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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이다희, 신민아, 한예리... 지금 여배우들은 진화 중
기사입력 :[ 2019-06-22 15:28 ]


드라마 속 주체적 여성 캐릭터들 봇물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최근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이 변하고 있다. 이미 이런 변화의 흐름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고 몇 년 전부터는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시그널>의 김혜수나 <비밀의 숲>의 배두나 그리고 <미스터 션샤인>의 김태리나 김민정 같은 여배우들이 보여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모습들이 그렇다. 그들은 장르드라마 속 직업 속 멋진 여성상을 그려내기도 했고, 멜로드라마 속에서도 남다른 능동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변화에 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많은 드라마들이 새로운 주체적 여성 캐릭터들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배타미를 연기하는 임수정과 차현을 연기하는 이다희는 대표적인 사례다. ‘WWW’가 인터넷창의 의미만이 아니라 여성(Woman)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여성의 일과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 드라마 속에서 임수정과 이다희는 확실히 지금까지 보여왔던 연기 스펙트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저 러블리한 느낌의 이미지를 늘 가져왔던 임수정은 이번 배역에서는 거기에 자기만의 주관이 뚜렷하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화끈한 승부사의 모습까지 더했다. 그래서 일터에서 그가 보여주는 주체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모습들을 ‘멋진 여성 상사’의 판타지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자기 주도적인 결정에 의해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랑스러움을 같이 보여줄 수 있는 그 캐릭터는 임수정이라는 배우여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그 누구보다 확실한 연기 변신과 뚜렷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배우는 이다희다. 그는 지금껏 많은 드라마에 등장하긴 했지만 선 굵은 캐릭터 이미지가 남는 연기를 보여준 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차현이라는 ‘분노 조절 장애(?)’를 갖고 있는 불의를 못 참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사이다를 안겨줌으로써 배우 이다희를 새롭게 보게 만든다.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에서 강선영이라는 여성 정치인 역할을 연기하는 신민아도 그 변신이 눈에 띄는 배우다. 거의 멜로드라마 속 사랑스러운 모습을 주로 연기해왔던 신민아지만 이번 <보좌관>에서는 사랑과 함께 남다른 야망을 가진 여성 캐릭터를 연기한다. 대한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으로 당선되긴 했지만 적당히 이용해먹고 팽하려는 이기적인 기회주의자 조갑영(김홍파) 의원 앞에서 그는 살아남기 위해 같은 내부의 경쟁자인 송희섭(김갑수) 보좌관 장태준(이정재)과 공조한다. 물론 장태준과 연인 사이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일터에서는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며 서로를 음으로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여기서 신민아가 연기하는 강선영이라는 캐릭터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건 이른바 ‘유리천장’을 겪고 있는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벽을 깨기 위해 다양한 술수(?)도 쓸 줄 아는 그런 인물. 그래서 신민아가 지금껏 가져왔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결이 이 캐릭터 속에 담겨 있다.



또 이러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 중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에 등장하는 보부상들의 대표 송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팔도보부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그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상인의 길을 가는 여성이다. 하지만 일제가 들어오면서 저지르는 갖가지 만행들을 목도하며 그는 조선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다.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을 찾아가 거병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

송자인을 연기하는 한예리는 물론 <육룡이 나르샤> 같은 사극에서 척사광 역으로 등장해 액션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고 <청춘시대>에서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청춘의 자화상을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녹두꽃>에서의 송자인 역할이 확실히 각인되는 건, 구한말이라는 시대 속에서 드러나는 주체적인 여성상이 더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은 지금껏 주로 대상화된 면이 있고 그것도 멜로의 틀 안에서 ‘사랑’이라는 소재 안에 가둬진 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사랑이라는 소재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 안에서 얼마나 주체적인 선택을 하고 있었는가는 의문이다. 그래서 최근 사랑에서도 또 일에서도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물론 이런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임수정, 이다희, 신민아, 한예리 같은 배우들의 성장을 보는 일도.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JT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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