 테이블 관리가 안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홀 인터리어를 통째로 바꾼 것. 게다가 불고기판까지 새로 구해와 국물 불고기를 새로운 메뉴로 들였다.



이 정도면 가게를 아예 새로 오픈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위생상태 해결해주고 인테리어를 바꿔준 데다 신메뉴 레시피까지 완전히 전수해준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후로 일주일간 김치찌개집 사장님은 연락두절 상태였고 결국 다음 주 촬영 날이 돼서야 얼굴을 보였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가게에서 공사를 하는 것 때문에 연습을 못했다는 사장님의 이야기는 너무나 무책임해보였다. 집에서라도 연습을 했어야 했고, 적어도 애써 도움을 주려는 제작진의 전화라도 받았어야 했다는 것. 백종원이 “내가 바보입니까?”라고 화를 낸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이 집 역시 프로그램은 좋게 좋게 마무리 되었다. 신메뉴 불고기맛을 내기 위해 어느 정도 연습한 모습과 또 가게를 도와주러 온 딸의 홀 서빙도 익숙해진 모습으로 끝을 맺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의문이다. 그토록 많은 가게들이 있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했지만 잘 안 되는 가게들도 넘쳐나는데, 굳이 이렇게 아무 준비도 노력도 보이지 않는 가게를 선정해 모든 걸 다 해주는 게 합당한가 하는 의문이다.



시청자들은 이번 해미읍성편에서 이른바 ‘서산 장금이’로 불리는 돼지찌개집 사장을 가장 기분 좋은 출연자로 기억한다. 물론 이 집은 솔루션이 필요 없을 만큼 음식에 있어서도 또 사장님의 마인드에 있어서도 준비된 식당이었다. 하지만 이런 집이 잘 알려지지 않아 장사가 잘 안됐었다는 걸 떠올려보면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잘 구현된 집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이 집 때문에 해미읍성의 이 골목을 찾는 이들 또한 많아질 테니 말이다.

‘서산 장금이’ 같은 집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의 식당에 대한 진정성 정도는 갖고 있어야 프로그램 출연의 자격이 되는 게 아닐까. 이미 이 프로그램은 실제 상권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니 그 출연 섭외에 있어서도 합당한 자격조건을 고려하는 게 우선 아닐까. 단지 시청률이 나올 것 같은 뒷목 잡는 식당을 굳이 섭외하기 보다는.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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