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의 데뷔 20주년에 들리는 방탄의 빌보드 핫100 첫 1위 기대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보아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보아는 2000년 8월 25일 만 13살의 나이로 1집 ‘아이디; 피스 비(ID; Peace B)’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섰다. 이후 일본 오리콘 차트와 미국 빌보드 차트에 최초의 기록들을 세워 K팝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다.

보아 20주년에 즈음해 방탄소년단(BTS)의 첫 영어 싱글 ‘Dynamite’가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핫100에 1위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해외에서 강력하게 들려오고 있다. 2020년 8월의 끝에 20년을 달려온 K팝의 처음과 현재가 함께 빛나고 있는 모양새다.

K팝의 시초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멀리는 1980년대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린 조용필부터 1990년대 중후반 대만에서 사랑받은 클론이나 중국 한류를 이끈 NRG, H.O.T. 등을 처음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이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상위 시장인 데다 차트같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아가 K팝의 문을 열었다고 봐야 맞을 듯하다. 중국과 동남아는 한국 가수들이 공연 등을 통해 상당한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입장에서 보기에 차트같은 권위 있고 객관적인 수치를 통한 확인이 어려워 최초의 타이틀을 부여하기가 애매하다.

보아가 일본에 건너가기 전까지 일본은 한국이 넘볼 수 없는 시장이었다. 세계 2위라는 규모면에서도 그렇지만 수많은 일본곡 표절 시비에서 알 수 있듯 음악의 완성도나 다양성에서 가요가 뒤따라가기 바쁜 상위 시장이었다.

한국에서 데뷔한 보아는 곧 일본으로 건너가 ‘LISTEN TO MY HEART’의 오리콘 데일리 차트 3위를 시작으로 많은 기록을 세웠다. 싱글과 앨범의 수많은 데일리 차트 1위는 물론 싱글 ‘DO THE MOTION’과 앨범 ‘VALENTI’ 등은 위클리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보아는 한국 대중음악계가 패배주의와 열등감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이후 일본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져 현재 K팝의 차트 1위 기록은 셀 수도 없고 꿈의 공연인 돔투어를 하는 한국 가수만 여럿이 된 상황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완성도도 함께 급성장해 이제는 일본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의 음악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인정받는 위치가 됐다.

일본이 가능해지자 최종 목표인 미국 빌보드를 향한 도전도 시작됐다. 이수만 SM엔터테언먼트 회장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등의 진두지휘로 소속사 가수들이 함께 개척의 길에 올랐다. 여기서도 보아가 다시 한 번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 활동을 어느 정도 마친 후 보아는 2009년 미국 데뷔 앨범 ‘BoA’를 내놓는다. 이 음반은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한국 가수로는 첫 진입하는 기록(127위)을 세운다. 보아는 결국 한국이 일원이 되기 원했던 대중음악 상위 리그에 모두 첫발을 디딘 개척자로 이름을 올린다.

이후 싱글 차트 핫100에 진입한 원더걸스, 핫100 2위까지 오른 싸이를 거쳐 현재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의 중요한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이미 4번 연속 1위에 올랐고 싱글도 핫100 4위까지 올랐다.

남은 것은 핫100 1위 정도인데 방탄소년단은 일본 발표 앨범이 미국 빌보드 200 14위를 기록한 것을 보면 보아 때와는 또 다른 시대에서 활약 중임을 알 수 있다. 그런 방탄소년단이 ‘Dynamite’로 핫100 정상 도전에 나서고 있다. 다음달 5일자 차트로 예상되는 ‘Dynamite’ 차트 진입에 1위가 가능하다는 예상이 해외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근거는 지금까지 발표한 싱글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티파이에서 발매 첫날인 21일 글로벌 톱50 차트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에서는 뮤직비디오 발매 24시간 세계 역대 최대 조회수를 기록했고 빌보드 장르 차트인 라디오 차트에서도 자체 최고 순위인 30위에 올랐다.

핫100 차트는 방송, 음원 판매, 스트리밍, 유튜브 조회수 등 다양한 지표들을 종합해 집계한다. 이에 반영되는 수치들이 모두 최고를 기록하고 있어 방탄소년단이 핫100 맨 위에 올라있는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방탄소년단이 핫100까지도 1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K팝의 해외 도전사는 첫발을 뗄 때 꿈이었던 목표를 모두 이룬 것이 된다. 보아로부터 시작돼 이후 도전에 힘을 보탠 개척자들은 당시 몽상가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마침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입증한 방탄소년단과 함께 언급돼야 마땅할 상황이다.

박수와 찬사는 방탄소년단에게 보내고 보아를 비롯한 개척자들은 기억해주는 핫100 1위 등극을 기대한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SM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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