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만세’, 집방과 ‘나 혼자 산다’의 결합 그 이상의 진심

[엔터미디어=정덕현] 이건 MBC <나 혼자 산다>와 최근 불고 있는 집방의 결합이 아닐까.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독립만세>가 주는 선입견이다. 어려서부터 늘 함께 지내왔지만, 이제 성인이 되어 각자의 독립된 공간을 꿈꾸는 악동뮤지션의 찬혁과 수현, 반백년을 엄마와 함께 살아왔지만 이제 새로운 인생 이모작을 독립을 통해 열어보려는 송은이 그리고 현실적인 이유로 후배와 동거하다 이제 직장 근처의 집을 얻어 홀로 독립하려는 재재. 이들을 따라간 관찰카메라가 먼저 포착해내는 건 당연히 자기만의 독립된 집이 주는 로망이다.

한남동에서 각각의 거처를 찾아낸 악동뮤지션의 찬혁과 수현은 집을 대하는 너무나 다른 취향의 대비가 주목을 끈다. 조금은 차가운 인테리어를 꿈꾸는 찬혁이 이사갈 집을 온통 하얗게 꾸며 놓은 반면, 따뜻한 SNS 감성의 인테리어를 꿈꾸는 수현은 나무와 브라운 계열의 집을 찾는다. 옷과 신발만으로 여러 이삿짐 상자를 채우는 찬혁과 달리 수현은 음식을 만들어먹을 주방용품들을 채운 상자들이 가득이다. 또 뭐든 치수를 재서 자신의 감성에 딱 맞는 것만을 골라 넣으려는 찬혁은 선택장애를 일으키며 대중적인 걸 골라 일단 공간에 채우는 수현과는 다른 집 꾸미기 방식을 보여준다.

나이 오십 줄에 이제 처음 독립을 하는 송은이는 연희동에 얻은 마당이 있는 집이 주는 로망에 빠져든다. 넓은 통창과 높은 층고를 가진 그 집으로 이사한 송은이는 정리되지도 않은 짐들 속에서 마음껏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러려고 내가 독립했다는 설렘을 드러낸다. 신봉선의 도움으로 대충 집을 정리하고 그가 떠난 후 홀로 정원을 걷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다름 아닌 집방이 만들어내곤 하는 판타지를 꿈꾸게 해준다.

하지만 <독립만세>는 단지 집방의 공간이 주는 로망만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독립이라는 키워드가 들어 있듯이 거기에는 혼자 산다는 그 삶의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더불어, 그간 함께 살아왔던 이들과 떨어지는 소회도 담겨있다. <나 혼자 산다>가 과거에는 1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주 보여줬지만 언젠가부터 스타들의 관찰카메라로 바뀌면서 사라진 그 독립적인 일상<독립만세>는 새삼 주목한다.

그 독립된 공간으로 이사해 홀로 첫 밤을 지내게 된 송은이가 엄마가 적어 냉장고에 붙여 놓았던 편지를 읽으며 느끼는 소회는 <독립만세>가 단지 집방이나 <나 혼자 산다>1인 라이프와는 다른 차별점을 만든다. 그건 함께 지냈지만 이제 막 독립한 이의 남다른 마음이 담겨지기 때문이다. 그간 자신과 오래도록 살아줬다며 고마워하는 엄마의 마음을 대하며 눈가가 촉촉해지는 송은이의 소회는 그래서 독립하는 이들의 설렘과 더해져 독특한 감성을 그려 넣는다.

하지만 독립해 사는 삶이 어찌 쉽기만 할까. 다음 예고편에 슬쩍 등장한 독립했기에 스스로 많은 걸 해결해야 하는 자잘한 일상사들이 주는 도전과 그로 인한 성장기는 아마도 <독립만세>가 향후 그려나갈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집방이 아니고, 또 스타들의 일상이 아닌 누구나 독립하게 되면 겪게 될 일상사들의 공감을 계속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독립만세>가 여타의 프로그램들과 독립적으로 그려낼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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