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 뭐가 문제일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2주 연속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정준하의 발언은 화제와 논란의 빌미가 되었다. 지난 7일은 정준하가 던진 유재석의 출연료 얘기로 인터넷이 후끈 달아올랐고, 지난 14일에는 ‘축의금 2만원’ 발언으로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도대체 정준하의 발언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일까.

지난 7일 정준하는 과거 “자신의 출연료가 유재석의 10분의 1”이라고 했던 발언에 대해 지금은 많이 올라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며 그 때는 ‘재밌으라고’ 그 정도라 말했던 것이라고 해명을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유재석 출연료 쪽으로 넘어갔는데 정준하는 여기에 대해 “더 이상 올릴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그는 “재석이는 먹으면 토해내는 수준일 거예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유재석에 대한 상찬의 의미가 들어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도 아니고 타인의 출연료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유재석의 출연료 이야기는 인터넷에 회자되며 불편한 감정까지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14일에는 정준하가 축의금 이야기를 꺼내면서 무심코 던진 “톱스타급 연예인 중에 2만원을 낸 사람이 있더라”는 발언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누구인가를 묻는 MC들의 질문에 “나하고도 매우 친한 SM 소속의 연예인”이라고 밝혀 더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그는 나아가 “축의금 2만 원이 ‘이만’ 보자는 뜻인가”라는 식으로 농담 섞인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이 발언은 특정 연예인에게 불똥이 튀었다. 시청자들의 근거 없는 추측이 마치 기정사실처럼 퍼져나갔던 것. 결국 정준하는 여기에 대해 해명을 했다. “분위기 전환 목적으로 재미있자고 한 이야기인데 오해를 불러 정말 죄송하다.”고 한 것.



어찌 보면 하나의 해프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무심코 재미를 위해 던진 발언이 엉뚱한 오해와 논란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나오는 발언에 대한 논란이라면 거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번 사안이 드러낸 건 정준하의 ‘화법’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논란이 터진 발언에 대한 정준하의 해명을 보면 “재밌으라고 한 말”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즉 방송의 재미를 위해 과장이나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는 것이 그로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 <토크박스> 시절에나 통용되는 얘기일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재밌게 하기 위해 타인의 에피소드를 내 것처럼 포장해서 얘기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허용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 같은 리얼의 시대에 이런 식의 과장 발언은 그 자체로 일파만파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재미만이 모든 것을 정당화시키던 시대는 지났다. 그러니 재미를 위해 조금 과장했다고, 또 때로는 거짓을 보탰다고 하는 이야기는 이제 대중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다. 재미는 덜해도 오히려 진솔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대중들은 더 원하고 있다. 정준하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 불러온 파장과 논란은 이렇게 달라진 환경을 전제하고 있다. 언제까지 과장 발언을 하며 재미 운운할 것인가.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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