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과 이성 사이 뒤엉킨 ‘하트시그널4’, 이 엇갈린 감정들 어쩌나

[엔터미디어=정덕현] 모든 관계가 꼬여버렸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을 만큼 마음은 엇갈렸고, 감정들은 복잡해졌다. 함께 지낸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난 상황,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4>가 보여준 러브라인의 화살표들은 단 하나도 쌍방향을 향한 게 없다. 이주미와 김지영이 신민규에게 화살표를 보냈지만, 신민규는 김지민에게 화살표를 날렸고, 유지원과 이후신이 김지영에게 화살표를 보냈지만, 김지영의 화살표는 신민규로 향했다. 그리고 한겨레는 신민규에게 화살표를 보낸 이주미를 택했다.

어디서부터 꼬였던 걸까. 5회 방송 앞부분에 돌발문자로 확인한 속마음에 그 단서가 있다. 제작진이 질문한 ‘본능적으로 끌리는 이성’과 ‘연인으로 맞을 것 같은 이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출연자들은 진지해졌고 고민에 빠졌다. 즉 각자의 성향이나 상황에 의해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이성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합리적으로 판단해 연인으로 맞을 것 같은 이성을 선택하는 이들이 갈렸기 때문이다.

김지민의 경우는 처음부터 유지원에게 본능적으로 끌렸고, 그래서 이후신이나 신민규와 우연히 더 많이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편해진 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이 변치 않았다. 병원에서 인턴으로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함께 보낼 시간 자체가 없었지만 유지원에 대한 김지민의 마음은 오히려 그래서 더 커졌다. 하지만 계속해서 유지원에게 시그널을 보내도 왜인지 유지원은 그 시그널을 알아주지 않았다.

유지원은 인턴 생활이 바빠 당직도 서야 하는 등, 집에 없는 날까지 있어 시간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본능적으로 끌리는 이성으로서 김지영을 향한 마음이 컸다. 이것은 뒤늦게 메기(?)로 등장한 이후신도 마찬가지다. 그는 김지민과 데이트도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긴 했지만 자신이 오기 전 김지민이 다른 이를 마음에 두고 있었고 그게 변함이 없다는 걸 눈치 챘다. 그 역시 본능적으로 끌리는 대상인 김지영에게 하트를 날린 이유다.

하지만 김지영은 강렬한 본능보다는 편안한 연인을 더 원하는 인물이었다. 처음 그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려 직진하는 한겨레와 가까워질 듯 보였지만, 신민규와 첫 데이트를 하며 취향이 맞아 떨어지는 편안함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며 그에게 자석처럼 이끌렸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그 데이트에서 역시 연인 같은 느낌을 보여줬던 신민규는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상대인 김지민에게 마음이 향했다. 밝은 사람이 좋다고 했던 것처럼 김지민은 늘 주변을 밝게 만드는 발랄함이 있는 인물이었다.

이주미는 의외였다. 한겨레와의 데이트를 할 때 자신이 준비해간 선물에 울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코드가 맞는 사람으로 한겨레가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마음은 처음부터 신민규를 향하고 있었다. 뭐든 시원시원하게 숨김없이 직진하는 성격의 이주미는 신민규와 대담(?)을 하는 자리에서 계속 너를 선택했다는 고백을 꺼내 놨다. 반면 김지영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려 계속 그를 향했던 한겨레는 그의 마음이 다른 곳에 가있다는 걸 확인한 후, 데이트 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이주미로 방향을 전환했다. 물론 그것 역시 되돌아오지 못한 메아리였지만.

복잡하게 꼬여버린 관계들. 마치 3각 4각으로 뱅뱅 돌아가는 멜로드라마의 안타까운 관계를 보는 것만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과몰입하게 된 연예인 예측단들도 그렇지만, 시청자들 역시 그 얽혀버린 관계 앞에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게다가 이제 남성출연자들도 또 여성출연자들도 서로서로 친밀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이 가는 상대를 동시에 앞에 두고 이들의 마음은 복잡해지게 됐다.

과연 이 꼬인 관계의 실타래들은 어떻게 풀려갈 수 있을까. 관계의 변화는 어떤 한 순간의 공유된 경험과 우연적인 겹침에 의해 언제 어떻게 생겨날지 알 수 없다. 김지영이 신민규와 LP바에서 잔나비의 노래를 들으며 순간 느꼈던 설렘이라든가, 마음은 유지원에게만 꽂혀 있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계속 신민규와 엮어지는 순간들이 반복되는 김지민처럼 사람 사이에 생겨나는 감정이란 예측 불가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바로 그래서 <하트시그널4>는 이 프로그램이 전 시즌부터 늘 그래왔듯이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시청자들 앞에 꺼내놓는다. 감정이 변화하고 또 생각이 바뀌는 그런 일들이 우연적인 순간 속에서 생겨나는 그 광경은 그래서 한 편의 드라마 같지만, 동시에 그게 실제 상황이라서 더 강렬한 드라마로 펼쳐진다. 너무 엇갈려 안타까움도 배가 된 <하트시그널4>의 러브라인에 시청자들이 더더욱 과몰입하게 되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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