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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어떻게 믿어요?”...만트럭 파격에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입력 :[ 2019-06-09 10:05 ]


파격적인 방안보다 꾸준한 실천 기대하며 – 만트럭의 ‘케어+7’ 프로그램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그걸 어떻게 믿어요?” 실제 질문들은 이보다 더 직설적이고 까다로웠습니다. 지난달 31일 만트럭버스코리아가 개최한 유로 6 트럭 모델 관련 고객 만족 프로그램에 대한 미디어 테크니컬 세션에서였습니다.

저는 행사에서 질문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궁금한 점은 나중에 잘 정리해서 물어보는 것이 더 짜임새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행사장에서는 주최 측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에서 그들의 자세나 마음가짐과 같은 ‘내용 이상의 것들’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만트럭이 주최한 행사는 예외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 2일 독일 본사의 드릭스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전격적으로 발표한 유로 6 트럭 모델에 대한 ‘7년 / 100만km 보증 수리’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을 밝히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것들이 확실해져야 하는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첫째, 이 프로그램은 정말 고객들을 위한 것인가를 비롯한 소통의 문제였고 둘째, 실제로 시행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지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는 가장 중요한 – 제가 항상 파악하고 싶어하는 – 실천 의지였습니다.

솔직히 시작은 별로 탐탁치 않았습니다. 행사 전에 받은 보도자료가 달랑 두 페이지로 아주 단출했기 때문입니다. 내용도 보증 연장 프로그램 이름이 ‘케어+7’이고 보증 연장 혜택을 받기 위하여 가입해야 하는 정기 관리 프로그램인 ‘프로핏 체크 프로그램’의 월 납입액이 모델에 따라 19만원 혹은 14만원대로 저렴하게 정해졌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이 보증 연장 프로그램이 당시 유로 6 제품의 품질과 내구성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고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안심하고 만트럭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말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고객들이 겪었을 불편함과 마음 고생에 대한 위로의 말 혹은 유감의 표명은 없었습니다. 물론 법률적 관점에서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다듬어진 문구일 것이라는 점은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지만 또한 보도자료가 대부분 기사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되고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면서 제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정작 보도자료에는 없었던 정보들이 프레젠테이션에는 매우 솔직하고 자세하게 들어 있었던 겁니다. 예를 들어 2015년 5월 유로 6 제품 출시부터 지금까지의 히스토리를 짚으면서 만트럭 관계자가 스스로 ‘저희가 고객이나 언론과의 소통이 부족한 회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부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부 내용을 만들어가는 과정 즉, 누구의 의견이 주로 반영되어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는가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제가 첫 번째로 궁금했던 ‘정말 고객들을 위한 것인가를 비롯한 소통의 문제’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7년 / 100만km 보증 연장의 범위가 엔진의 일부분, 특히 냉각 계통과 실린더 헤드, 그리고 EGR 계통으로 국한되었다는 것을 듣고 처음에는 보증 연장의 범위가 너무 작고 실제로 적용 받으려면 사측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겠구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따라서 ‘이거 누구 의견이예요?’가 질문의 핵심이었습니다.

물론 프레젠테이션에 ‘고객 의견 중심의 패키지 구성’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인할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여기서의 ‘고객’이 전체 고객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글머리에 적었듯이 협상했던 고객들의 대표성을 ‘어떻게 믿어요?’라고 직설적으로 질문했던 겁니다. 만트럭의 답변은 솔직 담백했습니다. ‘집단 소송을 진행했던 가장 불만이 컸던 고객들과 직접 소통했으므로 불만의 수준에서는 대표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협상을 통해 만들어진 방안을 모든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전달했고 지금까지는 아무런 불만 사항을 듣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보증 연장의 대상이 되는 부품들은 모두 프리타더 문제와 관련된 냉각계통, 그리고 EGR 장치들입니다. 즉 이번 이슈와 정확하게 매칭되는 부품들이고 실린더 헤드의 경우는 고객들이 이슈 관련 수리비용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주행거리가 긴 트랙터 고객과 고부한 운행이 많은 덤프트럭 고객, 그리고 매우 다양한 카고 트럭의 주행 환경을 어떻게 한 가지 조건으로 커버할 수 있는가? 일부 고객에게 불만이 있지는 않은가?’라는 제 질문에 ‘다양한 고객들을 담으려면 그릇을 크게 만들면 됩니다’라는 심플한 답변이 있었습니다. 100만km는 7년에 대략 90만km 주행하는 트랙터를 위한 조건이고 7년은 솔직히 덤프트럭으로서는 매우 넉넉하게 본 수명이라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큰 그릇’. 좋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큰 그릇은 비싸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의 운영비용이 늘어난다는 뜻은 만트럭의 마진율을 더 갉아먹는다는 뜻이고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만일 이렇다면 이번 케어+7 프로그램은 고객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일시적 처방이 되는 셈입니다. 바로 제가 궁금해하는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이미 판매된 유로 6 차량을 포함하여 앞으로 판매될 유로 6 스텝 C 배출가스 기준이 적용되는 차량 전체에 이번 프로그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다음 유로 6 스텝 d 모델들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겠으며 미래의 대책은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서 추후 결정하겠다고 막스 버거 사장이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절대로 영업을 위한 판촉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합니다. (하지만 보증 연장을 마다하는 고객이 있을까요?)

저는 수입차 업계에 종사했을 때 우리나라 판매 모델들만을 위하여 공식 보증 기간을 연장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즉 이번 프로그램으로 원가가 얼마나 증가할까 대략 짐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품목이 제한적인 보증 연장 대상은 여기서는 오히려 원가 상승을 최소화, 즉 효율적으로 제한하는 순기능이 됩니다. 그리고 만트럭에게 추가 수익이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율을 조정해서 20% 이상 가격을 낮추었다고는 하지만 프로핏 체크 프로그램에 더 많은 고객들이 가입하므로 만트럭과 딜러들은 절대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의 정비 수입도 부수적으로 증가할 겁니다. 즉 서비스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service market share) 자체가 올라가는 순기능이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딜러들의 설비 확장 등 장기적 포석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비록 지출과 수입의 계정 분류나 시점이 상당히 복잡할 것이기 때문에 쉽게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만일 이번 프로그램을 총괄 관리하는 회계 담당자가 있다면 전체적인 추가 지출은 그리 크지 않으리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이 프로그램은 지속 가능성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미 기존의 3년 / 45만km의 보증 기간이 끝난 유로 6 차량들도 이번 보증 연장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의 응답이었습니다. 당연히 대상이 된다는 발표에 뒤이어 그동안 비공인 정비소에서 정비를 받아왔던 차들은 어떻게 할 거냐, 사고 수리 경력이 있는 차들은 어떤가, 그리고 수리를 했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인정하고 어느 선 이상은 가입을 거부할 것인가 등 디테일에 대한 질문이 꼬리를 이었습니다.

이 때 막스 버거 사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우리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저희가 고객들의 가입을 막으려고 여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가능하다면 해당 고객 전부에게 새 프로그램의 혜택을 드리고 싶습니다. 디테일보다는 저희의 적극적인 의도를 먼저 봐 주십시오.”

일단 제 관심사였던 세 가지, 즉 고객과의 소통, 실현 및 지속 가능성, 그리고 의지와 진정성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입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꼬투리가 실행 단계에서는 여기저기서 튀어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테일에 악마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막스 버거 사장님이 디테일보다는 의도를 봐 달라고 하셨듯이 실행 단계에서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저도 예의 주시할 겁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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