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엔 ‘공조2’? 이 자신감 이유 있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뭐 대단할 게 있겠어? 그렇다. 대단할 건 없다. 하지만 대단한 걸 그리 기대하지도 않는다.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두 시간 넘게 빵빵 터지는 웃음과 액션의 향연이면 그만이지 않은가. 이석훈 감독의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은 그런 영화다.

일단 캐스팅으로 끝났다고 할 정도로 영화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보통 영화에 몰입하려면 거기 등장하는 인물들의 서사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공조2>는 그게 필요 없다. 이미 <공조>를 통해 그 서사 구조나 인물 설정을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 바깥에서 이미 갖고 있는 그 이미지를 작품 안으로 가져와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현빈의 잘 생긴 외모는 북한 형사 림철령이라는 캐릭터에 그대로 스며들어 전작에서 박민영 역할로 임윤아와 보여줬던 그 배꼽 터지는 로맨틱 코미디 상황의 구도를 만들어낸다. 임윤아가 설레어하는 그 모습만으로도 웃음이 터지니까. 그런데 여기에 <공조2>는 또 하나의 비밀병기(?)를 세워 놓았다. 바로 다니엘 헤니다. 미국에서 날아온 FBI 잭 역할로 등장하지만, 그는 영락없이 젠틀하고 잘 생긴 외모로 미소를 짓거나 윙크를 하는 것만으로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바로 그 다니엘 헤니다.

그러니 전작과 달리 현빈에게는 다니엘 헤니라는 대결상대(?)가 생겨나고, 임윤아에 빙의된 관객들은 이 두 남자들 사이에서 기분 좋은 갈등에 빠져든다. 물론 현빈과 다니엘 헤니 사이에 서 있는 유해진은 그 서글서글하고 서민적인 면면만으로도 관객들의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마치 외모지상주의를 내세우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도 유해진이 오히려 더 매력적인 면면을 꺼내놓으면서 기분 좋게 상쇄된다.

여기에 액션에 필수적인 악역이 빠질 수 없다. 전체적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 사이에 긴장감을 계속 세워놓는 역할로 장명준이라는 북한 출신 범죄 조직 리더를 진선규가 맡았다. <범죄도시>에서 빡빡 민머리로 등장해 섬뜩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진선규가 이번에는 덥수룩한 머리를 하고 등장해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게다가 어딘가 사연 있는 악역으로서 살벌함 뒤에 남는 짠한 면모까지 잔상으로 남기는 악역이다.

이러니 <공조2>의 포스터에 들어가 있는 다섯 명의 배우 즉 임윤아, 유해진, 현빈, 다니엘 헤니 그리고 진선규의 얼굴만 봐도 관객들은 이 작품이 어떤 즐거움을 줄 것인가를 읽어낼 수 있다.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의 서로 다른 입장들이 교차되며 공적이 된 범죄조직과 싸우면서 조금씩 공조하는 이야기. 그 강렬한 액션과 더불어 로맥틱과 코미디가 적절히 더해진 재미요소들이 그것이다.

사실 올해 기대했던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나오지 않았다. 되레 역대급 캐스팅과 대규모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던 <외계+인>과 <비상선언>은 손익분기점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바로 직전에 방영됐던 <범죄도시2>가 천만 관객을 넘겼다는 사실은 <공조2>에 대한 기대감을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작품이 가진 무게감이나 예술성을 떠나서 관객들은 보다 확실한 재미를 원하고, <공조2> 역시 <범죄도시2>처럼 그런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인물 구성만으로도 <공조2>가 어떤 재미를 줄 것인가를 누구나 예감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건, 흥행에는 청신호가 분명하다. 실제로 액션과 코미디에 충실한 이 작품은 폼 잡기보다는 바로 그 재미요소에 집중하고 있어 관객들이 느끼는 만족감도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올 추석에는 <공조2>’라는 자신감이 납득되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공조2>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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