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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슈’는 별똥별처럼 뚝 떨어진 EBS의 이단아가 아니다
기사입력 :[ 2018-08-23 13:28 ]


요즘 핫이슈 EBS 변화의 첨병 ‘초이슈’에 대한 소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최근 흥미롭게 보는 토크쇼가 있었다. 수요일 방송이지만 지난 5월 말 시작해 이번 주 13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으니 <라디오스타>는 아니다. 조우종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최태성, 청아, 지숙, 차오루, 김소희, 김상훈 등등이 매회 게스트로 참여한다.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예능 토크쇼인데, 함께하는 9인의 패널진이 다른 예능에서는 한 번도 만나본적 없는 매우 특별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종편의 떼토크를 보듯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다. 그러나 타깃 시청자와 맞춘 눈높이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남다르다. 게다가 채널은 무려 교육방송이다.

이 토크쇼의 이름은 <초이슈>. 일종의 합성어인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초등학생 ‘셀럽’들이 또래 친구들과 공감할 수 있는 세상 이슈에 대해 이야기는 나누는 쇼다. 부제는 초딩들의 리얼 탐구생활. <속풀이쇼 동치미>같은 중년 떼토크는 많이 봐왔지만 ‘초딩’ 집단 토크쇼는 또 처음이다. 출연진이랑 타깃 시청자가 남달라서 그렇지 내용은 <해피투게더> 등과 다를 바 없다. 재현 연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퀴즈도 풀고, 에피소드와 근황 토크를 나눈다. <초토CAM>이라고, 요즘 예능에서 많이들 하는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도 있다. 가끔은 견해가 부딪히는 난상토론도 벌어진다. 산타의 존재에 대한 갑론을박이 그런 예가 되겠다.



아이들의 귀여움도 사랑스럽지만, 어른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의외성이 이 쇼만의 재미 요소다. 캐릭터가 확실한 아이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이경규가 했던 여타 어린이들이 출연한 예능과는 다르다. 이들이 비록 또래에선 셀럽이긴 하지만 초등학생들의 시선과 입장 들어볼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초이슈>를 보면 요즘 초등학생들의 생활과 흐름을 짚어볼 수 있다. 초딩들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제일 관심 많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요즘 초딩들은 성숙도만큼이나 예의가 바르고 꽤나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갖고 있으며, 실제 초딩은 초딩 입맛을 그리 추구하지 않는다. TV보다 좋아하는 것이 유튜브이고 아이돌보다도 선망하는 장래희망 직업 1순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그래서 ‘초통령’ 허팝과 만난 아이들은 너무나도 황홀해했다. 마냥 아이 같다가도, 서대문 형무소를 경건하고 진지하게 견학하는 태도부터 통일이 되면 유럽 기차 여행 하고 싶다는 뜻 높은 바람과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까지 하는 아이들을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그럼에도, 이 쇼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재미 유발 요소는 역시나 방송과 촬영에 임하는 초딩들의 자유롭고 순수한 태도다. 그로 인해 때때로 촉발되는 혼돈 가득한 스튜디오 분위기가 재미의 핵심이다. 개그맨이자 초보 크리에이터 이상훈의 말대로 이게 뭐라고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조우종은 갓난아기 딸의 육아를 도맡고 있다며 자신 있게 첫 녹화에 임했지만 뭉쳤을 때 가장 무섭다는 초딩들에게 둘러싸여 극한 경험을 했다. 울리기 일쑤에다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응원하지만 때로는 불통을 택하는 것이 가장 매끄러운 진행이 되기도 한다. 학교생활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잠시 학교 괴담을 꺼냈다가 녹화장은 울음바다와 비명소리로 초토화되었고 끝끝내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MC가 꿋꿋이 클로징멘트를 남기는 그런 식이다. 초등학생들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던 시간, 순수한 웃음이 기대되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였는데 이번 주가 마지막 방송이라서 아쉽다.



<초이슈>는 별똥별처럼 뚝 떨어진 EBS의 이단아가 아니다. 최근 활발히 변화를 모색 중인 EBS의 콘텐츠 제작 전략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EBS의 기조는 교육적 메시지를 재미있게 풀어보자는 거다. 지속가능한 채널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해 재미추구를 내세운다. 공익성만을 내세우는 강연이나 다큐 대신 젠더 감수성, 힙합 등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삼고, 토크쇼, 관찰형 예능, 쿡방 등 예능의 작법과 캐스팅을 적극 차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배워서 남줄랩>은 힙합과 접목한 사회 교육 콘텐츠로 tvN <고등래퍼>의 스타들과 코미디언 김숙이 출연한다. 지난 달 시작한 <부모성적표>는 전현무가 진행하는 관찰카메라의 EBS 버전이다.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을 관찰카메라를 통해 보면서 진단한다. 다음 달 방송 예정인 <조식포함아파트>는 <한끼줍쇼>의 반대 설정이다. 셰프와 연예인들이 ‘밥차’를 끌고 아파트 주민들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주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박명수와 알베르토 몬디가 출연한다. 예능, 특히 공중파 예능이 침체된 상황에서 EBS의 발랄한 시도와 역발상이 흥미롭다. 이런 기조가 흥행해 <초이슈>가 다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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