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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주름잡는 온갖 문제 전문가들, 무엇이 문제일까
기사입력 :[ 2016-07-13 11:28 ]


평론가가 인터넷 정보 읽어주는 사람인가요?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SBS 드마라 <그래 그런 거야>의 이모 숙경(양희경),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작은 엄마 정숙(이혜은),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기자(남능미). 이들의 공통점은 약방에 감초처럼 심심하면 한 번씩 등장해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 궁금한 것 많고, 이간질시키기 좋아하고, 오지랖이 넓고. 모든 오해와 분란은 이들이 시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또 오해영>의 작은 엄마 같은 경우는 남 잘 되는 꼴 못 보는 캐릭터인지라 매번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었었다. 드라마니까 그러려니 재밌어 하며 보는 거지 만약 그 입방아의 대상이 나나 내 가족이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지 뭔가.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극의 재미를 위해 간간히 투입되는 갈등 조장용 캐릭터가 토크쇼나 시사 프로그램에도 산재해 있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심심하니 남 얘기나 실컷 해보자는 차원에서 출발한 TV조선 <솔깃한 연예토크 호박씨>나 MBN <아궁이>,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같은 프로그램은 젖혀 두기로 하자. 워낙 정체성이 그러니까.

하지만 엄연히 ‘뉴스’라는 간판을 단 프로그램들은? 아나운서며 앵커, 시사평론가라는 이들이 앞 다퉈가며 남의 사생활 파헤치기에 열을 올리는 걸 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말세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집중적으로 다뤄 마땅할 국가적, 사회적 사안들이 안팎으로 쌓여 있는 마당에 이 무슨 뜬 구름 잡는 언행들인지. 더 한심하기 짝이 없는 건 이들이 모두 지식인을 자처하며 온갖 아는 ‘척’을 한다는 것.

뭔 연유인지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줄을 있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먹잇감을 문 사자들 모양 아주 신명들이 났다. 심리상담가, 변호사, 의사, 문화평론가라는 전문가 패널들이 모여 모여서 목소리를 높여가며 자신만의 잣대로 추측하고, 판단하고, 제 각기 결론까지 내린다. 진짜 뭘 알고 그러는 걸까? 궁금하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다. 내가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 심리를 연구하는 이가, 법을 공부했다는 이가 학문에 맞게, 법에 맞게, 옳은 소리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른 소리를 하는 건지 내 어찌 알겠는가.



하지만 때로는 문화평론가로, 또 다른 자리에서는 시사평론가로 타이틀을 바꿔 달고 나와 열변을 토하는 이들에게는 묻고 싶은 것이 많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해 어떻게 그리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인지. 따로 취재라도, 연구에 매진이라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설마 평론가가 인터넷 읽어주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기야 그들이 주로 출연하는 시사토크쇼들은 주 시청층이 인터넷 정보에 밝지 못한 연령대가 높은 어르신들이라 할 수 있고 그 분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인터넷 기사를 읊고 있는 것이라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백번 천 번을 양보한대도 타인의 애사 앞에서 웃고 떠드는 광경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지난 5월 중견 연기자 이수나 씨가 의식불명이 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할 당시만 해도 그랬다. 저녁나절 종편 뉴스쇼에 나온 이가 다음 날 아침 같은 채널에서, 또 저녁에는 다른 방송에서 앵무새처럼 같은 얘기를 늘어놓았는데 비통한 소식은 단 한 줄로 넘겨 버린 채 이내 그분의 과거지사를 두고 이러니저러니 입방아를 찧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억장이 무너졌다. 아무리 도리를 모르고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해도 어찌 이 정도까지일 수가 있나.

심지어 확인 안 된 연예인의 추문을 사실인 양 방송에서 흘리며 박장대소하는 사람들. 사석에서라도 삼가야 옳을 일이건만 우르르 몰려다니며 어른답지 못하게 이 무슨 행태인가. 차라리 호사가를 자처한다면 또 모르겠다. 그런데 스스로 지식인이란다. 평론가란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다시금 묻는다. “평론가가 인터넷 읽어주는 사람인가요?”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59@daum.net

[사진=TV조선,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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