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무도’ 하차에 대중들 유독 냉담한 이유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음주운전으로 인해 길은 <무한도전> 자진 하차와 자숙기간을 갖기로 했다. 리쌍컴퍼니측은 “국민 모두가 슬픔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에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더욱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에 시청자 여러분이 느낄 실망감이 얼마나 크실지 짐작하기에 저희 또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작진에게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무한도전 자진 하차의 뜻을 전달했다”고 했고, “이에 제작진은 길의 자진 하차를 받아들여, 당분간 6인 체제로 녹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연한 수순이자 조치다. 하지만 이러한 재빠른 조치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것은 그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그가 자진하차 한다고 해도 <무한도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걸린 문제는 ‘스피드 레이서’ 특집이다. 이미 찍어놓은 길이 포함된 방송분량은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애매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 음주운전을 한 길의 모습이 들어간다는 건 상식적으로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분량을 덜어낸다면 이 특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길은 이번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출전을 준비 중이었다. 유재석, 하하, 정준하와 함께 출전선수로 선발됐던 것. 하지만 그의 하차는 이 대회의 출전 자체에도 발목을 잡는 행위가 됐다.



그의 하차가 만들어내는 후폭풍은 이번 ‘스피드 레이서’ 특집만이 아니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월드컵 응원전의 경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팀워크를 맞춰야 하는 응원의 경우 한 사람의 공백은 타인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길은 이번에 응원전에 사용될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향후 이 노래는 어떻게 될까. 과연 그대로 응원가로 사용될 수 있을까.

길의 하차에 대해서조차 대중들의 반응이 냉담한 또 다른 이유는 이전에도 길이 다양한 논란의 대상이 됐었다는 점 때문이다. ‘슈퍼7 콘서트’로 논란이 됐을 때도 그 중심에는 길과 리쌍컴퍼니가 있었다. 좋은 의도로 기획했겠지만 그만큼 철저한 주의가 필요했다는 반응이었다. 당시에도 길이 모든 책임을 지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무한도전>은 그런 길조차 끌어안아 주었다.

애초부터 길은 <무한도전>의 이방인 취급을 받아왔다. 처음 제7의 멤버로 들어왔을 때도 대중들의 반응은 영 시원찮았다. 그 와중에 터진 몇몇 논란들은 그래서 끊임없이 ‘길의 하차 요구’로 이어지기도 했다. ‘무한상사’에서의 만년인턴, 그것이 바로 길의 <무한도전>에서의 정체성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사건은 치명적이다. 시청률 하락으로 <무한도전>의 위기론이 솔솔 피어오르는 시점이고, 게다가 세월호 참사로 사회가 집단 우울에 빠져있는 상황인데다, 하필이면 음주운전과는 어울릴 수 없는 ‘스피드레이서’ 같은 특집 중에 벌어진 일. 대중들은 길의 하차 소식에도 냉담한 반응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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