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3’, 공포-추적 패턴의 한계 넘어야 명작 시리즈 된다

[엔터미디어=정덕현] OCN 오리지널 드라마 <보이스3>가 돌아왔다. 역시 시즌3까지 이어진 그 저력에서 확실히 드러나는 몰입감이 느껴졌다. 시작부터 가면을 쓴 범인이 한 유명화가의 온 몸을 줄로 묶어 놓고 살인하는 장면은 끔찍하지만 이것은 <보이스3>의 공포 가득한 추적이 이제 시작됐다는 걸 알리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에서 영석동 드림 고시원 폭발사건 이후 골든타임팀 강권주 센터장(이하나)에게 생긴 청력의 문제는 이번 시즌에 또 다른 장치가 될 거라는 암시를 주고, 사라진 도강우 팀장(이진욱)이 엉뚱하게도 일본 오사카에서, 그것도 끔찍한 토막 살해현장에서 형사증이 발견되어 검거된 채 나타났다는 건 그에게 그간 벌어진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낸다.

끔찍한 살인범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의심받는 도강우 팀장과 그럼에도 그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강권주 센터장.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되지만 무슨 일인지 팀에 선을 긋는 도강우 팀장의 차가운 태도는 시즌2에서의 대립하다 다시 가까워지는 그들의 관계를 다시금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팀에 선을 긋는 도강우가 마침 오사카 료칸에서 벌어진 사건에 은근히 팁을 주며 개입하는 장면은 그 역시 뼛속까지 형사라는 걸 드러내준다.



이처럼 그저 쳐다보기도 끔찍하고 엽기적인 살인사건들이 벌어지고 그 공포 속에 노출된 피해자와 전화로 연결되어 골든타임 안에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담는 <보이스3>는 이번 시즌도 이전 시즌과 비교해 그다지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워낙 소름 돋는 살인자들의 등장이 거의 공포장르 수준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서는 어느 새 70분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몰입감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시즌이 반복되며 패턴화된 이야기 흐름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그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설정이라고 해도, 피해자가 골든타임팀에서 일하는 팀원의 사촌동생이라는 설정은 개연성이 떨어지는 지점이다. 이런 우연이 맞아 떨어질 확률이 몇 프로나 될까. 그 상황에서 팀원이 자신의 사촌동생을 살려달라고 도강우 팀장에게 애원하는 대목 역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보이스> 시리즈는 소리라는 색다른 소재와 골든타임 내 찾아내야 하는 범인이라는 긴박한 추격전으로 지금껏 호평 받아온 작품이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스릴러들이야 무수히 쏟아졌지만 그 접근법이 남달랐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 끌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이러한 신선한 시도도 반복되면 이제 패턴이 읽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연 <보이스3>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 숨겨진 새로운 이야기들과 전개로 시청자들을 끝까지 긴장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만일 비슷한 패턴 속에서 엽기적인 사건들이 주는 공포를 드라마의 주동력으로 끌고 가게 된다면 <보이스3>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우리가 이미 읽고 있는 패턴들을 역이용해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이야기 전개를 이끌어낸다면 정반대의 호평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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