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홍가혜 논란, 이 와중에도 선정적이라니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지난 18일 MBN의 민간 잠수부 홍가혜씨와의 인터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지 상황과 언론 보도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것. 홍씨는 “SNS나 다른 곳에서 생존자들 확인됐다고 하는 게 허위사실이라고 방송에 내보내고 있는데, 실제 통화된 분도 있고 잠수 상태에서 (생존자와) 대화를 시도한 잠수부도 있다”고 말했다.

들어갔던 민간 잠수부들도 심지어 생존자와 갑판 벽 하나 사이를 두고 대화를 하고 신호를 했다는 것. 게다가 실종자 수색 구조작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해양경찰이 민간 구조사들의 투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항간에 떠도는 음모론들이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것이다.

사실 지금 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생존자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니 홍가혜씨의 생존자가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는 만일 사실이라면 특종 중의 특종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게 사실이라면 늦어지고 있는 구조작업 자체가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홍가혜씨에게는 인터뷰에서의 말 몇 마디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거기에 쏠린 귀는 어마어마하다.

만일 생존자 가족이 이 인터뷰를 들었다면 분노와 희망이 교차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앵커의 “직접 목격한 것이냐”는 질문에 “들은 이야기”라고 했다. 이 말은 항간에 떠도는 SNS상의 루머와 그다지 다를 게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결국 MBN 이동원 보도국장은 공식 사과했다. “취재 결과 해경은 민간 잠수사의 구조를 막은 일이 없고 오늘도 70여명이 구조를 돕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실종자 가족과 정부, 해경, 민간 구조대원들에게 혼선을 드린 점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발표한 것.

정부 역시 민간잠수부 생존자 발견보도나 해양경찰이 민간 구조사 투입을 막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 씨는 이날 오후부터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전화기도 꺼져 있다고 한다.

워낙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터라 이를 두고 방송사들 간의 특종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경쟁보다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실종자 가족들이다. 자칫 잘못된 오보 하나는 그잖아도 상심한 가슴에 또 하나의 상처를 주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것은 정부가 그만한 신뢰 있는 조치들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이런 불신은 구조작업에 있어서 혼선만 더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좀 더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언론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할 것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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