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에세이가 만난 ‘번지점프’ 뮤직에세이

[엔터미디어=공연전문기자 정다훈] “제주도 밤 바다를 보며 ‘번지점프’ 음악을 처음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2009년 창작 팩토리 공연 초연부터 참여해 더욱 특별한 작품이다. 하면 할수록 좋아져 너무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가 원하는 ‘번지점프’도 이전보다 더 조그만 극장에서 밀도 있게 만나는 것이다. 오늘 리딩을 하면서 미도가 엉엉 우는 모습을 보고, ‘번지점프’의 첫 감정이 떠올라 다시 한 번 마음이 두근거렸다. 모든 배우가 다 흥분 상태에 있다.”

자신의 우산 속으로 뛰어든 한 여자에게 반해 그녀만을 사랑하게 된 남자. ‘인우’역 배우 강필석이 <번지점프를 하다>와 5년을 함께 해온 소감을 전했다.

지난 19일 저녁,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뮤직에세이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열렸다. 주인공 인우, 태희, 현빈의 이야기와 음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는 뮤직 에세이와 뮤직 토크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 뮤직 에세이 섹션에선 강필석, 성두섭, 전미도, 김지현 등 주연 배우들이 각 등장인물의 이야기와 주요 넘버를 어쿠스틱한 편곡의 현악 5중주 반주와 함께 들려줬다. 2부 뮤직 토크 섹션에선 작사가 박천휴의 사회로 작곡가 윌 애런슨(Will Aronson), 강필석, 성두섭, 전미도, 김지현, 이재균, 윤소호, 박란주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강필석과 함께 2012년 초연 공연을 함께 해온 태희 역 배우 전미도는 “기다려준 관객 분들이 있어서 이렇게 빨리 다시 돌아오게 된 것 같다. 필석 오빠와는 <닥터지바고>,<로미오와 줄리엣>등 여러 작품을 함께 해서 필석 오빠가 가는 곳엔 나도 가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이 생기기도 한다. 초연 배우로서 너무 행복했는데, 내가 느꼈던 이 감정을 다른 배우에게 빼앗기기 싫은 마음도 있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강필석 또한 전미도와의 오랜 호흡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었다. “미도와는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해와 이젠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다.”며 “다만 단점이 있다면 ‘미도씨 신랑분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 있는 점이다”고 밝혀 객석을 웃게 만들었다. 강 배우는 추가적으로 “신랑분에게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2013 <번지점프를 하다>엔 새롭게 성두섭(인우), 김지현(태희) 배우가 합류했다. 특히 성두섭은 이전 작품에서 매번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역을 맡아 가슴앓이 전문배우로 거듭난 배우 중 한명. ‘“번지 점프‘는 설레임 자체”라고 밝힌 성두섭은 “그런 작품만 골라서 한 게 아니라 우연치 않게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그런 사랑을 추구하진 않지만 관객분들이 잘 봐주시니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지현 배우는 “한 남자의 마음 속에 온전히 자리하게 된 태희의 매력을 찾고 있다. 태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매력이 과연 어떤걸까? 계속 생각 중이다. 그래서 상대 배우에게 ‘태희가 어떤 여자면 좋겠어”라는 질문도 하면서 나와 태희가 만나는 지점을 찾고 있다“고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서 작곡가 윌 애런슨에 대한 재미난 일화를 들려줬다. ”작사가와 작곡가가 국내에 들어왔다고 해서 하루 이틀 있다가 갈 줄 알았는데, 매일 연습에 나와 놀랐다. 열정적으로 계속 수정을 해주는 점이 좋다. 개인적으로 전체 노래 연습 전 화장실에서 연습을 하고 들어가곤 했는데, 어느 날 작곡가 분이 ’저 안 들었는데, 노래 너무 좋아요‘라고 말 해주는 거였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셔서 너무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사회자로 나선 작사가 박천휴는 “귀여운 현빈들이 키도 커지고 부쩍 성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재균은 “무대에서 정말 행복했고, 배우는 느낌이 들었던 공연이라 꼭 다시 하고 싶었단 공연이다.” 윤소호는 ”초연 배우의 기억을 되살려 초연보다 더 좋은 재연 공연을 만들고 싶다. 따뜻하게 기다려 준 관객들의 격려와 애정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빈의 여자 친구 ‘혜주’역에 새롭게 캐스팅 된 배우 박란주는 두 현빈의 다른 색채에 대해서 말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명의 현빈이 실제로도 다르다. 이재균 현빈은 거친 상남자의 느낌을 준다면, 윤소호 현빈은 부드럽고 따뜻한 남자이다. 재균이가 무심하면서도 챙겨주는 분위기라면, 소호는 조용히 다가와 보듬어 주는 분위기다.”

2012년 초연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선사하는 음악과 시공간을 뛰어넘는 독특한 감성,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호평 받았다. 오는 9월27일부터 11월1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서 다시 한번 관객을 만난다. 김지현 배우는 마지막으로 “가을이란 계절을 참 좋아하는데, ‘번지점프’는 올 가을에 찾아오는 가장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해 더욱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뮤지컬 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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