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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어쩌다 고전의 늪에 빠져버렸을까
기사입력 :[ 2019-06-12 13:40 ]


SBS 드라마, 한 땐 지상파에서 가장 잘 나갔었지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어쩌다 이렇게 추락하게 된 걸까. 그래도 SBS 드라마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존재감이 도드라졌던 때가 있었다. 최근 금토드라마 편성으로 첫 방영됐던 <열혈사제> 같은 경우 무려 22%(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내며 종영했고, 늘 화제를 몰고 다닌 바 있다. 하지만 <열혈사제>가 만들어낸 금토드라마 편성의 존재감을 후속작인 <녹두꽃>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의미도 있고 완성도도 높은 작품으로 초반 11% 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심지어 5%대 시청률로 뚝 떨어져버렸다.

사실 <열혈사제>의 후속으로 <녹두꽃>이라는 드라마는 그 색깔이 잘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었다. 즉 <열혈사제>는 좀 가볍게 보면서 짜릿한 사이다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드라마였던 반면, <녹두꽃>은 훨씬 더 무겁고 진중한 드라마라는 것. <열혈사제>를 즐겼던 시청자들이 금토에 좀 더 편안한 드라마를 기대했다면 <녹두꽃>은 그 기대에 조금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었다. 꼭 금토 시간대에 편성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편성된 SBS 드라마들은 주중과 주말 모두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월화드라마로 편성된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4% 시청률에 머물고 있고, 수목드라마 <절대그이>는 3% 시청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화제성도 거의 없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드라마들 틈바구니에서 이런 드라마들이 방영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한 드라마들이 되었다.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안면인식장애라는 코드를 가져와 벌어지는 보스와 비서 사이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소재적으로만 봐도 그리 새롭게 느껴지진 않는 드라마다. 하지만 <절대그이>가 갖고 있는 요령부득의 멜로에 비하면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완벽한 연애로봇과의 로맨스물로 일본 만화 원작에 성공한 일본드라마 리메이크지만, 어쩐지 우리네 정서에 로봇물은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다.

MBC <로봇이 아니야>나 KBS <너도 인간이니?> 같은 작품이 로봇을 소재로 한 로맨스를 다뤘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야기들로 그다지 반향을 일으키진 못한 바 있다. <절대그이>는 이들 전작 로봇물에도 못 미치는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왕이 된 남자>로 배우로서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던 여진구가 연애로봇으로 등장하지만, 어딘지 아역 이미지가 남아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로맨스물에 잘 어우러지지 않는 면이 있다.



무엇보다 요즘처럼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 <초면에 사랑합니다>나 <절대그이>는 기획적으로 그다지 주목을 끄는 작품은 아니다. 마치 편성 시간이 있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듯한 그런 작품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SBS가 여름 시즌에 한시적으로 월화드라마 시간대에 예능프로그램을 세우겠다는 결정이 현실적인 선택으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반면 MBC는 9시대로 시간을 옮기면서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월화 <검법남녀2>와 수목 <봄밤>은 각각 6%, 8%대의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MBC가 시간대를 옮기고 SBS가 부진한 틈을 타 KBS는 10시 드라마 시간대에 반사이익을 얻었다. 여러모로 SBS 드라마로서는 아플 수밖에 없는 결과다.

그래도 SBS 드라마가 그간 지상파들 중 장르물 시도를 꾸준히 해오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SBS 드라마는 어떤 무력감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언가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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