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다시 찾은 포방터 홍탁집, 시청자도 흐뭇해진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아마도 시청자들 또한 불안감 반, 기대감 반으로 봤을 게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여름특집 긴급점검으로 다시 찾은 식당들. 그 중에서도 포방터 홍탁집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방송되던 때만 해도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했던 홍탁집 사장님이 아니었던가. 백종원은 의외로 솔루션만 제공한 게 아니라, 고생하시는 홍탁집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사장님 자체를 바꿔보려 노력했다. 사실 이 부분은 프로그램이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말조차 나오기도 했었다. 게다가 사람이 어디 그리 쉽게 바뀔 수 있을까.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다른 골목을 찾았을 때도 간간히 홍탁집 사장님의 근황이 확인되었다. 그것은 그 후로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백종원에게 인증샷을 보내는 사장님 때문이었다. 새벽에 나와서 닭을 삶기 시작하며 인증샷을 올리고 장사를 하고 나서도 남은 국물을 체크해 문자를 보내는 일이 반복됐고, 백종원은 그것이 다소 귀찮고 괴로운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기특하게 여기는 눈치였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진짜인지 아닌지 다시 여름특집으로 마련된 긴급점검을 위해 백종원이 포방터 시장을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청자들은 궁금해졌다. 그 때의 불안 불안했던 사장님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과 함께.

문이 닫혀 있었지만 홍탁집 사장님은 아침 일찍부터 닭을 삶으며 잠깐 졸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백종원에 다소 놀라는 눈치였지만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냉장고 안에도 살펴보라고 자신감 있게 얘기하는 모습에서는 그가 식당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었는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마치 시트콤 같은 풍경이 이어졌다. 삶아진 닭을 고기만 발라내며 백종원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 모습에서는 과거 그렇게 함께 앉아 있던 모습이 오버랩됐다. 말할 때 고개 돌리고 말하라는 백종원이 지적에 긴장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 웃음이 터지게 만들었다.



이제 걱정은 그가 장사를 잘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척 보기에도 안 좋아 보이는 건강이었다. 신장이 안좋다는 홍탁집 사장님은 살이 쪘다기보다는 부어보였고, 검진에서는 당뇨가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백종원은 그것이 운동을 안해서라고 지적했고, 마침 그 곳을 찾은 돈가스집 사장님은 홍탁집 사장님의 하루를 일일이 백종원에게 보고(?)했다. 놀랍게도 돈가스집 사장님은 백종원이 과거 요구했던 것처럼 포방터 시장을 매일 둘러보고 있었다.

3시에 장사가 끝나면 종종 돈가스집을 들른다는 홍탁집 사장님은 돈가스를 3인분이나 사서 사라지곤 했다고 돈가스집 사장님이 증언(?)했고, 그걸 상황실에서 들은 김성주와 정인선은 부러워하면서도 그렇게 먹어 몸이 안 좋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훈훈한 광경이 이어졌다. 헬스를 끊어서 3시부터 운동을 하라는 백종원의 이야기에 대뜸 돈가스집 사장이 헬스를 자기가 끊어주겠다고 했고, 백종원은 PT 10회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백종원은 이제 ‘헬스 인증샷’을 매일 찍어 보내라고 새로운 미션을 내렸다. 남은 닭 국물 체크하듯이 몸무게 체크해서 보내라고.



불안감이 사라진 자리에 빵빵 터지는 웃음이 자리했다. 건실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은 시청자들 또한 흐뭇하게 만들었다. 살 빼서 올해 꼭 결혼하라고 덕담을 해주고, 여름에는 아무래도 뜨거운 닭 국물을 덜 찾을 걸 예상해 또 다른 메뉴를 준비해온 백종원을 대하는 홍탁집 사장님에게서 그 감사한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 마음 잊지 말고 건강하고 건실하게 장사하시길.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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