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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 더 깊은 감동 준다는 건
기사입력 :[ 2018-01-20 09:23 ]


‘코코’, 이승과 저승을 뛰어넘는 소통의 감동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이제 더 이상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지는 꽤 오래됐다. 하지만 <코코>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물론 아이들은 주인공 미구엘의 신기한 사후 세계에서의 모험과 그 세계의 흥미로움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가질 수 있겠지만, 어른들에게 이 작품은 삶의 비의까지 담아내는 깊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음악 자체를 마치 저주나 되는 것처럼 피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미구엘. 뮤지션을 꿈꾸지만 반대에 부딪친 그는 ‘죽은 자들의 날’에 열리는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전당에서 기타를 훔친 일로 저승과의 연결고리가 생긴다. 멕시코의 명절이기도 한 ‘죽은 자들의 날’에는 집집마다 사진을 세워두고 조상을 기리는 집안의 영혼들이 이승과 연결된 다리를 건너 집을 찾아온다. 미구엘은 거꾸로 이승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저승사람들에게는 보이지만, 또 그들에게는 인간으로 지목되며 이방인이 된 자신을 다시 본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저승을 모험한다.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이 그러하듯이 미구엘의 모험담은 저승에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고 또 이미 세상을 떠난 옛 가족들까지 만나며 나아가 기이한 동물들과 교감하는 다채로운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코코>는 특히 이 저승세계를 화려한 색감으로 그려내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풍광을 담아낸다.

사건들은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만큼 동화적이지만, 영화가 뒤로 갈수록 그 거대한 세계관이나 삶에 대한 관점, 통찰 같은 것들이 드러난다. 이승과 저승이 연결되고 이승에 있는 사람들이 저승으로 떠난 이들을 잊지 않고 기리며, 저승에 있는 인물들도 때가 되면 이승에 있는 가족을 찾아오는 그 광경은 그 자체로 주는 메시지가 크다. 거기에는 다름 아닌 인간이 갖고 있는 ‘소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깔려 있다.



이승과 저승을 연결시켜주는 건 ‘사진’이다. 저승에서 ‘죽은 자들의 날’에 이승으로 오는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이승의 가족들이 자신의 사진을 제단에 세워두고 기려야 가능해진다. 그래서 저승에서 미구엘이 만난 헥토르는 자신의 사진을 어떻게든 미구엘에게 줘서 그를 이승으로 돌려보내 그 사진을 제단에 세우려 한다. 그래야 가족을 다시 볼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소통에 대한 염원이 특히 미구엘의 가족에게 더더욱 간절한 것은 그의 집안의 특이한 내력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노할머니 코코의 아버지는 음악을 하다 가족을 떠났고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코코의 어머니인 이멜다는 음악을 증오하게 되었고 홀로 가족들을 부양해낸다. 하지만 뒤늦게 밝혀지는 코코의 아버지의 사연은 왜 갑자기 미구엘이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있는(물론 그건 장치가 필요하지만) 존재가 되었는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코코라는 한참 후대의 소년은 오래 전 선대의 오해로 빚어진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려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구엘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고, 오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영혼과 인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소임을 가진 존재가 된다. 그런데 그런 시간과 생사를 훌쩍 뛰어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음악’ 때문이다. 여기서 <코코>는 음악 같은 예술이 유한한 인간존재를 무한히 연결시키고 또 이어가게 하는 위대한 가교역할을 한다는 걸 드러낸다. 좋은 음악이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교체돼도 계속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어진다. 그것은 우리의 기억을 계속해서 상기시켜 순식간에 시간의 벽을 뛰어넘게 해주는 마법적인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살아있지만 항상 눈을 감고 있고 말을 거의 하지 않는 노할머니 코코가 어린 소년 미구엘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그래서 큰 감동을 준다. 그것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순간이고 그간 오해가 풀려나가는 순간이며 나이 들어도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는 아름다웠던 순간이 음악 같은 예술의 힘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왜 예술이 아름다운 가치를 지니고, 그것이 우리의 유한한 삶을 무한한 영원 속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코코>는 아이들 이야기를 통해서 놀랍게도 들려주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코코>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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