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여군2, 성공하려면 혜리의 앙탈 잊어라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탄은 1탄의 성공으로 일찌감치 예약됐던 아이템이었다. 남자들의 군대체험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익숙해지고, 패턴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처음 보는 여자들의 군대체험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대대장 포스의 라미란, 동료들을 보기만 해도 눈물을 뚝뚝 흘리는 정 많은 홍은희, 어떤 훈련을 해도 리액션이 엄청난(?) 김소연과 걸스데이 혜리의 1초 앙탈애교. 이들의 이야기는 어떤 침체기에 들어갔던 <진짜사나이>를 되살려놓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렇다면 이미 예약된 2탄은 어떨까. 1탄의 대성공, 특히 혜리가 1초 앙탈애교로 엄청난 화제와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은 이 혹독한 군대 예능에 여자 연예인들의 줄을 세웠다.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선별된 인물들은 세대적으로도 또 연예 분야면으로도 다양하다. 김지영을 최고참으로 해서 박하선, 강예원, 이다희 같은 배우는 물론이고 개그우먼 안영미와 에이핑크 윤보미, f(x)의 엠버 같은 걸 그룹 그리고 아나운서 출신 이지애까지 모두 8명이다.

벌써부터 1탄과의 비교가 시작됐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건 ‘제2의 혜리’가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제2의 혜리가 될 것이라는 에이핑크 윤보미에 각별한 관심들이 모이고 있지만 박하선이나 이다희 같은 연약해 보이는 인물들이 의외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라미란과는 또 다른 김지영의 최고참으로서의 매력도 관전 포인트이며 이런 예능이 특히 낯설 게 느껴지는 이지애에 대한 관심도 높으며 미국 출신의 엠버가 헨리와는 또 다른 엉뚱함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이러한 ‘제2의 혜리’ 찾기 같은 기대감은 자칫 독이 될 가능성도 높다. 그것은 출연자들이 이를 의식하는 순간 <진짜사나이> 같은 관찰카메라 예능은 그 자연스러운 맛을 잃어버리게 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훈련 강도가 높아서(겨울에 들어가는 것이라 자연스럽게 혹한기 훈련이 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나올 수 있는 의식적인 리액션 하나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의 힘을 뺄 수 있다.

1초 앙탈 애교 혜리의 탄생은 관찰카메라 예능이 어떻게 스타를 만들어내는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이제 준비된 개인기와 예능감은 관찰카메라 시대에는 그다지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아니 오히려 그런 ‘준비’는 의식적인 쇼를 보여주려는 느낌을 만들어 프로그램을 망치는 요소가 된다. 군대라는 소재가 관찰카메라 예능에 잘 맞아 떨어진 것은 이 공간이 도무지 뭔가를 준비해도 준비한대로 나올 수 없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군복만 입으면 어딘지 어리버리 해지는 그 상황을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탄의 성패는 그래서 ‘준비되지 않은’ 리액션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1탄의 성공은 잊어야 한다. 혜리라는 스타 탄생을 의식하기 시작하는 순간 프로그램이 망쳐질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제2의 혜리 찾기는 여군특집 2탄의 족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걸 버린다면 우리는 어쩌면 혜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그들에게서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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