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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어부’, 이경규가 스스로 춤을 추니 안 될 턱이 없다
기사입력 :[ 2017-10-20 13:46 ]


소리 소문 없이 시작해 장안의 화제가 된 ‘도시어부’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소리 소문 없이 시작해 장안의 화제가 된 예능이 있다. 채널A의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가 그 주인공이다. <마리텔> 등에서 내보였던 이경규의 낚시 사랑을 기둥 삼아 대표적인 연예인 조사 이덕화와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에서 이경규가 점찍은 것이 분명한 마이크로닷이 매주 바다를 찾는 본격적인 낚시 버라이어티다. 6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 굉장히 폭넓은 연령대의 출연진이 세대 차 없이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낚시라는 공통의 관심사 때문이다.

FTV와 같은 전문 케이블채널에서나 보던 낚시 콘텐츠가 예능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더 이상 이색적인 상황이 아니다. ‘꽝조사’와 협업했던 <세모방>은 물론이고, <삼시세끼> <나 혼자 산다> <정글의 법칙> <불타는 청춘> 등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낚시가 주요한 소재로 들어왔고, 이태곤, KCM, 구본승, 이하늘, 씨엔블루의 이종현이나 정준영 등 수많은 연예인들의 낚시 사랑이 전파를 타면서 낚시는 보다 보편적인 예능 소재로 급부상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 3월에는 EBS에서 이하늘, 정재용, 이세창, KCM, 이계인 등 연예인이 출연하는 ‘최초’의 전문 낚시 방송 프로그램인 <성난 물고기>을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 아저씨들의 취미, 아내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편의 취미 등으로 취급받던 낚시가 메이저 콘텐츠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 조사기관에서 2015년부터 분기별로 조사해온 국내여행 중 취미나 운동 활동 계획 설문에서 낚시가 처음으로 등산을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붐이라고 한다. 아웃도어 라이프와 욜로 등 문화적 배경과 함께 취미 산업이 발전하면서 낚시가 보다 다양한 세대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낚시가 유행의 길에 접어들고 있지만 방송 콘텐츠 차원에서 보자면 슬로라이프 쿡방처럼 대중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도시어부>의 시청률은 2~3%대, 프로 조사가 함께하면서 낚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인포테인먼트인 <성난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세모방>의 꽝조사는 단 3회 만에 콘텐츠의 한계를 드러냈다. 탄탄한 저변을 자랑하는 부동의 레저지만 중장년 남성들의 전유물이란 인식은 여전히 공고하고, 실제 시청자층도 유사하다. 낚시는 새로운 흥밋거리긴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아직 대중의 로망에 불을 붙이는 단계까진 다가가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도시어부>가 서서히 입질을 받기 시작한 이유는 대상어종을 잡는 대결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낚시를 즐기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말로는 대결을 펼치고 서로 놀리기 바쁘지만 세 출연자 모두 출조 자체를 즐기는 것이 느껴진다. 거기다가 생선 손질에 능한 마이크로닷이 나이차를 무색케 하는 친화력으로 잘 어울리면서 낚시라는 공통의 취미가 만들어내는 밝은 촬영장 분위기와 에너지가 화면 밖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출연자들의 낚시 사랑이 굳이 낚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게 만드는 힘이 된다.

좋아하는 낚시를 하러 와서 그런지 이경규는 ‘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다’는 자신의 말대로 나이를 잊은 소년처럼 개구쟁이가 되어 나타났다. 그렇다보니 큰형인 이덕화를 놀리고 마이크로닷을 타박하고 낚시가 잘 안 된다고 짜증내는 그 특유의 코미디들은 불편함이 아니라 웃음으로 연결된다. ‘위아래도 없고 고기 잡은 놈이 최고야’라며 자신의 성과는 침소봉대하며 떠벌리는 이경규의 수다스러움은 <도시어부>의 윤활유다.



따라서 <도시어부>는 본격적인 낚시 콘텐츠이지만 최근 그 어떤 방송보다 이경규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경규의 예능이기도 하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활기가 이경규를 춤추게 만드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경규의 천적이자 동시에 먹잇감이었던 낚시사이보그와 카바레 낚시꾼을 오가는 이태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마이크로닷처럼 까마득한 후배도 아니고, 이덕화처럼 점잖게 당하는 형님도 아닌 허세와 능력과 기싸움이 되는 이태곤은 이경규가 라이벌로 삼고 티격태격하기에 최상의 파트너였다. 이들의 콤비플레이에 시청률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3.9%까지 올라갔다.

결국, <도시어부>는 이경규의 에너지를 얼마나 오랫동안 보전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갈지가 지속가능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낚시 자체가 주는 재미를 넘어서서, <도시어부>를 책임지는 예능 요소가 바로 이경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태곤이 더해진다면 혹은 자주 함께 낚시를 떠난다면 <도시어부>의 스토리라인은 보다 탄탄해지고 이경규의 캐릭터가 보다 극적으로 대비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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