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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클럽’ 부럽다, 14년 전 함께한 동지들과 회포를 푼다는 게
기사입력 :[ 2019-07-22 14:17 ]


‘캠핑클럽’, 단순히 팬들 위한 추억 콘텐츠를 넘어선 까닭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1990년대 아이돌의 전설 핑클이 다시 뭉쳤다. 그런데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 H.O.T나 젝스키스처럼 재결합 콘서트를 위한 준비 과정도 아니고, 1회성 과거 재현이나 관련한 찬란한 영광을 곱씹는 토크도 아니다. 세월을 거슬러 화려한 조명 아래로 함께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밴을 타고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찾아다니며 서로를 마주볼 시간을 갖는다. <캠핑클럽>이라는 캠핑과 핑클을 연결한 매우 직관적인 제목 그대로 캠핑을 떠난다. 아마도, 핑클로 재결합해야 할 만한 경제적 동력이 딱히 없는 영향도 있겠지만, 완전체 핑클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 데에는 이효리의 영향이 무엇보다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캠핑클럽>은 해체 이후 핑클의 첫 번째 콘텐츠면서 유기동물보호, 슬로라이프, 채식, 요가, 제주도에 이은 이효리 라이프스타일의 최신 버전이다. 제주도 라이프를 히트시킨 이효리가 가져온 다음은 개조한 밴을 타고 여행하는 밴라이프다. 그간 캠핑을 주제로 하거나 캠핑 마니아 연예인들이 출연해 캠핑의 로망을 전달한 예능은 숱했다. 하지만 이효리 콘텐츠가 대부분 그렇듯 실제로 중시하는 가치와 정서가 더욱 중요하다. 캠핑 경험이 거의 없는 핑클 멤버들은 의자 조립도 제대로 하지 못하지만 상관없다. 이들은 캠핑에 대한 애정과 경력을 늘어놓는 대신,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와 읍내를 거쳐 밴라이프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소중한 존재들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길을 떠나는데 어떠한 목표도 없다. 제작진이 미리 설정한 도착지로 여정을 이어가기만 하면 된다. 각자의 사정과 위치로 작동하는 일상에서 벗어난 시공간에서 14년 전 함께했던 동지들과 오롯이 하루를 나눈다. 그렇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러운 관계가 형성되고 꾸밈은 최소화된다. 옅은 화장이나 자다 일어난 모습에서도 그렇고, 더 나아가 친한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이 세월이란 여유를 머금고 만나다보니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금세 자리를 잡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런 공기 속에서 여전한 미모를 과시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요정 시절과는 조금 다른 모습들, 정말 친하기에 나올 수 있는 관계가 눈길을 끈다. ‘루비’ 가사를 20여년 만에 다시 해석하며 본의 아니게 질척했던 지난날의 집착을 반성하거나 자신의 노래 파트가 없는 생소한 수록곡을 마주한다. 소문 무성했던 불화설을 어느 정도 토대로 삼고 21년 만에 캐미스트리를 확인했다는 이진과 이효리를 보면서 서로 깔깔거린다. 어느덧 옥주현을 제외하고 유부녀가 된 멤버들의 농 짙은 대화 등을 모닥불 앞에 자리 잡고 앉은 듯 미소를 머금고 멍하게 바라보게 된다.



코를 골고, 짓궂은 장난을 치고, 배변에 관련한 농담을 하며 좁은 데 옹기종기 모여 수련회를 온 소녀들처럼 들떠 있는 핑클은 사실 잘 그려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캠핑클럽>은 좋은 모습, 안 좋은 모습 다 보여주고, 또 서로 알아온 세월이 깊은 정말 친한 관계에서만 나올 수 있는 진정한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길 위로, 자연 속으로 자신들만의 치유 여행을 떠난 멤버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 그 시절의 모습까지 서로 이해하려는 모습이 <캠핑클럽>만이 갖고 있는 색다른 그림이다.

<캠핑클럽>은 휴가철에 찾아온 여행레저 콘텐츠면서, 14년 만에 완전체로 나타난 핑클이란 점에서 화제만발이다. 그리고 민박 대신 밴라이프를 ‘힙한’ 소재로 가져왔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예전부터 예능감을 인정받았던 4인 4색의 캐릭터는 최신 근황을 제외하고 서로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만큼 여행 시작 전부터 웃음을 터트린다. 이미 기존 예능의 공식이나 남성 출연자들이 닦아놓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방식을 따라갈 필요조차 없는 매우 드문 형태의 예능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힙스터, 슬로라이프 브랜드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이효리의 가장 최근 이야기다.



<캠핑클럽>도 외형만 놓고 분류하자면 1990년대 추억 콘텐츠의 일환이지만 과거 속에 살거나 반갑고 아련한 추억 여행이 아니라는 점에서 포인트가 있다. 어린 나이에 함께 전성기를 구가한 이들이 오랜 시간과 세월이 흐른 후, 각자의 시간과 능력과 성향에 맞게 다르게 조각되어 다시 모였다. 네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밴라이프를 통해서 말이다. 14년 만에 함께하는 방송이지만 지나간 세월과 흘러간 과거를 떨어져서 바라보고, 그만큼 변화한 세상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받아들이고 있음이 드러난다. 일종의 관조는 깨달음을 동반한다. 완전체 핑클의 예능이 단순히 팬들을 위한 추억 콘텐츠를 넘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로 다가오는 이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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