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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이준호가 살인범? 충격 엔딩에 담긴 진상규명의 무게감
기사입력 :[ 2019-04-29 11:47 ]


진실의 무게 담은 ‘자백’, ‘비밀의 숲’과는 또 다른 명작

[엔터미디어=정덕현] 진실이란 도대체 얼마만큼의 무게를 가진 것일까. 신문지상에 그토록 많은 ‘진상규명’이라는 단어에 담겨진 건 어쩌면 우리가 그저 ‘또야’하며 지나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어떤 거대한 권력의 비리가 존재하고, 그 비리를 덮으려는 자들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지만 드러난 진실을 마주해야 하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게다가 그 진실을 이용하려는 이들까지 더해지게 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tvN 토일드라마 <자백>은 바로 이 ‘진실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다. 거기에는 최도현(이준호), 기춘호(유재명), 하유리(신현빈), 진여사(남기애) 같은 진실을 밝히려는 자들이 있고, 조기탁(윤경호), 황교식(최대훈), 오택진(송영창), 박시강(김영훈) 그리고 추명근(문성근) 같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들이 있다. 게다가 제니송(김정화) 같은 진실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자들까지.



사건은 복잡하게 얽혀있고, 드라마는 그 사건의 진실을 단번에 보여주지 않는다. 아주 조금씩 드러내주기 때문에 <자백>을 보는 시청자들을 최도현이 느끼는 그 갈증을 고스란히 경험한다. 복잡해보여도 드러난 사건들은 어쩌면 우리가 이미 현실에서 겪었던 것들이라는 기시감을 준다. 무기 도입에 있어서 로비스트가 낀 국방비리가 있었고 그 와중에 진실을 알게 된 이들은 죽거나 협박당해 스스로 살인자라 고백하고 감옥에 갔다. 최도현은 그렇게 감옥에 간 아버지 때문에 ‘진실 추적’을 하기 시작한 인물이다.

하지만 <자백>은 최도현이 찾아나가는 진실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두지 않았다. 사건이 터졌던 그 즈음에 그는 심장이식수술을 했고, 그 심장은 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다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검사(진여사의 아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본래 그 심장을 이식받을 대상자는 역시 당시 사건의 진실을 찾아나가던 기자(하유리의 아버지)였지만 갑작스레 병원에서 사망함으로써 그 대상자는 최도현이 되었다.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이 상황은 결국 조기탁이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만든 것이고 그 지시자 중 하나는 최도현의 아버지도 있었다. 최도현도 하유리도 또 진여사도 이렇게 얽혀진 사건 속에서 진실을 향해 나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준다.



진실을 향해 나아갈수록 이를 은폐하려는 자들의 저항도 거세지고, 어쩌면 그 진실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로 다가온다. 여기에 무기거래 로비스트 제니송(김정화)의 등장은 이 양대 대결구도에 변수를 만든다. 과거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제니송은 그것을 이용해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려 한다. 박시강 의원에게 직접 거래를 제안하며 뒤에 실세로 숨어있는 추명근을 배제시키려 하던 계획이 무산되자, 그는 박시강 주변인물들부터 하나씩 제거해나간다. 황교식을 회유해 오택진 유광기업 회장을 배신하게 만듦으로서 두 사람 모두 무력화시키고 박시강 또한 과거 요정 화예에서 벌어졌던 차승후 중령살인사건의 진실을 빌미로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런데 제니송에 의해 어쩌면 과거의 진상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기대는 어느 창고에서 울려퍼진 총성 하나로 깨져버린다. 마치 과거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이 재현된 것처럼 최도현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고 제니송은 총에 맞은 채 죽어있는 그 자리를 형사 기춘호가 목격한다. 마치 도돌이표처럼 제 자리로 돌아온 듯한 이 충격적인 엔딩 속에서 또다시 터진 사건은 진실을 미궁에 빠뜨릴까 아니면 진실을 찾게 되는 변수가 될까.



<자백>은 처음 <비밀의 숲>과 비견되는 작품으로 소개되었지만, 갈수록 <비밀의 숲>과는 또 다른 놀라운 작품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촘촘한 이야기 구성과 전개가 깊은 몰입감을 주면서도, 일관되게 추구하는 메시지, 즉 ‘진실에 대한 갈증’과 ‘그걸 위해 감당해야하는 무게’라는 그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고 있어서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 그리고 그걸 이용하려는 자의 구도를 통해 우리가 신문지상에서 스쳐 지나쳤던 ‘진상규명’이라는 단어가 가진 거대한 무게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니. <비밀의 숲>이 그 촘촘한 이야기로 검찰 내부의 정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면, <자백>은 결코 쉽지 않은 진실 규명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가를 담아내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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