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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와 ‘전참시’, 상 받고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 2019-05-03 10:44 ]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으로 본 관찰예능의 단상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방송가에서 백상예술대상은 가장 영예로운 상 중 하나다. 지상파 3사의 연말 시상식이 자사 종무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간 가장 공신력 있는 방송 시상식이었던 ‘한국방송대상’은 주로 지상파 채널만을 그 대상으로 하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다른 시상식이 지상파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이, 백상은 종편, 케이블, 지상파 채널 등 시청자들이 접하는 모든 채널의 프로그램을 심사 대상으로 망라하면서 우리나라의 아카데미상이자 에미상으로 거듭났다. 수상작의 면면도 해석과 말을 덧붙이게 만든다. 시대적 흐름에 발을 맞춰 우리나라 영화계와 방송계의 현재와 그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2019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부문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tvN <미스터 션샤인>과 <나의 아저씨> JTBC [SKY 캐슬]과 <눈이 부시게>이 나눠가진 결과를 보면, 이런 상황을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대형 화제작뿐 아니라 참신함이나 완성도 높은 작품성, 시대정신을 담은 논쟁적인 드라마까지 고루 가치를 평가받았지만 지상파 드라마는 이 자리에 끼지 못했다.



3년째 후보에 오른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골목식당>,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이 각축을 벌인 예능 부문에서는 우리가 여전히 ‘관찰예능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깃발이 나부꼈다. 간혹 매번 똑같은 관찰예능이 지겹다, 연예인들 사는 모습 지켜보는 것이 무슨 재미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는 오독하거나 원래 TV예능을 잘 안 보는 이들의 변명이다. 요즘 관찰예능의 재미는 연예인의 일상 공간을 공개하고 무대 밖의 모습을 보여주는 볼거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초창기 관찰예능은 무대 밖의 다른 모습, 시청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일상성 발견 등에서 재미를 찾았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되면서 현재는 일상성의 발견보다는 캐릭터플레이를 통해 친근감을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고도화로 발전하고 있다. TV부문 예능작품상과 여성 예능상(이영자)을 수상한 <전지적 참견시점>이나 전현무가 남자 예능상을 수상한 <나 혼자 산다>는 특히나 캐릭터 플레이가 돋보이는 관찰예능이다. 시청률과 충성도, 화제성 모든 면에서 밀리는 <전지적 참견시점>이 3년째 후보로 올라온 <나 혼자 산다>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캐릭터 플레이에 순수함이란 인간적 감동을 가미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갔기 때문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그런데 다소 멋쩍게 됐다. 대단한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기성 메인MC들에게 밀린 박나래를 비롯한 후배들에 대한 두 수상자의 미안함도 그렇지만, <나 혼자 산다>로 상을 받은 전현무는 결별로 인해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상황이고, 예능작품상을 수상한 <전지적 참견시점>이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박성광의 신입 매니저가 별다른 설명 없이 입사 1년도 못 채우고 퇴사하면서 하차가 결정된 직후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관찰예능은 예측이 불가능한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삶과 방송이 <트루먼쇼>처럼 100퍼센트 일치할 순 없다. 그래서 방송에서 보여준 일부의 삶(진짜라고 해도 꾸며진)과 그 외의 삶이 부딪히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백상의 예능부문은 최근 이런 문제를 겪은 두 프로그램이 큰상을 수상했다. 관찰예능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들이 갖는 힘이 있지만, 시청자들과 함께 쌓아오던 이야기가 한 순간에 끝나거나 맥이 빠져버릴 수도 있다. 그만큼 각색 소재로 삼기에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2019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오늘날 예능의 패러다임이 여전히 관찰예능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런데 수상자와 수상작의 공교로운 사정들을 보면 영광의 시대의 정점이란 징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양한 장르를 포섭한 관찰예능의 흐름이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가장 잘 나가는 프로그램들도 한 순간에 뜻밖의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리얼한 삶이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이러한 지점들이 친근함을 가장 중요한 재미요소로 내세우는 관찰예능에서 어떻게 수렴될 수 있을까? 내년 백상에서도 여전히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한 관찰예능들이 후보로 군림할 것인가. 피로도로 이어질지, 용인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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