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하는 ‘장사천재 백사장’, ‘현지먹’과 다른 점은

[엔터미디어=정덕현] 백종원이 해외에서 음식을 만들어 판다? tvN 예능 <장사천재 백사장>은 지금껏 백종원이 방송을 통해서 했었던 요리, 창업 카운슬링, 먹방 등에 ‘장사’라는 새로운 영역을 추가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니라 해외의 낯선 지역에서 진짜 장사를 해보는 것.

이 프로젝트가 성사된 건 지난해 <백패커>로 백종원과 함께 했던 이우형 PD와의 인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우형 PD는 과거 <현지에서 먹힐까?>를 태국편, 중국편 그리고 미국편을 시도한 경력이 있다. 해외에 나가 한식 푸드트럭을 하는 프로젝트가 그것인데 태국편에는 홍석천이 중국과 미국편에는 이연복 셰프가 함께했다. 장사로 돈을 버는 것보다는 한식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가 더 중요하게 다뤄졌던 방송이었다.

그러니 <장사천재 백사장>은 이러한 이우형 PD의 경험에 백종원이라는 ‘음식 장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인물이 함께 함으로써 탄생한 결과물로 보인다. 제목에 ‘장사천재’라고 할 만큼 음식장사에 있어서 베테랑인 만큼, 백종원에게 부여된 미션은 과거 <현지에서 먹힐까?>보다 더 어렵고 까다로워졌다.

어느 나라로 가는 지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 공항에서 백종원에게 전달된 비행기티켓에는 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라는 읽는 것도 쉽지 않은 지명이 적혀 있었다. 가는 데만도 23시간이 걸리는 곳. 이우형 PD는 이 가는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대신 집게로 집어 그곳에 떨어뜨린 느낌의 예능적인 연출로 보여준 후, 곧바로 장사에 돌입했다.

시장조사를 하고(현지 음식을 먹어보고), 상권을 분석하고(시장을 둘러보며 어떤 음식이 얼마에 팔리는지 확인하고), 장사를 할 공간에 가본다. 아예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 조리대부터 조리도구들까지 모두 하나하나 세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백종원은 잠시 멍해 있다가 곧 현실을 받아들인다. 식재료를 구입하고 현지에서 일할 직원을 뽑는다.

<장사천재 백사장>은 이처럼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아무 것도 없는 전무의 상태에서 하나하나 가게를 열고 인력을 들이며 내놓을 메뉴를 선정하고 장사에 직접 뛰어드는 그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모로코라는 낯선 지역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된 게 아니라 즉석에서 준비해나가는 리얼리티 생존이 이 프로그램에 긴장감과 기대감을 부여한다.

그러면서 차츰 이장우와 뱀뱀이 합류하는 방식으로 예능적인 세팅(?) 또한 갖춰 놓는다. 혼자 뛰다 함께 하는 동료(?)가 생기면서 시청자들도 차츰 안도하게 되고 과연 모로코에서 백종원이 내놓은 불고기버거와 갈비탕이 먹힐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아마도 국내에서 했다면 아무런 긴장감이 없을 게다. 또 미국이나 중국처럼 어느 정도 백종원에게 이미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의 미션이라도 마찬가지다. 그건 이미 <현지에서 먹힐까?>를 통해 이연복 셰프가 했던 것이라 보는 재미도 식상할 수 있는 선택이 된다. 그래서 지금껏 여행 프로그램에서조차 잘 가지 않았던 아프리카 모로코라는 곳을 선택하고, 사전 정보 없이 장사의 과정을 백종원이 발품 팔아 시도하게 한 건 <장사천재 백종원>의 차별화된 색깔을 만들었다.

그렇게 오픈한 첫 날의 결과는 어땠을까. 시작은 나쁘지 않다. 백종원의 계획대로 ‘보여주기식 작전’을 통해 음식 하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하나하나 끌어들이고 순식간에 문정성시를 만드는 결과를 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장사가 호락호락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다음 회 예고에 등장한 것처럼 현지의 텃세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연 백사장은 장사천재의 면모를 이 위기 상황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 장사라는 본업으로 돌아온 백종원의 모로코에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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