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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먹어대도 ‘원나잇 푸드트립’이 뜨지 못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7-06-08 13:54 ]


‘원나잇 푸드트립’, 왜 욜로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까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옷이든 가전이든, 먹거리든 어느 분야든 시즌 상품이 있다. 방송 예능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햇살 좋고 날이 뜨거워지면서 요즘 방송가에는 여행 예능이 한창이다. 게다가 올해는 ‘욜로’라는 문화적 트렌드까지 방송으로 유입되면서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명분도 두터워지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정서적 통로도 보다 튼튼해졌다. 이 때문에 시즌 특수를 누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번 시즌 트렌드를 선도한 프로그램은 역시 여행 예능의 왕가 나영석 사단의 <윤식당>이다. 느긋한 휴양지에서 장사를 하는 일상적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tvN <윤식당>은 욜로 트렌드와 여행 콘텐츠를 접목한 여행 예능을 내놓았다. 이제 여행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일상의 반대편, 혹은 삶의 새로운 지향을 밝혀주는 불빛이 됐다. 그 덕분에 출연진이 모든 여행 계획을 짜는 자유여행인 KBS2 <베틀트립>부터 모든 일정이 정해진 패키지여행 JTBC <뭉쳐야 뜬다>까지 다양한 콘셉트로 방송 중이던 기존 여행 예능들도 더욱 더 주목받고 있다.



욜로와 만난 여행 콘텐츠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떠나고픈 불씨를 당기고, 여행 팁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늘날 여행 예능이 주는 대리만족의 즐거움은 틈만 나면 특가 항공권을 검색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일상과 삶을 점검할 체험 기회까지 마련한다. 실제로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일상을 벗어나는 해방감과 여행의 즐거운 공기를 마치 가습기처럼 꾸준히 공급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제공받은 들뜬 여행의 설렘과 로망은 시청자의 삶에 활기가 되어주고, 타인의 여행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일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것이 올해 욜로 트렌드와 결합한 여행 예능의 정수다.

그런 점에서 살짝 아쉬운 프로그램이 바로 두 번째 시즌을 진행 중인 <원나잇 푸드트립>이다. 이번 시즌에는 ‘먹방레이스’라는 부제를 달고 수요일 저녁으로 시간을 옮겨 올리브TV와 tvN에서 방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출연자들은 1박 2일 동안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를 매개로 여행하는 먹방 콘셉트의 여행 예능이다.



각 지역의 대표 메뉴와 로컬 푸드, 맛집 소개와 같은 실질적인 정보 제공은 물론, 현주엽이 보여준 원초적인 푸드파이팅 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긴 했지만 여행을 정형해 한 시간 내내 음식 이야기만 하다 보니 정서적 포만감은 오히려 떨어진다. 음식을 클리어할 때마다 받는 도장의 개수로 승부를 가르는 푸드파이팅이 프로그램의 가장 핵심 콘셉트이자 예능 장치이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즌의 부제 자체도 그런데다, 푸드파이터로 전향해도 될 법한 현주엽의 먹성이 이슈가 되다보니 이번처럼 여성 출연자들이 다녀온 여행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2년 전 타인이 밥을 해먹는 먹방에 교감을 느꼈던 시청자들은 이제 타인의 여행을 지켜보면서 떠나지 않고서도 실제로 여행을 즐기는 기분을 느끼길 원한다. 다분히 실용적이면서 정서적 충족 기준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욜로라는 라이프스타일을 입은 여행 콘텐츠다.



이런 측면에서 <원나잇 푸드트립>의 콘셉트는 특별하지만 여행의 감흥을 전달하는 방식에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여행의 즐거움을 음식 클리어에 초점을 맞춰 풀다보니 여행을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맛있는 먹거리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여행의 중요한 행복이지만, 단지 먹는 장면만으로 떠나고픈 로망을 불어넣긴 어렵다. 게다가 짧은 호흡으로 계속해 음식을 보여주다 보니 맛있는 음식, 맛보고 싶은 요리에 대한 감흥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오늘날 여행 예능들은 대부분 일상을 떠나며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사실은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타인의 여행을 보면서 느끼는 대리만족은 결국 하루하루 몸담고 살아가는 일상을 위로하는 정서적 만족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욜로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방송가에서 시도한 욜로 콘텐츠가 대부분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욜로를 단순히 ‘지르는’ 소비 성향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여행 예능과 욜로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소비를 위한 캐치프레이즈로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방 여행은 이런 차별점을 살리기 어렵다. 모든 여행이 욜로일 필요는 없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여행에서 원하는 낭만을 굳이 발라낼 필요도 없는 일이다. 보는 이도 더부룩해지는 먹방이 아니라 정서적 포만감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느긋한 식도락 여행이 아쉽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올리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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