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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할인에 난리 난 아우디 Q7, 이게 최선입니까?
기사입력 :[ 2019-07-14 09:54 ]
아우디 Q7 한정 할인 판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아우디 Q7이 6천만원대로 한정 판매된다는 소식에 수입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비록 체급에 비하여 작은 4기통 2리터 터보 엔진을 실은 Q7 45 TFSI 콰트로 모델이고 반자율주행 장치가 적용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대형 프리미엄 SUV를 이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런 한정 판매를 이전에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우디 브랜드가 A3 40 TFSI 세단을 약 40% 할인된 2천만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3천대 한정 판매를 했었고 폭스바겐은 미국형 파사트 TSI 1천대를 역시 정상가보다 1천만원가량 낮은 3600만원으로 판매한 것입니다. 모두 작년 하반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렇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한 데에는 내부 사정이 있었습니다.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문제였습니다. 즉 일정 수량 이상의 자동차를 수도권에 판매한 자동차 제작사는 의무적으로 저공해 자동차를 정해진 비율 이상으로 판매해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입니다. 작년 저공해자동차로 인증을 받은 모델이 없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 브랜드는 어쩔 수 없이 이 목적만을 위한 모델을 따로 선정하여 한정 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 특별법이 정하는 기준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수도권에 4500대 이상 차량을 판매한 제작사는 수도권 전체 판매량의 9.5%에 해당하는 저공해 자동차를 판매해야 했는데 금년에는 3천대 이상만 수도권에 자동차를 판매하면 12%, 내년에는 잠정적으로 15%의 저공해 자동차를 판매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아우디 A3 40 TFSI가 유일한 저공해 자동차 모델입니다. 그렇다면 또 한번의A3 폭탄 한정 세일을 기대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한정 세일. 이 모델을 구입한 분에게는 당장은 이득이 될 겁니다. 하지만 결국은 이 분들도 그리 이득을 보지 못합니다. 중고차 가격은 이미 저렴한 할인 가격을 바탕으로 매겨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반 모델을 정상적인 가격으로 – 혹은 이보다는 못한 프로모션 조건으로 – 구입한 고객들은 알게 모르게 흐려진 중고차 잔가율로 손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즉, 이득을 보는 사람은 결국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정상적인 세일을 진행하는 것은 고객보다는 회사의 준법성(compliance)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회사 분위기가 이유일 겁니다. 이전에도 본사 내부의 뇌물 문제 등으로 시끄러웠던 독일 브랜드들은 디젤 게이트 이후로는 더욱 준법성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CFO 혹은 심지어는 CEO를 준법 관리 책임자(compliance officer)로 지정하고 전 직원의 사내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3년간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우리나라에서 영업을 제대로 한 적이 없습니다. 판매량이 0, 즉 한 대도 팔지 않은 달이 허다합니다. 간혹 몇 달씩 몇몇 모델을 단숨에 엄청나게 판매하여 전체 수량은 아주 나쁘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판매는 널을 뜁니다. 이런 상황에서 딜러사, 그리고 딜러들은 회사와 개인 생활을 운영하는 것이 정말로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현지 법인인 수입사에서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상적인 상황일 수도 없습니다. 하루는 폭식을 하고 다른 하루는 금식을 하는 것처럼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면 건강할 수가 없을 겁니다.



물론 내부 사정은 이해가 됩니다. 디젤 게이트 이후로 독일 본사에서는 국내 인증이 완료되어야만 생산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업계 사람들이 푸념하듯이 환경부 인증 일정은 느리게, 그리고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돌아갑니다. 따라서 모델을 선정하여 기획하는 단계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시점까지가 이전보다 훨씬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플래닝이고 수입사는 고객인 딜러사, 그리고 최종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이 의무인 이유는 수입사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판매 법인이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폭스바겐은 정규 라인업에 가솔린 모델을 최대한 빨리 늘려야 합니다. 아우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가솔린 모델들 가운데 안정적으로 판매될 수 있는 저공해 모델 – 제3종 저공해 자동차일 겁니다 – 이 충분히 포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판매 대수 계산에 높은 가중치를 받아서 훨씬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제2종 저공해)와 순수 전기차(제1종)들도 선보여야 합니다.



아우디 코리아는 Q7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가솔린 모델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소형 SUV 티록과 대형 SUV인 투아렉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부족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 공개된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한정 세일용 Q7 45 TFSI 콰트로는 저공해 차량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모델을 저렴하게 가져와서 판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이 끊겼던 아우디 지하수 펌프에 다시 물이 콸콸 나오게 하는 마중물인가요? 만일 법적 문제의 해결책도 아닌데 단순히 판촉용으로 가져온 것이라면 이것은 정말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제 값을 주고 아우디 모델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없을 것이니까요.

한정 판매는 절대 공짜가 아닙니다. 브랜드 이미지, 수익성, 충성도 높은 고객 등 소중한 자산들을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부디 하루빨리 안정감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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