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맛’ 함소원, 하차로 모든 의혹의 꼬리 자를 건가
‘아내의 맛’과 함소원의 노이즈마케팅 동행 이렇게 끝장나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시청자 여러분 그동안 많은 사랑 감사합니다. 부족한 부분 많이 배우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하고 있는 함소원에게 갖가지 조작 논란들이 들불처럼 등장해 번지고, 진실을 알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함소원은 SNS에 그 답변 대신 프로그램 자진 하차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많은 언론에서 함소원의 자진 하차 결정이라는 기사를 쏟아냈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던 <아내의 맛> 측도 결국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함소원의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된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함소원의 의사를 받아들여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공식 입장의 전부다. 이런 사태까지 발전하게 됐다면 적어도 제작진이 조작의혹에 대한 어떤 확실한 입장을 내놓는 게 맞다. 그게 아니라면 자칫 대부분의 의혹을 인정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으니까.

<아내의 맛>에서 함소원은 한 마디로 논란의 중심에 늘 서 있던 인물이었다. 저게 진짜 리얼이 맞는가 싶을 정도의 과한 상황들이 방송에 자주 등장했고, 그 진위 여부에 대한 노이즈는 늘 존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한 상황 그 자체와 노이즈는 오히려 프로그램에는 좋은 화력으로 작용했다. 그것이 함소원을 다소 비호감으로 그려지게 한 면이 분명히 존재했지만 <아내의 맛> 제작진은 그런 부분 역시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성을 만들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논란이 나오면, 해명을 하기보다는 또 다른 논란으로 그 논란을 덮는 방식으로 <아내의 맛>과 함소원은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을 이어갔다. 지난 2월 중국인인 시어머니와 함께 자신이 홍보하는 제품 라이브 방송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을 때, 갑자기 남편 진화와의 결별설이 등장했던 것도 대중들에게는 의구심을 만들었다. 결국 극적 화해로 마무리 되었으니까.

하지만 결별설에 이어 이번에는 또 다른 조작설이 논란을 일으켰다. 방송 중 마마가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 중, 진화의 막내이모 목소리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미 여러 번 방송에 나왔던 막내이모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는 것. 대중들은 그 목소리가 함소원이 대역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내놨다. 이번 조작설에 앞서 함소원은 <아내의 맛>을 통해 공개된 시댁의 별장이 에어비앤비 숙소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 정도의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것이 다름 아닌 관찰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얼의 근간을 흔드는 조작설이라면 함소원이든 <아내의 맛>이든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상식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조작설에 대해 그 어느 쪽도 속 시원한 공식입장을 내보이지 않았다.

물론 함소원은 SNS를 통해 심지어 남편, 시부모 나아가 딸까지 가짜가 아니냐는 악성 댓글을 공개하며 세상 무섭다는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물론 그 정도의 악성 댓글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대중들이 요구하는 건 그런 일부 악플러들의 요구와는 다르다. <아내의 맛>이라는 리얼에 근간을 둔 관찰카메라 프로그램에서 조작은 신뢰를 깨고 나아가 시청자를 우롱하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일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해소해달라는 요구다. 이런 대응은 그래서 정당한 대중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들 모두를 악플러 취급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더 놀랍고도 황당한 건 사실상 <아내의 맛>이라는 관찰카메라의 개국공신인데다, 어찌 보면 TV조선표 관찰카메라의 중요한 성공사례라고도 할 수 있는 함소원에 이런 의혹과 논란들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에 <아내의 맛> 나아가 TV조선측이 아무런 대응을 해주지 않고 한 발 물러나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의혹이 제기되고 자진하차를 의미하는 글이 올라왔으며 그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의혹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는 건 그간 이 프로그램을 믿고 봐왔던 시청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무례가 아닐 수 없다. 시청자들로서는 갑자기 확실한 해명도 없이 하차해버린 것이 되는 셈이니 말이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내의 맛>과 함소원은 논란을 통해 화제성을 계속 이어나가는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의 힘에 동승한 면이 있다. 취향의 차이에서 오는 논란 섞인 화제들은 어쩔 수 없고, 나아가 프로그램에도 힘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조작 논란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내의 맛>측이 여기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한 발 물러나 있는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마치 이런 의혹들이 사실이라는 걸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게 된다.

또한 출연자, 그것도 개국공신이 이런 사면초가에 몰려 자진하차를 의미하는 글을 내걸었는데도 가만히 있다는 건 함께 프로그램을 했던 제작진으로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마치 함소원 개인적 사안으로 치부하며 넘어가려는 태도는 오히려 대중들의 의혹 제기에 대한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면 이에 대한 명명백백한 증거들을 통해 대중들에게 해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저 하차로 모든 의혹의 꼬리를 자를 일이 아니라.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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