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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충전으로 600km 달리는 전기차, 혁신인가 헛발질인가
기사입력 :[ 2019-07-15 09:57 ]


1분 충전에 600km를?, 정말 7년 안에 가능할까

[전승용의 팩트체크] 미래 자동차가 전기차가 될 것이냐 수소차가 될 것이냐 논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전기차가 대세라는 쪽은 수소차의 단점을, 수소차가 대세라는 쪽은 전기차의 단점을 아프게 꼬집으면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말합니다. 어떤 게 맞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문제겠지만, 이 둘의 승부는 과연 누가 더 빠르고 편리한 충전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눈에 띈 기사가 다음자동차 섹션에 올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분 충전으로 600km 주행하는 전기차…’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요. 보자마자 이게 가능한 기술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바로 클릭했죠.



확인했더니 1분 충전으로 600km 주행하는 전기차가 나온 게 아니라 정부가 이런 기술 개발을 위해 7년간 1600억원을 지원한다는 기사였습니다. 이름하여 ‘알키미스트(연금술사) 프로젝트’로, 1분 충전으로 600㎞를 주행하는 전기차를 비롯해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 슈트, 유리창 형태의 투명한 태양전지, 카르노 효율 한계에 근접한 히트 펌프, 이론상의 한계 효율을 극복한 슈퍼 태양전지, 공기 정화 자동차 등 6가지 과제를 공고한 후 지원자를 모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얼핏 봐도 실현되기 어려워 보이는 과제들입니다. 좀 더 살펴보니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런 연구개발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개발 역량을 기르는 것이 목표라고 하네요. 연구의 최종 평가 역시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등급 부여를 하지 않고 성과 발표회를 개최하는 형태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댓글에 안 좋은 반응이 많이 보입니다.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뭔가 찜찜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일단 정부의 돈이 헛되게 쓰인다는 비판이 있네요. ‘1600억 투자로 것도 7년 안에? 어째 허황된 꿈같은 소리로 들리지?’, ‘다 업체 정해져 있는 과제구먼. 그냥 나누어 먹기 미안해서 과제 이름도 정하고 대단해 보여’, ‘헛돈 쓰겠군. 돈 쓰고 나서 결과도 기사로 내라’…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보입니다. ‘5년 안에 1분 충전에 600킬로 충전 가능한 기술 개발하면 전세계 전기차 시장 다 씹어먹을 수 있지만, 현실은 10년 지나도 1분에 100킬로도 어려울 거임’, ‘1분에 어떻게 충전을 해..테슬라 경우 100kw 급인대 1분이면 6000kw 급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그걸 받아들일 배터리는 있지도 않거니와 그 수준이 가능한 이론 조차도 없음’, ‘1분 충전으로 100km를 간다고? 에너지 특성상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터리 및 충전 시스템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현재의 기술력을 기준으로는 1분 충전으로 600km 달리는 전기차가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7년은커녕 70년이 지나도 가능할지 의문일 정도로 힘들 것 같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리 빠른 충전 시스템이 개발되더라도 배터리가 받아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충전 기술과 함께 배터리의 내구성도 높아야 가능합니다. 충전 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배터리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배터리 시스템 자체가 파괴되거나 배터리 효율이 급하게 떨어지면서 제 기능을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현재 나와있는 고속 충전 시스템은 150kW급이 최고입니다. 600km 정도를 달리려면 배터리 용량이 150kWh는 돼야 할 텐데, 이 용량의 80%를 채워 넣으려면 40~50분은 걸린다는 것이죠.



지난해 아우디에서는 차량에 전기를 쏴 충전을 시키는 섬락(Flachover)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번개 같은 50만볼트의 전압을 자사의 전기차인 e-트론에 쏴 배터리를 충전한 것이죠. 참고로 50만볼트는 진짜 번개(낙뢰)의 1/2000 수준이고, 아우디는 최대 350만볼트의 섬락을 시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시연에서 50만볼트의 전압은 e-트론에 2초 동안 내리쳤습니다. 이때 충전된 배터리 용량은 0.22kWh였습니다. e-트론의 배터리 용량은 95kWh, 단순 계산으로도 완전히 충전하는데 15분 정도는 걸린다는 것이네요. 다시 말해, 별도의 충전 케이블 없이 400kW급으로 충전을 해도 이론상 15분은 필요하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분 충전으로 600km를 달리는 전기차가 가능하리란 상상이 전혀 안 되는 것이죠. 오히려 배터리 교체식이나 달리면서 충전하는 태양광 도로, 주차장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이 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과연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합니다. 현재의 충전 시스템보다 수십배 더 강력한 메가와트급 충전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그리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은 어떻게 개발할지 말이에요. 완벽한 결과는 바라지 않을 테니 제법 그럴듯한 그림이라도 그려보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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