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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보다 재밌다”...박명수 말에 담긴 ‘더짠내투어’ 자신감
기사입력 :[ 2019-08-20 13:48 ]


차분하지만 편안하고 지적으로 돌아온 ‘더 짠내투어’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tvN 예능 <더 짠내투어>가 쾌청한 하늘이 반기는 백야의 모스크바를 찾았다. 지난 6월 17일, 그간의 사건사고를 훌훌 털고 새 단장한 <짠내투어> 시즌2의 세 번째 여행이다. 개편하면서 최저가 여행을 지향하던 가성비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마음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인 ‘가심비’ 콘셉트를 얹었다. 저렴한 경비로 여행한다는 기존의 설정은 유지하면서 제작진이 준비한 미션을 통과하면 숙소나 먹거리 등 한 가지는 금액에 상관없이 럭셔리 여행이 가능한 장치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나름 풍족한 연예인들이 돈 앞에 전전긍긍하며 온갖 고난을 해쳐나가는 모습뿐 아니라 취향을 담은 여행 정보를 덧입혀 볼거리를 확장했다.

그리고 박명수를 제외하고 전원 교체된 멤버들의 기본 성향부터 달라졌다. 우선 새로 합류한 멤버 모두 여행을 좋아하고 즐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뷰 마니아 규현과 이용진은 모두 여행이 취미이자 삶의 낙인 자타공인 여행광이고, 한혜진은 아예 해외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래서 <짠내투어> 전매특허인 좌충우돌하는 여행의 묘미는 덜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유가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비교적 서로를 배려하는 차분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은 이런 경험과 성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테면 규현은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설명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가오슝에서 이용진처럼 오래도록 간직할 만한 사진을 남겨주려는 배려가 있다. 이행시와 삼행시 장인 박명수는 프로그램의 가장 어른이자 유일한 원년멤버다운 여유를 보인다. 모처럼 짜증과 공격보다는 참여와 독려의 의지를 드러내며, ‘쿵짝’을 맞춘다. 거기에 사칙연산에는 매우 취약하지만 친화력만큼은 <나 혼자 산다>에서 발휘한 모습 그대로인 한혜진까지 더해져 들뜨지 않은 가운데 잔잔한 즐거움과 친근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런 멤버들끼리 가까워지는 분위기 속에 진세연, 신예은, 광희, 주이 등 매번 매력적인 게스트들이 함께하며 활기를 불어 넣는다.

<짠내투어> 초창기의 좌충우돌, 결핍의 여행기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겐 밋밋하게 보일 수 있지만 보다 여행에 집중한 전략은 자극적인 콘셉트의 지속가능성을 확장하고 출연자들의 일탈 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브랜드를 추스르는 데 꽤나 성공적으로 작용한다. ‘12시간이 모자라’ 투어를 진행한 설계자 규현은 건축양식에서 스탈린까지 해박한 지식을 술술 풀어내며 가이드 못지않은 이야기를 쏟아냈고, 뒤이어 ‘알아두면 쓸모 있는 TMI 모스크바’ 투어를 이끈 한혜진도 크렘린 궁전에서 근위대 퍼레이드를 구경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둘러보는 가운데 박명수가 <알쓸신잡>보다 재밌다는 평을 내릴 정도로 규현에 버금가는 가이드 실력을 선보인다. 이국적인 볼거리와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한층 수준 높아진 설명이 곁들여지면서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 알아가는 재미도 생긴다.



가심비 결정 미션은 게임자체를 지켜보는 묘미도 있지만 설계자간의 경쟁체제로 진행되던 <짠내투어>의 방향성을 바꾸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여행 중 게임이라니 지극히 예능 문법에 준한 장치이긴 하지만, 이 미션을 통해서 출연자들은 설계자간의 경쟁 구도를 넘어서서 협동을 하게 되고 하나로 뭉치는 계기의 상징이 된다. 물론,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카메라가 게임에 실패했을 때 가야만 하는 초저가 도미토리에서의 생활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짝꿍을 만들거나 이런 단체 게임을 통해 좌충우돌, 티격태격보다는 알콩달콩하게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하는 식구로서 존중하는 새로운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특히 이번 모스크바 여행의 출연자들끼리 짝을 지어서 여행을 설계하는 ‘쿵짝투어’ 콘셉트는 출연자들 간의 유대와 호흡을 한 차원 더 깊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고리키 공원에서의 킥보드 대결, 이색적인 그네타기 등에서 드러난 표정들, 한혜진의 흰 구두를 보고 탭댄스를 추라는 박명수의 엉뚱한 제안에 탭댄스 흉내로 화답하는 한혜진의 리액션 등이 그런 장면이다. 또한 박나래와 같은 개그맨롤을 맡았지만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수수하거나 술에 취해버리는 이용진, 가방몰아주기에 매번 당첨 되도 예전 같지 않게 짜증내지 않는 박명수, 차분한 규현이 중심축을 이루면서 매번 신예은이나 진세연처럼 발랄한 게스트들이 함께해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러면서 관계의 톱니바퀴가 서서히 맞아 들어가고 있다. 익숙할 대로 익숙하고 얼룩진 대로 얼룩진 <짠내투어>를 다시 지켜보게 만드는 가장 큰 기대요소는 <더 짠내투어>에 새롭게 합류한 인물들의 친밀함이 서서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에서 가장 핵심인 무언 갈 함께해나가는 성장스토리의 씨앗이다. 서로 조금 낯설고 어색했던 대만 가오슝에서 현재 모스크바 여행까지 함께하는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도 살아나면서, 여행 정보 예능의 가치에 더욱 힘을 실은 변신은 편안한 무드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환기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 왜냐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더 짠내투어>는 다시금 TV 앞에서 여행의 설렘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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