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앵그리맘’ 김희선만큼 지현우가 중요한 까닭
기사입력 :[ 2015-03-26 10:53 ]


‘앵그리맘’의 선정성,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면

[엔터미디어=정덕현]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학내의 폭력은 물론이고 교사와 학생 간의 원조교제와 조폭과의 커넥션 심지어는 교사가 조폭을 시켜 청부살해를 요청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물론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명성고등학교처럼 심각한 폭력과 전횡에 노출된 학교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극화된 부분이 많고 과장된 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극화를 통한 과장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 그 학교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그 첫 번째다. 이것은 <앵그리맘>이 극화되어 있다고 해도 그 과장을 어느 정도 허용하게 만드는 근거가 될 것이다. 어쨌든 드라마가 사회의 현실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목적, 즉 그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상황을 이끌어내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그것은 그저 드라마의 자극적인 소비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앵그리맘> 즉 분노하는 엄마라는 존재가 정당하려면 학교 문제에 대해 사적인 접근이 아니라 지극히 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이 법적 정의가 아니라 사적 복수라고 하더라도 사적인 의미로 흐르게 되면 자극을 위한 자극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첫 회에 조강자(김희선)라는 엄마는 이러한 학교 폭력 문제에 분노하는 존재로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조강자가 학내 폭력의 뒤편에 서 있는 조폭 안동칠(김희원)과 사적으로 얽힌 사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드라마의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지고 있다.

안동칠의 동생과 조강자가 사귀는 사이였고 그걸 반대하던 안동칠과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그 동생이 칼에 맞아 죽는 사고를 당했던 것. 이런 사적인 상황의 우연한 연루는 드라마의 개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공적인 존재로서의 조강자라는 엄마의 행동을 지극히 사적인 행동(과거의 사건과 연루된)으로 보이게 만드는 위험성이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학교 폭력의 실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다. 그러니 그런 실상을 조금 극화해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정당한 기획의도가 있다면 무리될 것이 없다. 하지만 그 기획의도가 엉뚱하게 흐르거나 공적인 의미를 상실하고 사적인 이야기에 치중되기 시작하면 드라마는 학교 폭력의 실상을 보여준다는 빌미로 자극과 선정성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심지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교육효과를 만들 수도 있다. <앵그리맘>이 위험해지는 건 바로 이 지점이다.

딸의 복수를 위해 엄마가 주먹을 드는 이야기는 우리네 교육 현실에서 공감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흐를 위험성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박노아(지현우)라는 선생님의 존재다. 그의 아버지인 판사 박진호(전국환)는 분재를 하며 아들에게 자신은 이렇게 잘못된 가지를 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교사는 햇볕이나 비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잘못 자라고 있다고 해도 햇볕을 늘 비추고 비는 늘 내려주기 마련이라고. 즉 교사라는 존재가 아이들을 판정하고 재단하는 인물이 아니라 모든 걸 받아주는 존재여야 한다는 얘기다.

<앵그리맘>은 학교 폭력에 대한 두 가지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그 하나는 조강자로 대변되는 방식으로 부조리한 현실에 주먹으로 맞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박노아로 대변되는 방식으로 그런 학생들을 사랑과 배려로 끌어안는 것이다. 전자가 드라마적 판타지와 쾌감을 선사한다면 후자는 드라마의 의미를 담아낸다. 박노아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종말에 이른 학내 상황에 아이들을 태워줄 방주를 짓는 존재다.

<앵그리맘>은 자칫 선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다분한 드라마다. 어느 순간 공적인 의미를 상실하거나 자극적인 상황으로 기울게 되면 드라마는 균형을 잃을 위험성이 크다. 조강자만큼 박노아가 중요해지는 건 그래서다. 이 두 인물의 균형이 적절히 이루어질 때 드라마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