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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송중기, ‘아스달 연대기’의 몰입감 제대로 끌어올렸다
기사입력 :[ 2019-06-03 11:08 ]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에 집중하자 생겨난 몰입감

[엔터미디어=정덕현] 이래서 송중기라고 하는 건가.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몰입감이 제대로 생겨났다. 사실 첫 회는 일종의 <아스달 연대기> 세계관 설명에 가까웠다. 그래서 내레이션을 통해 아스달족이 엄청난 괴력을 가진 뇌안탈족을 불과 질병을 이용해 제거하고 나라를 세우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는 그 과정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태어난 은섬(송중기)은 사람과 뇌안탈의 혼혈인 이른바 ‘이그트’로 훗날 이 혼돈의 세계를 안정시킬 ‘예언의 인물’로 성장하고, 어머니 아사혼(추자현)과 함께 아스달을 도망쳐 이아르크로 간다. 아스달과 이아르크의 경계를 만들어 놓은 대흑벽을 내려오는 동굴의 길을 10년 간이나 찾아낸 끝에 결국 이아르크로 내려온 은섬은 와한족에 의해 거둬져 성장한다.

<아스달 연대기>는 이처럼 우리가 삼국시대나 고려, 조선시대처럼 특별한 세계관에 대한 설명 없이는 들어가기 어려운 세계다. 그래서 첫 회에 그 세계의 밑그림을 그려 넣었다. 여기서 키는 나라를 세우겠다는 욕망을 가진 아사달족의 정복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이고, 그들이 불과 말, 칼 같은 문명을 앞세워 심지어 대흑벽을 넘어 이아리크 정벌에까지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지금껏 다루지 않은 상고사라는 낯선 시공간의 이야기는 복잡해 보이는 세계관과 엮여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쉽게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2회부터 본격적으로 은섬이 와한족과 함께 살아가며 탄야(김지원)와 만들어가는 애틋한 관계와, 그렇게 자연처럼 평화롭게 살아가는 와한족을 하루아침에 피바다로 만들어버리는 타곤(장동건)의 대칸부대 전사들이 맞부딪치면서 이야기는 팽팽해졌다.

2회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건 과연 첫 회를 그런 세계관 설명으로부터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점이다. 와한족에서 살아가는 그들과는 조금 다른 존재인 은섬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들을 침략하는 대칸부대 전사들과의 대결구도를 통해 몰입감을 만든 다음, 조금씩 이 낯선 세계에 대한 설명을 해나갔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다행스러운 건 2회가 첫 회와 달리 세계관을 드러내면서도 설명조가 아닌 감정이 얹어질 수 있는 이야기로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의도적으로 은섬과 탄야가 함께 사는 와한족의 세계를 자연과 공존하는 평화로운 시공간으로 보여준다. 다소 판타지적인 느낌마저 드는 그 자연적 공간을 먼저 보여준 후, 인간의 문명을 들고 오는 대칸부대의 무력 앞에 허망하게 무너져 버리는 와한족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그 과정은 은섬과 탄야 사이에 생겨나는 애틋한 감정과, 와한족의 괴멸을 바라보며 대칸부대에게 갖게 되는 은섬의 분노 같은 것들이 끌어올려지는 장면들이었지만, 그건 또한 이 드라마가 담으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즉 흔히 우리가 나라를 세운다는 것을 ‘대업’이라 일컬으며 찬양하던 그 관점이 ‘정복전쟁’의 틀로 보면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살육의 역사’라는 걸 드러내는 일이다. 은섬은 이 나라를 세우기 위한 정복전쟁에 대항하는 인물로 세워진다.

그래서 사실상 이 은섬이라는 캐릭터는 그 자체가 이 드라마가의 주제의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족과 뇌안탈의 혼혈인데다, 이아르크 와한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그가 ‘경계인’으로서 이렇게 구분되어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는 종족들을 통합해낼 존재라는 걸 말해준다. 문명이 인간의 세계를 발전시켰지만 그만큼 파괴된 것들과 어떻게 공존의 길을 찾아갈 것인가가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이라면, 그 시작점으로서 <아스달 연대기>의 은섬이란 인물이 그 자체로 보여주는 행보는 그 자체로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중요한 건 이 상고시대의 혼혈로서 은섬이란 인물이 낯설지만 지금의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연기자의 역할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역시 송중기’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송중기는 은섬이 가진 순수함과 귀여움 그러면서도 동시에 갖고 있는 야성을 너무나 잘 표현해내고 있다. 특히 말과 거의 단짝처럼 호흡을 맞추는 연기는 실로 어려웠을 테지만 너무나 잘 소화해내면서 이 드라마가 그려낼 신화적 존재 아라문 해슬라의 아우라를 제대로 만들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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