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법남녀2’, 재미는 있는데 너무 잔인한 장면들은..

[엔터미디어=정덕현]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2>는 제목에 담겨있는 것처럼 검사와 법의관이 공조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담는 드라마다. 그러니 충격적인 사건이 등장하고, 반드시 사체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사체 검시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이야기 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법남녀2>에 등장하는 사건과 검시과정은 보기 불편할 정도로 충격적인 면들이 있다. 부부가 한 날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누가 먼저 죽었느냐에 따라 유산상속이 갈리게 된 사건의 경우, 그 사망시각을 판정하기 위해 부부의 검시가 동시에 벌어지는 과정을 드라마는 디테일하게 보여줬다. 오로지 검시를 통한 증거만을 믿는 백범(정재영)은 이 과정에서 여성의 사체의 두개골을 깨고 안구까지 적출해 살피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건 이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꾸민 계획 살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아내의 교통사고는 알고 보니 남편이 짐볼에 아산화질소를 넣고 흘림으로써 정신을 잃게 만들어 벌어진 살인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벌이는 검시과정들은 그 자체로 충격적일 정도로 적나라하다. 사체라고는 하지만 두개골을 깨고 가슴을 갈라 장기를 꺼내 그 안의 냄새를 맡고 안구까지 적출해내는 과정은 그 장면만으로 보면 엽기적인 느낌마저 준다.



물론 이건 법의학이 가진 ‘사체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는 일이고, 어찌 보면 ‘사체의 권리’를 드러내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고 10시에서 한 시간 당겨져 9시에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이런 적나라한 장면들이 등장한다는 건 어딘지 과한 느낌이다. 최대한 직접 보여주지 않기 위해 원거리 촬영을 하거나 블러 처리를 하는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 상황 자체가 주는 충격은 지우기가 어렵다.

법의학이 보여주는 검시 장면이야 이 드라마가 애초에 소재로 가져온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살인범의 엽기적인 살해 과정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새로 등장한 에피소드는 모텔과 폐건물에서 두 명의 여성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그 살해 장면이 잔인하고 엽기적이다. 살인자는 모텔에서 한 여성을 목을 졸라 죽인 후 빨간 스타킹을 신기고 등 뒤에 살점을 도려낸 후 시신의 표피에 불을 지른다. 또 폐건물에서는 목 졸라 죽인 후 빨간 스타킹을 신기고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른 후 살점을 도려내고 목을 맨 것처럼 위장한다.



그저 발견된 사체로부터 유추된 장면들이 아니라, 살인자가 살해를 하는 과정까지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이렇게 살해과정을 보여주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연쇄살인’처럼 보이게 꾸민 흔적이 다분하다는 걸 드러내려는 의도. 물론 백범과 검사 도지한(오만석)은 그 두 살인사건이 “너무 뻔하다”며 연쇄살인에 의구심을 갖는다.

분명 <검법남녀2>는 시즌1에서도 그러했듯이 흥미진진한 드라마다. 하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너무 과도하고 잔인하며 엽기적인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그것이 법의학이 들어간 수사물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지만, 9시 드라마에 너무 과도한 폭력성의 가감 없는 노출은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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