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여수 꿈뜨락몰, 준비도 안 된 데다 거짓말까지

[엔터미디어=정덕현] 청년몰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이 2주간의 시간을 줬지만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여수 꿈뜨락몰의 청년 사장들. 실력이 없으면 열정과 의욕이라도 넘쳐야 하는데 이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첫 장사를 포기하려 했다. 백종원이 청년 사장들을 모아 놓고 이런 사람들은 “장사를 하지 말아야 된다”고까지 말하며 화를 낸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포기하려 했던 첫 장사를 다시 하게 됐지만 여전히 문제는 도처에서 드러났다. 버거집은 갑자기 몰린 손님을 처음 경험하는 듯, 만드는 속도가 느려 손님이 기다리기 일쑤였고 먼저 온 손님보다 늦게 온 손님에게 먼저 버거를 내주는 실수도 잇따랐다. 맛은 백종원의 솔루션대로 고기를 특별히 처리하지 않고 본연의 맛을 내는 것으로 그럭저럭 손님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겨우 12인분을 팔아놓고 ‘로메인’이 떨어져 장사를 접는 버거집 사장님을 보며 백종원은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고기도 남아있는데, 빨리 가서 야채를 사다가 하면 될 것을 장사 자체를 접는 건 너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백종원은 이런 좋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버거집 사장님을 보다 못해 직접 로메인을 사서 가게에 갖다 주며 “정신 차려라”하고 따끔한 한 마디를 날렸다.

꿈뜨락몰의 문어집과 꼬치집은 백종원의 조언을 듣지 않고 고집을 피웠던 것들이 현실 문제로 드러났다. 문어집이 내놓은 문어라면은 애초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손님이 찾지 않을 것이라는 애초 백종원의 지적이 있었던 메뉴였다. 하지만 굳이 고집해 내놓은 문어라면은 맛부터가 문제였다. 너무 짜서 공기밥을 요구하는 손님이 있을 정도였고, 그래서 양념을 약하게 하자 해물의 비린 맛이 올라오는 문제가 발생했다. 손님들은 맛과 가격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꼬치집은 굳이 수제꼬치를 고집함으로써 주문 후 십여 분이 지나야 겨우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것 역시 백종원이 수제나 시제품이나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손님이 몰렸을 때 시간적 문제 때문에 수제 꼬치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던 내용 그대로였다.

그나마 어떤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는 건 만두집으로 업종을 바꾼 다코야끼집과 삼치삼합가스로 주 메뉴를 바꾼 돈가스집 그리고 이 몰에서 가장 모범적인 가게로 꼽히며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파스타로 백종원의 극찬을 받은 양식집이었다. 특히 양식집은 갓김치를 이용한 파스타 연구에 백종원이 직접 손을 걷어붙이고 도와주기도 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 기꺼이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것.



하지만 꼬치집의 경우는 거짓말을 했던 일이 다시 탄로가 나 백종원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지난 2주간 청소만 했다는 게 CCTV를 통해 확인해 보니 친구와 누나가 와서 함께 청소를 했고, 또 그것도 매일 했던 게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백종원이 원한 건 청소 그 자체가 아니라, 그걸 하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를 하나하나 파악하는 일이었다. 꼬치집 사장의 거짓말을 이런 기본적인 마음의 자세가 안 되어 있다는 걸 드러냈다.

무려 80분 간 1,2부로 이어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단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종일관 화난 얼굴이었고, 답답하고 허탈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 모습이 너무나 이해가 간다며 김성주는 이를 팽이에 비유해 설명했다. “도는 팽이여야 채찍질을 해서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 돌지도 않는 팽이를 일으켜 세워서 돌려야 하는 건 이 프로그램에 맞지 않는다는 것. 백종원이 지난 주 “무슨 이유식 떠먹이듯이 떠먹일 일 있냐”고 했던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시청자들은 이 80분 간 백종원의 그 웃을 수 없는 씁쓸함을 고스란히 느끼며 이 프로그램을 봐야 할까. 아예 마음의 준비조차 안 되어 있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하는 출연자들을 왜 굳이 방송에서 내보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해서 그런 집이 솔루션을 받고 장사가 잘 된다면 그건 또 무슨 ‘특혜’일까. 백종원의 굳은 표정이 시청자들의 굳은 표정이라는 걸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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