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지금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이승환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 2015-09-17 10:16 ]


이승환의 정치소신발언, 무엇이 문제가 될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김무성 대표 사위 A씨, 마약 15차례 투약에도 집행유예,’ 이 한 줄의 뉴스 제목만 봐도 보통 힘없는 서민들은 한숨부터 쉬게 된다. 도무지 살길이 없어 물건 하나를 훔치다 잡혀 몇 년 동안 징역살이를 했다는 어떤 생계형 범죄자의 이야기가 그 옆에서 솔솔 피어나온다. <용팔이> 같은 드라마나 <베테랑> 같은 영화를 보다 보면 이게 과연 허구가 맞나 싶을 때가 많다. 돈이 있으면 죽을 사람도 살려내지만, 돈이 없으면 산 사람도 죽어나가는 현실. 이게 어디 허구의 이야기인가.

그 한 줄의 뉴스 제목을 끌어와 이승환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게 “감기약도 조심하며 먹어라. 그것 가지고 트집 잡으면 어떡하냐”고 하시는데...’ 아마도 이승환이 남긴 이 한 줄의 글귀에 고개를 끄덕인 분들은 저 허구가 현실이 되어버린 세상을 실감하시는 분들일 것이다.

연예인은 작은 꼬투리 하나만 잡혀도 여기저기 씹어댄다. 그럴 법하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이니 그 실망감을 대중들은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는 일에는 으레 색안경을 끼고 쳐다본다. 마치 그 발언 하나가 그 사람의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처럼 바라보고, 나아가 그런 이야기가 반복되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까지 나온다. “너 정치 할 거냐?”

‘연예인 이야기는 시시콜콜 그렇게들 하시면서 왜 정작 먹고 사는 아니 죽고 사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하는 겁니까? 누군가가 그러길 바라고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은 안드십니까?’ 이승환이 페이스북에 남긴 이 글은 우리가 자꾸만 오해하고 있는 정치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일침이다.

그는 이어 이런 이야기도 남긴다. ‘자꾸 제게 정치하려고 그러냐는 분들... 상식에 어긋나는 일에 대해 제 상식을 얘기하면 정치인 하려고 그러는 거란 편협하고 조잡한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겁니까? 정치인 단 한 명도 모르고 혹여라도 연락 오시는 분들, 다 정중히 거절합니다.’ 이승환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신발언 하는 것에 대한 이상한 시선들에 대해 선을 그은 것.



사실 정치라고 하면 우리는 특정한 사람들이 하는 특정한 ‘짓거리’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정치인들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던 장면이란 국회에서 하라는 일은 안하고 서로 드잡이를 하며 세력 다툼을 하는 모습이다. 또 선거철에 반짝 나타나 마치 모든 걸 다 해주겠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는 나중에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런 얘기를 했느냐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모습이다.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일을 하고도 마치 아무 죄도 없다는 듯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심지어 미소까지 지으며 여유 있게 질문에 답하는 모습에 서민들은 깜박 속기도 한다. 정말 잘못이 없나?

하지만 이승환이 얘기하듯 정치란 그렇게 국회에만 있는 게 아니고 선거철에만 반짝 나타나는 게 아니며 물의를 빚고도 뻔뻔한 정치인들의 얼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깨어나고 먹고 자고 일하고 숨 쉬는 모든 게 사실은 다 정치다. 다함께 잘 살지 못하면 누군가는 소외되거나 밀려난 삶에 비참하게 사라지는 게 지금 우리네 ‘연결된 사회’의 모습이다. 우리가 점심에 어디서 누구와 무얼 먹는가조차도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니 정치에 대해 이승환이 아니라 저 길거리에 내몰린 노숙자라도 할 말을 하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건 이승환이 말하듯 상식에 해당한다. 연예계 이야기? 그것 역시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연예계라고 특정 부류로 선을 그어놓고 마치 가벼운 집단들의 대명사처럼 치부하고 있지만 그들은 대중문화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대중들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그들이 왜 대중과 무관할 수 없는 정치에 대한 소신이 없겠는가. 그건 없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정치를 동떨어진 세계로 나누어놓는 일들이나 정치 발언에 대한 금기시는 그래서 더더욱 정치적인 일이다. 그것은 정치에 대한 발언을 ‘무섭거나 더러워서’ 안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정치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는 연예인, 아니 대중문화 종사자들은 그래서 더더욱 많아져야 한다. 그 정치적 소신을 자신들이 하는 일에 담아낼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이승환이 필요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이승환SN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