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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발광’ 엉뚱한 방향전환, 어째서 뻔한 길 가려하나
기사입력 :[ 2017-04-14 11:37 ]


‘자체발광 오피스’, 결국은 기승전멜로에 경영권 분쟁인가

[엔터미디어=정덕현] 결국은 기승전멜로에 경영권 분쟁일까.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가 애초에 다루던 건 100번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한 번도 열리지 않던 그 문이 101번째 겨우 열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힘겨운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였다. 은호원(고아성), 장강호(이호원), 도기택(이동휘), 이른바 은장도 3인방이 절망의 끝에서 가까스로 하우라인의 인턴으로 들어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이라는 오해를 한 은호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날까지 그 힘겨운 회사 생활을 계속 하려 하는 모습은, 청춘들이 얼마나 간절히 취업을 원하고 있는가를 잘 드러내줬다. 그 힘든 생활조차 하나하나가 다 행복이라고 느끼는 그들의 모습이 보여주는 짠함은 그래서 이 드라마의 코미디적인 접근방식과 어울려 괜찮은 페이소스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결국 은호원이 시한부가 아닌 담석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 어째 <자체발광 오피스>는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다. 10회 내내 이 드라마가 그려내려 한 건 은호원과 서우진(하석진) 부장 그리고 키다리아저씨 역할을 해온 회장 아들 서현(김동욱) 사이에 만들어진 삼각멜로다.

삼각멜로가 전편에 그려지면서 은호원의 달달해진 표정들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상대적으로 지금껏 이 드라마가 담아내려 했던 ‘미생’으로서의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은 잘 보이지 않게 됐다. 시한부라는 절망감 속에서 오히려 두려움 없이 자신의 할 이야기를 다 하던 은호원의 똘끼 역시 달달함 속에 묻히게 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은호원의 시한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서 드라마는 어떤 갈등 자체가 사라져버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대신 등장한 건 키다리아저씨였던 서현이 회장아들로 하우라인의 경영권을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야심을 드러내는 반전이다. 서현은 심지어 자신이 은장도 3인방을 구제한 사실을 꺼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이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런 변화가 <자체발광 오피스>가 앞으로 남긴 몇 회 분량에 미칠 행보는 분명하다. 결국 은호원과 서우진, 서현 사이의 멜로가 전면에 나타날 것이고, 경영권 장악을 하려는 서현의 행보와 원칙만을 내세우는 서우진 사이에 미묘한 갈등과 동시에 한정태(이윤상)-박상만(권해효)으로 이어지는 라인과의 부딪침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즉 단적으로 말하면 멜로와 경영권 분쟁의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본래 이 드라마가 하려던 은장도 3인방으로 대변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조금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청춘들에 대한 지지가 전제되지 않는 은호원과 서우진, 서현의 삼각멜로는 판타지라도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액면으로만 생각하면 한 회사의 회장아들과 부장이 인턴을 두고 벌이는 멜로 대립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비현실적 판타지를 가능하게 하는 건 은호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할 때다. <자체발광 오피스>가 그래서 이런 구도의 멜로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청춘들의 인턴 생활이 갖는 그 현실적 어려움들을 공감시킴으로서 이 인물들에 대한 몰입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초반 괜찮게 시작했던 드라마가 뻔한 드라마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그 초심을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엉뚱한 방향전환을 하기보다는.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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