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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당’ 강호동의 감수성, 가끔은 내가 알던 그가 맞나 싶다
기사입력 :[ 2019-07-14 13:27 ]


드라마를 닮아가는 ‘강식당’의 주인공, 강호동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tvN 예능 <강식당> 경주 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매회 마지막 장면이다. 여러 유명 드라마의 주제곡을 깔고서 드라마 스타일의 엔딩크레디트를 도입해 패러디한다. 물론, 위트겠지만 어쩌면 편집을 통한 스토리텔링이란 예능의 새로운 작법과 재미를 창조하고 계속해 이어나가고 있는 입장에서 자신감 혹은 지향을 드러내는 장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느닷없이 시즌3에 접어든 <강식당> 경주 편은 여타 <신서유기> 시리즈와 달리 왁자지껄 웃고 떠들며 장난치고 골탕 먹이면서 우정을 쌓는 캐릭터쇼의 재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강식당 주방입니다!”라는 외침처럼 실제로 강호동은 전쟁터 같은 주방에서 청결과 함께 친절, 행복, 웃음을 시즌 내낸 강조한다. 이번 주말 음원 발표한 주제곡 ‘쓰담쓰담’도 마찬가지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행복을 모토로 같은 공간과 반복되는 상황 안에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자잘한 행동과 습관, 은지원과 강호동, 강호동과 이수근의 관계 등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와 따스한 분위기가 곧 <강식당>을 이끌어가는 재미다.



사실, <강식당> 경주 편은 정말 익숙한 설정이다. 연예인들이 전문 요식업자처럼 일하는 것도 새롭다고는 할 수 없고, 갑자기 상호를 ‘강핏자’로 바꾸고 다음 시즌으로 넘어간 것도 기발하긴 하지만 <신서유기> 멤버들과 시청자 입장에서 처음 겪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강식당> 2,3시즌은 일상의 디테일을 파고들어, 멤버들의 표정과 관계에서 이야기를 만든다. 백종원의 레시피를 받아든 강호동이 잔치국수에서 냉국수, 파스타로 메뉴를 늘리고 개발하는 것처럼 기존의 매뉴얼을 준수하는 가운데 응용을 한다.

주문이 꼬이는 건 큰일이긴 하지만 많은 식당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이다. 그런데 이를 사건화하고 위기와 긴장감 같은 일종의 서스펜스를 일으켜 한 덩어리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능숙하거나 미숙하게 주문을 쳐내는 일상적인 상황도 진귀한 재료다. 안재현과 피오는 모범생, 사람은 좋은데 다소 안쓰러운 강호동, 자신과의 대화 속에서 화가 많은 규현 등의 캐릭터를 부각해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의 살을 덧붙인다. 나영석 사단의 노하우와 안목, 숙련된 관찰능력은 아무것도 아닐 장면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만들어낸다. ‘사건일지’라든가, ‘문제점’ 등의 포인트를 만들어 수많은 카메라로 찍어낸 작은 행동이나 습관, 관계에서 나오는 일상적인 장면을 특별한 볼거리로 재가공해낸다. 장르는 예능이고, 각본은 없지만 누구보다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본질은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드러나는 ‘좋은 사람’들을 보는 재미다. 바쁘고 힘들지만 그 속에서도 웃음과 행복을 찾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뻔한 설정의 지루함같은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진다. 미숙하지만 매사 열심히 하는 강호동, 모든 일에 능숙하지만 극중 미천한 역할을 맡은 이수근, 멤버들에겐 발톱을 드러내지만 손님 접객만큼은 세련되고 편안한 은지원 등 인물의 매력에 포커스를 맞춰서 주방을 한편의 시트콤 무대로 만든다.

여기서 주인공은 단연 강호동이다. 이수근이 재치와 쓸모로 인해 많이 언급되지만, 덩치와 카리스마, 에너지로 밀어붙이던 과거 진행 스타일이 전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무척 수다스럽고, 곰살스럽고, 융통성이나 일머리를 잘 발휘하지는 못해서 절절매지만 늘 겸손한 자세로 정도를 지키려고 배운 그대로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고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상도 말로 애살이 넘치는 모습에, 또 동생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치이면서도 행복을 외치는 억울한 표정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강호동은 <강식당> 경주 편이 이야기하는 성장, 노력, 행복의 강조 포인트이면서 출연자 집단의 샌드백 역할까지 도맡는다. 새로이 장착한 앞장서는 리더가 아닌 만만하고 당하는 리더십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그래서 가끔씩 과거 에너지로 웃음을 만들고 강요하던 MC와 동일인인가 싶을 정도로 풍부한 감수성과 교감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선다.

간혹 바쁜 상황에도 제작진과 수다를 떨거나 홀에 나가 손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하는 등의 예전 버릇이 나오면 바로 제지를 당한다. 사장이지만 가게의 상호와 품목이 변경된 것도 모르고 총본사의 방침에 별다른 이야기 없이 그냥 따라가고 업무에 관해서는 은지원과 이수근에게 매번 지적받는다. 그런 처지에 있으면서 멤버들에게 웃자고 하는 일이니 ‘욕톤’을 자제 해달라는 강호동의 외침과 훈화말씀은 진지하지만 그래서 더 웃기다.

타고난 이야기꾼들이 이런 좋은 캐릭터를 흘려보낼 리 없다. <강식당> 경주 편의 메인셰프 강호동은 주재료이기도 하다. <한끼줍쇼>와 <아는형님>에서 만들어진 좋은 사람 캐릭터와 샌드백 역할이 더 진하게 우러나온다. 단순한 ‘기믹’을 넘어선 인간적 매력을 토대로, 인간적 매력을 부각시키는데 일가견이 있는 스토리텔링 작가들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추뿐 아니라 정서적 교감까지 가능한 캐릭터로 발전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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