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당포’, 예능 치트키 어벤져스의 토크쇼 살리기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JTBC <짠당포>는 화려한 예능이다. MC들 면면이 그렇다. 탁재훈, 윤종신, 홍진경이 진행을 맡고 있는데 예능 치트키 모음 수준이다.

탁재훈은 최근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유튜브 <노빠꾸탁재훈> 등에서 여전히 최고의 입담을 보여주다가 <짠당포>를 시작했다.

홍진경도 여성 연예인 중 손꼽히는 예능 천재로 엉뚱하고 기발한 개그가 일품이다. KBS <홍김동전>, tvN <홍진경의 영화로운 덕후생활> 등을 고정 진행하면서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도 웃음 해결사로 종종 출격한다.

윤종신은 게스트는 물론 탁재훈, 홍진경 등 다른 MC들까지 살리는 메인 진행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틈새 웃음을 절묘하게 뽑아내는 최고의 예능 살림꾼이다. 싱어송라이터답게 음악 예능 프로그램 진행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입담 진검승부를 벌이는 정통 예능에서도 희극인 출신 못지않게 웃음 지분을 책임진다.

예능에서는 가히 어벤져스급으로 보이는 이들이 모여 시작한 <짠당포>는 ‘짠 내 나던 시절, 소중한 물건을 전당포에 맡긴 스타들과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짠 내 담보 토크쇼’를 표방한다.

게스트가 들고 나오는 소장품을 토크 소재로 활용하는데 추억을 테마로 하는 토크쇼로 보면 될 듯하다. 첫 회에는 가수 출신 이혜영이 나와 1990년대 연예계 뒷얘기들을 맛깔나게 풀어놔 4050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어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인 <닥터 차정숙>의 뒷얘기와 자신들의 추억담을 펼쳐놓았다. 장동민, 럭키, 장사의 신 등 대박난 셀럽 사업가 편과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등 다채로운 분야의 게스트들이 출연해 MC들과 다양한 주제로 호흡을 맞췄다.

<짠당포>는 토크쇼다. 토크쇼는 과거 가장 인기 높은 예능 포맷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트렌드를 선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관찰, 여행, 요리, 육아 그리고 최근에는 스포츠와 스토리텔링 등이 현재 예능의 흐름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방송국들은 그래도 간간이 새로운 토크쇼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는 프로그램을 본 지는 오래인 듯하다. 그나마 토크쇼의 한 계파라 할 수 있는 인터뷰쇼 <유퀴즈 온 더 블록> 정도가 큰 인기를 누리며 장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짠당포>는 예능 치트키 MC들 조합이 가져올 폭발력에 기대를 걸고 토크쇼 부흥에 나선 듯하다. MC들은 각각 입담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고수들이지만 역할을 미묘하게 분담해 협력의 파워를 극대화하고 있다.

최고의 예능 공격수답게 탁재훈은 단독 플레이로 우스개를 전담하고, 홍진경과 윤종신은 우스개와 진행을 동시에 담당하되 게스트의 특성에 따라 때로는 홍진경이, 또 때로는 윤종신이 진행 비중을 조금 더 높인 상태로 각각의 역할을 구분해 토크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짠당포>에 대한 반응은 MC들의 면면에 비해 아직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6회를 방송한 현재 1%대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방송 내용에 큰 웃음이 터지는 상황들이 여럿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MC들의 개그감이 부족해졌거나 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도 돌파구를 찾느라 고민하고 이런저런 시도에 나서고 있는 듯하다.

추억담에서 좀 벗어나 김상욱 교수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로 교양 예능을 시도한 것이나 아이돌 그룹 잇지의 채령을 출연시켜 추억이 아닌, 좀 더 젊은 층의 현재 이야기를 끌어들인 것 등을 보면 그러하다.

토크쇼는 게스트가 이슈가 되거나 토크가 화제 되는 일이 거듭되면 보통 인기를 얻고 자리를 잡는다. <짠당포>의 치트키 MC들은 이를 실현할 능력이 있다. 이런 MC 조합으로도 현재의 부족한 관심을 극복 못한다면 토크쇼 포맷은 이제 방송가에서 답이 없는 아이템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토크쇼의 ‘엔드 게임’ 같은 <짠당포>가 어벤져스 MC들의 활약으로 토크쇼를 구원할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JTBC]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