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국민남편이라 불리지만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그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시소 같아요.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잖아요. 좋은 때도 있고 좀 나쁠 때도 있고 하지만 결국엔 제자리에 있잖아요.”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이상순은 결혼을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시소 같다’는 답을 내놨다. 그가 한쪽에 앉아 있고 다른 한쪽에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이효리가 앉아 있을 터였다. 때때로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배려하고 맞춰가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 누군가 조금 우울할 때는 상대편에서 하늘 높이 올려주고 또 반대의 경우에는 자신이 받은 대로 상대를 즐겁게 해주는 것. 이상순의 ‘시소’ 비유는 아마도 기혼자들에게는 공감 가는 면이 컸을 게다.

이른바 ‘국민남편’ 특집으로 마련된 <유퀴즈 온 더 블럭>이고 그래서 장윤정과 결혼한 도경완과 이효리와 결혼한 이상순이 각각 홀로 출연했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보이는 건 그들의 배우자들이다. 자기 이야기를 그토록 오래 해본 적이 별로 없고, 그래서 자신이 아니라 ‘장윤정의 남편’으로 더 알려져 있다는 도경완은 이런 자리가 너무나 즐겁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 속에서 장윤정의 아우라는 어쩔 수 없이 느껴졌다.

워낙 대장부의 이미지를 가진 장윤정답게 결혼 전부터 자신과 결혼하면 달라질 것들을 줄줄이 얘기하고 실제로 그걸 경험했다는 도경완에게서는 아내에 대한 ‘존경’에 가까운 사랑이 느껴졌다. 결혼식 때부터 장윤정 앞에 자신의 집안사람들이 일종의 팬 미팅 현장을 방불케 하는 광경을 보여줬다고 너스레를 떠는 도경완은 그만큼 아내에 대해 느끼는 든든함을 드러냈다.

이상순 역시 마찬가지였다. 홀로 방송에 나온 적이 별로 없어 떨리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이상순은 아내인 이효리를 어떻게 만나게 됐고 결혼하게 됐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런데 그 만남의 과정을 보니 우리가 알고 있듯이 정재형의 주선으로 그저 이어진 인연이 아니었다. 몇 년 간의 우연과 인연이 이어지고 운명처럼 반려견 구아나를 입양하면서 가까워진 것. 옥탑방에 찾아와 이효리가 팔을 다친 이상순을 대신해 청소를 했다는 이야기는 스포트라이트를 한창 받던 당대의 이효리의 또 다른 모습으로 유재석을 놀라게 만들었다.

즉 방송에서는 ‘센 이미지’로만 주로 비춰지곤 하고, 그래서 이효리와 이상순이 잘 살고 있는 것이 대부분 이상순이 모든 걸 맞춰줘서 그런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이야기들과 실제는 많이 달라 보였다. 유재석은 이효리의 이상형이 ‘이해심이 바다와 같이 넓은 사람’이라며 거기에 이상순이 딱 맞는 인물이라고 했지만, 이상순은 “이해한다기보다는 그 자체로 괜찮다” 생각하는 편이라고 했다. 무언가 자신과는 맞지 않는 선택을 해도 내버려두면 결국 이효리는 제 자리를 잘 찾아온다는 것. 이상순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렇게 ‘그 자체로 괜찮다’고 여기는 마음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실로 바다와 같은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

그런데 이상순은 자신이 이효리를 다 맞춰주니까 그렇게 산다는 이야기에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의 조화가, 노력이 없으면 이렇게 안정적으로 살기는 힘들죠.” 이상순이 말한 결혼은 ‘시소’라는 표현이 다시금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이상순은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이효리를 ‘그 자체로 괜찮다’고 받아들이고 있었고, 이효리 또한 그만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는 것.

흔히 국민남편이라고 불리는 연예인들은 아내 잘 만나 잘 사는 정도로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도경완과 이상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들 또한 그런 사랑을 받을만한 충분한 매력의 소유자들이라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러니 장윤정도 이효리도 기꺼이 그 시소의 맞은편에 앉지 않았겠나.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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