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사태를 키운 건 양현석 자신이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지금 YG엔터테인먼트는 한 마디로 만신창이다. 승리가 쏘아올린 버닝썬 사태로 주가는 폭락했고, 그렇게 잠잠해지나 싶었던 상황은 다시 비아이 마약 의혹에 양현석이 이를 무마하려 제보자를 회유 협박 했다는 제보로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물론 공공연히 마약 관련 사태들을 비웃는 비아냥들이 인터넷 댓글로 올라오곤 했지만, 이제는 아예 대놓고 ‘약국’이니 ‘마약소굴’이니 하는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

너무 많은 사안들이 터져 나오는데다 공익제보자의 제보에 의해 양현석이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막기 위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등장하면서, 대중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더더욱 커졌다. 그잖아도 승리의 버닝썬 사태가 제대로 수사되고 처벌받았는지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가 별로 없던 상황에, 이런 양현석의 개입 의혹은 마치 그가 일련의 사태들을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결국 비아이는 그룹 아이콘의 탈퇴를 선언했지만 그러면서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YG도 공식 입장과 사과를 표명했지만 그것이 일종의 ‘꼬리 자르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익제보자의 말대로 양현석의 회유 협박에 의해 진술을 번복했고, 그렇게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그 정황들도 드러나고 있어서다.

대중들의 분노와 피로감은 YG 불매, YG 소속 연예인 방송 출연금지 청원 같은 형태로까지 나오고 이다. 그도 그럴 것이 YG엔터테인먼트는 국내 3대 기획사로 불리며 K팝 한류의 한 축으로 여겨지는 기획사다. 최근 방탄소년단 같은 그룹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K팝 한류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에, YG의 잇따른 이런 불미스런 소식들은 한마디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YG의 마약 의혹은 지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대마초 혐의로 입건됐었고, 2014년 2NE1 출신 박봄이 마약 밀반입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7년에는 빅뱅의 탑이 대마초를 피운 사실로 또 다시 YG의 마약 논란이 이어졌고, 지난 3월에는 래퍼 쿠시의 코카인 혐의로 재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지난 승리의 버닝썬 사태에서도 클럽이 성범죄는 물론이고 마약의 유통창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정도면 YG 내부의 공기를 일반 대중들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면 이를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양현석은 무언가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비아이 사태에서도 드러나고 있듯이 양현석이 한 것은 내부를 단속하고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그런 일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게 막고 덮으려 한 일들이다.

사태가 이렇게 일파만파 커지게 된 건 결국 조금씩 구멍이 나기 시작한 YG라는 배의 밑바닥을 당장의 사태만 모면하려 갖가지 힘을 동원해 임시방편으로 대처해온 데서 비롯된 일이다. 양현석은 과연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놀라운 건 이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면 공권력이 움직여 정식으로 조사가 이뤄져야 할 텐데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의아스러운 건 일련의 사태들로 주가가 폭락을 했는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전혀 묻지 않는 YG라는 기업의 믿기 힘든 선택들이다. 대기업도 논란이 터지면 총수가 사퇴하는 게 기업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이 정도 되면 YG 소속 연예인 중 무고한 이들은 소속사에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할 판이다. 소속사가 이미 마약 이미지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팬들이 특히 분노하는 이유다. 또한 K팝 전체를 위해서도 명명백백한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잘못된 일들이 있다면 처벌받는 과정들이 투명하게 이뤄져야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YG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한류 전체의 문제일 수 있고,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에 관련된 문제일 수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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