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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 이 국민아빠의 울컥한 연기에 보내는 짧은 찬사
기사입력 :[ 2018-07-16 16:38 ]


성동일, 삶의 무게와 멋진 모습 모두 훌륭하게 소화하는 국민아빠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시작할 때만해도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은 코믹롤로만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여주인공 박차오름 역의 고아라와 성동일은 이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코믹한 부녀 케미의 정석을 한 차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미스 함무라비>의 극 초반 한세상은 중년 부장판사의 유쾌한 모습을 종종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미스 함무라비>가 후반부에 이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드라마에서 억울하고 화가 나서 박차오름과 임바른(김명수)은 매 회 눈물을 쏟지만, 정작 시청자의 눈물샘을 터트리는 건 부장판사 한세상의 울컥한 한 마디에서 오기 때문이다.

억울한 상황에 놓인 박차오름의 편을 들어주며 한세상이 수석부장(안내상)에게 “후배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일갈하는 한마디는 울림이 크다. 이처럼 <미스 함무라비>에서 성동일의 한세상은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러면서도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줄 아는 어른으로서의 인자하고 강인한 면모를 보여준다.



어쩌면 그 모습이 판타지이기는 할지언정, 진정 지금의 대중들이 원하는 어른의 모습인 것만은 틀림없다. 더구나 성동일의 인간적이고 친근하면서도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감정을 톤 다운 시키는 세련된 연기는 다소 계몽적인 이 작품에서 한세상의 캐릭터를 현실감 있고 빛나게 만들었다.

비단 <미스 함무라비>에서만 성동일의 연기가 빛난 것은 아니다. 2018년 코믹 중년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던 성동일은 본인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물론 성동일은 <응답하라> 시리즈 등을 통해 술 냄새, 담배냄새 나지만 사랑스러운 국민아빠의 모습으로 각인된 지 이미 오래다. 홧김에 소리를 지르고 토라지기도 잘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그의 아버지 연기는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그리운 것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성동일은 올 5월에 방송이 끝난 tvN <라이브>의 홍익지구대장 기한솔을 통해 중년남자의 고뇌와 피로를 묵직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 드라마에서 기한솔은 한 지구대를 책임지는 인물이자, 자상한 아내와 외동딸을 둔 남부럽지 않은 가장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기한솔은 행복보다 삶의 피로를 드러내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 드라마에서 성동일은 국회의원부터, 취객, 같은 지구대 경찰들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느라 바쁘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통해 성동일은 이 시대 뼈대를 이루는 중년남성의 전투적인 삶의 리얼함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특히 극 중반부부터 대장암 사실을 숨기고 악착같이 근무하는 그의 모습은 피로에 찌든 중년남성의 절절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수술에 이르러서야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이 암 환자라고 고백하듯 말하는 그 모습은 성동일이 보여주는 연기의 백미다.



<미스 함무라비>의 한세상은 <라이브>의 기한솔에 비하면 편안하고 유쾌한 면이 있는 인물이다.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동일(성동일)과 달리 <미스 함무라비>에서의 한세상은 그나마 쥐고 있던 가장의 권위까지 놓은 인물이다. 그는 아내에게 혼나기도 하고 사춘기 딸 앞에서 늘 약자다. 하지만 그때마다 화를 내거나 호통을 치는 것이 아니라 구시렁대며 가족들의 사랑을 받길 바란다. 더 이상 아버지란 존재는 그냥 안방에 앉아 가끔 기침 한번만 해도 온 식구가 존경하는 <전원일기> 속의 김회장(최불암)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한세상은 그런 세상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대신, 자연스럽게 그 변화 속에서 가족과 어울려 살아가는 소탈한 태도를 취할 줄 안다.

성동일은 또 소탈하고 친근한 아버지의 얼굴에 어울리는 미소를 지닌 배우다. 그러니 그는 2018년의 국민아빠로 손색없다. 더구나 <라이브>와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성동일은 그런 국민아빠가 지고 가는 삶의 무게와 국민아빠가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멋진 모습까지 모두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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