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방송인의 문제, 강용석이라고 피해갈 수 있나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방송인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강용석 변호사가 지난 12일 검찰로부터 과거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에 대한 무고, 모욕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이것은 확정된 판결은 아니다. 오는 29일에 열리는 선고공판을 지켜봐야 하고 향후 강용석 변호사의 행보에 따라 변화의 여지도 남아 있다.

하지만 법적인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와 상관없이 남는 문제가 방송과 관련된 것이다. 사실 강용석 변호사의 방송 출연은 애초부터 잠재된 시한폭탄이었다.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는 과거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 잠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강용석 변호사가 그저 잠깐 방송에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다면 이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미 방송인이 되었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만도 JTBC <썰전>, <유자식 상팔자>, tvN의 <강용석의 고소한 19>, TV조선 <강적들> 등 꽤 많고, 앞으로 출연이 확정된 프로그램들도 있다. 즉 그는 이미 방송인 강용석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징역 구형 같은 문제는 고스란히 여타의 방송인들이 겪는 것과 동일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음주운전이나 도박, 군 문제, 심지어 작은 구설수에도 이른바 ‘자숙의 기간’을 갖는 것이 방송인들이 시청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하나의 도리처럼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방송인으로서 입지를 굳힌 강용석 변호사라고 해서 이 문제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거의 발언일 뿐이고 지금 현재는 반성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형평성 문제는 남는다. 예를 들어 김구라의 경우,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에 했던 발언이 뒤늦게 터져 나와 결국 잠정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만한 자숙의 기간을 거친 연후에야 다시 방송에 복귀할 수 있었다.

2010년 대학생 동아리와의 저녁 자리에서 ‘여자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줘야 한다’고 했던 강용석 변호사의 발언은 모든 아나운서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가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을 때, 이 문제들이 다시 불거져 나왔지만 스스로를 포함한 정치인들의 뒷담화를 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방송인으로서 승승장구해왔다.

결국 이번 검찰의 구형은 이 수면 아래로 내려간 듯한 문제를 다시 끌어올린 계기가 되었다. 과연 이 상황에도 강용석 변호사는 방송을 고수할 수 있을까. 이미 방송인으로서 활동하는 그가 당연히 바라봐야할 시청자들의 정서를 이번에도 그냥 지나칠 것인가. 그러기에는 그의 위치가 많이 달라졌다. 그 달라진 위치에 맞는 책임지는 행동도 필요해진 게 지금 강용석이 처한 상황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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