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올 쿠팡플레이 드라마 책임질 웃음, 액션 폭탄

[엔터미디어=정덕현] “아오, 환장하겄네. 진짜.” 찰진 충청도 사투리가 장병태(임시완)라는 찌질이가 처한 상황과 찰떡처럼 어우러지며 절로 웃음이 빵빵 터진다. 온양에서 늘 맞고만 지내던 장병태가 부여농고로 전학을 오면서, 온양 전설의 싸움꾼 ‘아산 백호’로 오인 받는 상황도 특유의 충청도식 유머가 더해진다. 진짜 ‘아산 백호’ 정경태(이시우)가 전학온다는 소문에 그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여농고 패거리 리더 양철홍(김정진)은 그의 이름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장경태라던가? 정경태라던가, 정병태라던가?” 단지 이름이 비슷해 장병태가 정경태가 되는 이 상황 특유의 어딘가 허술한 면면은 충청도식 유머 특유의 색깔이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시대>는 이처럼 싸움을 벌이는 학원물 액션인 데다 매 상황 빵빵 터지게 만드는 코미디가 있는 작품이다. 1989년의 충남 부여농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복고적이면서도 사투리가 가득한 로컬 색깔이 물씬 묻어난다. 그래서 <약한 영웅> 같은 처절하고 진지한 학원 액션물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학원물 특유의 액션과 더불어, 복고와 사투리가 더해진 구수한 해학이 더해져 있다.

그 중심은 장병태 역할의 임시완이 쥐고 있다. <변호인>이나 <타인은 지옥이다>, <트레이서>, <런온> 같은 작품에서 보여줬던 진지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연기 도전이다. <변호인> 같은 작품에서 고향인 부산 사투리를 구사한 적은 있지만 충청도 사투리는 처음이다. 특유의 말투와 억양까지 완벽한 사투리를 구사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한없이 망가지는 이 캐릭터에 자신을 온전히 던져버린 듯한 임시완의 연기는 압권이다.

<소년시대>라는 제목처럼 소년들 중심의 이야기로만 흘러갈 것 같지만, 이 드라마에는 온양 찌질이 장병태와 아산백호 정경태와 엮이게 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있다. 집에서는 조신해 보이지만 밖에서는 부여 흑거미로 불리는 인물로 아산 백호 행세하는 병태와 묘한 케미를 선보일 박지영(이선빈)과, 부여 소피 마르소라 불리는 미모의 소유자로 부여의 짱에게만 곁을 내주며 병태의 가슴을 들었다 놨다 할 강선화(강혜원)가 그들이다. 이들 사이에 벌어지게 될 달고 쓸 청춘의 멜로 서사도 기대해볼 법하다.

장병태를 정경태로 오인해 아산 백호로 만들어버린 부산농고 5인방 캐릭터들도 저마다 개성 만점이다. 이 패거리의 리더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병태를 아산 백호로 믿어버린 후 그를 앞세워 부여 통일을 꿈꾸는 양철홍(김정진)과 행동대장 오함마 강대진(허건영), ‘원 펀치 쓰리 강냉이’의 준말인 ‘완쓰강’으로 불리는 조상우(박건주), 가볍디 가벼운 쌥쌥이 유승호(서동규), 자니윤 흉내내는 토종 충청도 출신의 윤영호(김윤배)가 그들이다. 저마다의 캐릭터가 확실해 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만담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소년시대>는 1980년대를 살았던 기성세대들에게는 향수어린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레트로적이면서도 코믹한 학원액션물의 맛을 전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어찌 보면 폭력이 일상이던 시절이지만, 그것도 시간이 흐르면 ‘전설’ 같은 추억담이 되기 마련이다. 그러한 추억담 속에서 장병태라는 소년이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자못 기대된다.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매년 한두 편씩 나오는 작품들의 완성도와 만족감은 높은 편이다. <소년시대>를 연출한 이명우 감독의 <어느 날>이나, 수지의 밀도 높은 연기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호평을 받은 이주영 감독의 <안나> 같은 작품이 그것이다. 올해 선보이는 <소년시대> 역시 이 계보를 잇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포스터에 찍힌 ‘가보능겨’라는 문구처럼 일단 한 번 봐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으로 남길.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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