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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통해 본 잘 나가는 김태호·나영석의 콜라보 가능성
기사입력 :[ 2019-10-23 15:21 ]


‘유퀴즈’가 쿨하게 깨버린 방송사의 벽, 그 의미

[엔터미디어=정덕현] 상암동에서 이뤄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역적 특성상 방송사 사람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상암동은 방송사들은 물론이고 제작사들까지 밀집된 지역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특정 거리로 나서 그 곳의 사람들을 만난다는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의외로 방송사 간의 벽을 허물어버리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타 방송사의 PD가 출연해 자신이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을 홍보한다거나 하는 일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 게다. 그래서 유재석과 조세호가 우연히 만나게 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조연출 김지형씨는 이 상황이 괜찮은 것인지 조금은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tvN에서 찍는 프로그램에 MBC PD가 출연한다는 것이 어딘지 어색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괜찮은 지 의향을 묻고 괜찮다며 한 자리에 앉게 된 그 순간 ‘역사적인 대통합’이라는 자막이 붙여졌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것이니 ‘역사적인 대통합’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분명한 건 이제 방송사 간의 벽이 과거보다는 한층 낮아졌다는 점이다. 김지형씨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은근히 홍보했고,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그걸 쿨하게 허용했다.

이렇게 된 건 방송사가 나뉘어 있고 또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상암동에서 일하고 있고 또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동질감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는 달라도 그들은 일의 관점에 있어서 통하는 면이 많았다. 짧은 방송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주일 내내 공을 들이는 그 과정들이 그랬다.



하지만 더더욱 방송사간의 벽이 낮아지게 된 건 모두가 얘기하는 ‘TV의 위기’에 대한 공감대 때문이다. 모두 TV를 플랫폼으로 하는 방송사에 들어와 일하고 있지만 점점 TV를 보지 않게 된 시대에 들어섰다. 많은 PD들이 저 스스로도 TV를 잘 보지 않는다고 털어놨고, TV가 아니라도 볼 게 너무 많다는 솔직한 속내를 얘기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감도 있지만 일단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모두 공감하는 눈치였다.

흥미로웠던 건 이렇게 달라진 환경 속에서 낮아진 방송사들 간의 벽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그건 MBC를 대표하는 김태호 PD와 tvN을 대표하는 나영석 PD가 이 프로그램에 나란히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양대산맥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다. 물론 같이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프로그램에 등장한다는 건 의미심장한 일이었다.



또한 그들은 달라보여도 비슷한 걸 고민하고 있었다. 그건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의 갈등이다. 김태호 PD는 익숙함을 요구하는 일이 많지만 그래도 실험적인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는 속내를 비췄다. 반면 나영석 PD는 익숙한 것들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부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금씩 결은 다르지만 결국 이들은 어떻게 새로움을 전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아울러 최근 TV에서 점점 이탈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고민 또한 이들은 공유하고 있었다. 기존의 플랫폼인 TV와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적응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런 똑같은 고민과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경쟁사라고도 할 수 있는 양방송사의 주역들을 쿨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를 비교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만나 의견교환을 할 정도로 친분을 갖고 있다. 필자가 만나본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건 이제 플랫폼의 벽은 콘텐츠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허물어낼 수 있다는 열린 자세였다. 그들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를 위해 열린 모습이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두 사람을 나란히 출연시키는 그 풍경은 그래서 달라진 시대에 방송사를 뛰어넘는 통합 콘텐츠 역시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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