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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의 대명사 할리데이비슨의 틈새를 공략한다
기사입력 :[ 2019-06-03 10:44 ]


크루저 시장에 도전하는 브랜드들

[최홍준의 모토톡] 아메리칸 크루저라는 장르의 대표 브랜드이자, 모터사이클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할리데이비슨. 116년이라는 기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지속가능한 것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고유의 정체성이었다. 최근에는 매출이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할리데이비슨 고객들의 신뢰는 여전하다.

많은 브랜드가 할리데이비슨의 고유영역에 도전해 왔다. 1980~90년대 일본제 브랜드들이 인트루더나, 머로우더 같은 이름을 내세우면서 미국 본토를 침공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인디언 같은 할리데이비슨보다 더 오래된 정통 크루저 브랜드마저도 할리의 점유율을 뺏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여타 브랜드들은 이 크루저 시장은 그저 구색 맞추기 정도로만 생각하거나 혹은 틈새를 노리는 ‘스타일 크루저’나, ‘스포티 콘셉트’를 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만 했고 이 방법은 나름대로 맞아떨어져왔다.



두카티 디아벨처럼 퍼포먼스 크루저를 지향해 할리가 메우지 못하는 공백을 채우는 방법이 가장 유효했다. 정통 스타일로 가서 그나마 가장 큰 성공을 거뒀던 것이 야마하의 스타 시리즈였지만 그것도 한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트라이엄프가 최근에 발표한 로켓3는 직렬 3기통 2500cc라는 무지막지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TFC라고 하는 트라이엄프 팩토리 커스텀 사양으로 발매될 예정인 2019년 로켓3는 그간 보기 힘들었던 파워 크루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크루저 시장은 이렇게 정면 돌파보다는 틈새를 찾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슈퍼 스포츠 시장의 맹주인 두카티와 레트로 스타일의 대표인 트라이엄프마저도 이렇게 할리데이비슨과의 정면 대결은 피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북부 꼬모 호수에서 클래식 모터 페스티발인 콩코르소 델레간자 빌라 데스테(Concorso d' Eleganza Villa d' Este)가 열렸다. 올해로 90년째가 되고 있는 이 페스티벌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다양한 자동차와 바이크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몇 년 전부터 BMW모토라드는 여기에서 자신들의 헤리티지 라인의 콘셉트 모델들을 발표하곤 했다. 올해는 예고된 것처럼 R5의 오마쥬인 R18을 발표했다.

R18은 레트로 스타일이면서 크루저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헤리티지 라인에 크루저 스타일을 추가한 것이다. 1800cc 수평 대향 2기통 엔진은 BMW가 만든 역대 박서 엔진 중 최대 배기량이다. 토크감을 위해 밸브 개폐는 OHV 형식이며 공유랭 방식의 냉각스타일을 고집했다. OHV는 밸브 개폐를 담당하는 캠축이 아래로 위치해 엔진 헤드의 크기를 줄이고 무게 중심을 아래로 내릴 수 있다. 높은 출력보다는 고유의 작동감과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위한 선택이다. 외부로 드러난 샤프트 축과 핸들과 브레이크와 클러치 레버 마운트, 1인승 시트와 낮게 깔린 사일렌서, 프론트 포크를 감싸는 가이드 등 레트로 스타일을 한껏 강조했다.



BMW R18 콘셉트는 크루저 스타일의 모터사이클이다. 장거리 투어러의 대명사였다가 빅 엔듀로의 대표로, 슈퍼 스포츠 시장까지 평정하고 레트로 붐을 일으켰지만 이들에게 남은 숙제는 바로 크루저스타일이다. 이미 1997년부터 2004년까지 R 1200 C를 내놓으며 크루저 시장에 도전했었다.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15년간 크루저 장르를 비워놓게 된 것 뿐. R 1200 C의 누적 생산대수는 4만 218대. 완전한 실패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명맥을 이어가기에도 애매한 숫자였던 것이다. C 시리즈를 다시 만들기 보다는 때를 기다렸다. 마침 RnineT로 시작된 헤리티지 시리즈에는 모든 장르를 다 넣을 수 있었다. 헤리티지 라인의 마지막 카드로 선택한 것이 그간 비워놨던 크루저 스타일인 것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BMW마저도 크루저 시장은 함부로 공략할 수 없는 곳이었다. 이번에도 정면대결보다는 헤리티지를 가미한 방식으로 살짝 빗겨나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곧 R18의 양산형 모델이 선보이고 내년에는 BMW가 만들어낸 크루저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BMW의 이같은 크루저 시장 공략법은 아주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만큼 할리데이비슨이 가지고 있는 크루저 시장에서의 입지는 강력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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